번식 1(짝짓기에서 포란까지)
뿔논병아리의 첫 번식 기록은 1996년 대호 방조제(충남)였지만 2001년에 양평 양수리, 2005년에 서울 경안천 등으로 확대되었다. 지금은 좀 큰 규모의 호수만 있으면 번식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뿔논병아리의 최대 번식지는 경기도 안산에 있는 시화호다. 시화호의 번식은 10년 전인 2015년부터 이루어졌다. 뿔논병아리의 번식에 필요한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민물 호수가 필요하다. 뿔논병아리는 갈대나 물풀을 이용해서 둥지를 만들기 때문에 호수에 갈대, 부들, 물풀이 많이 자라야 한다. 이런 곳은 물고기가 많기 때문에 먹이도 풍부하다. 보통 뿔논병아리의 덩치가 있기 때문에 맹금류가 뿔논병아리를 공격하는 경우 흔치 않지만 포유류인 삵이나 너구리는 얼마든지 공격이 가능하다.
그런 이유로 보통 둥지는 물가가 아닌 육지에서 좀 떨어진 물 위에 둥지를 짓는다. 뿔논병아리가 번식하는 6, 7, 8월은 상황에 따라 장마도 있고 태풍도 있고 가뭄도 들기 때문에 물이 불어 둥지가 잠기기도 하고 가뭄으로 둥지가 육지와 연결되면 천적들의 공격을 받기도 한다. 때때로 어미가 둥지를 지키고 있을 때문 문제가 없지만 어미가 둥지를 비우면 갈매기 등이 둥지에 있는 알을 공격하기도 한다. 분란은 꼭 외부에만 있지는 않다. 번식이 대규모로 일어나면 뿔논병아리 사이에도 다툼이 생긴다. 이 다툼으로 둥지를 포기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식으로 둥지를 볼 수 있는 곳은 시화호가 유일하지 않을까 판단된다. 이와 같은 번식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그럼 본격적으로 번식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번식을 하려면 일단 눈이 맞아야 한다. 이렇게 짝을 이루는 것은 꼭 번식깃인 봄에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비번식깃을 하고 있는 겨울에도 썸씽은 일어난다.
뿔논병아리의 구애행동은 상당히 유명하다. 이렇게 서로 빤히 바라보다가...
머리를 좌우로 돌린다. 상대를 따라 하는 일종의 모방 행동 같은 것이다. 뿔논병아리의 구애 행동은 상당히 복잡하지만 아직 둥지를 만들기 전에는 구애행동이 그렇게 복잡하지 않았다.
둥지를 만든 후에는 이렇게 바라보다가...
자세를 잡고...
수컷이 암컷 위로 올라가 짝짓기를 한다. 이렇게 보면 암컷이 익사할 것 같지만 처음에만 그렇고 좀 지나면 이렇게 된다.
조류의 짝짓기와 포유류의 짝짓기는 기본적인 조건에서 차이가 있다. 포유류는 공격성이 강하여 수컷이 암컷을 굴복시키고 강제로 짝짓기를 할 수 있지만 조류는 이런 행동이 불가능하다. 암컷의 근본적인 허락 없이 짝짓기는 불가능하다. 새에서 강제 짝짓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새의 수컷이 그렇게 아름다운지도 모른다. 심지어 극락조는 암컷의 허락을 얻기 위해 화려함뿐만 아니라 별짓을 다하니 말이다.
산란 후 뿔논병아리는 3~4주 정도 포란을 한다. 포란은 알을 낳는 새가 알이 부화될 때까지 알을 품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포란은 암수가 번갈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