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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대환 Sep 02. 2020

환경 교육에 대한 단상(1)

환경 교육의 어려움

    내가 처음 환경 관련 일을 시작한 것은 대학교 4학년 때였다. 실험실 프로젝트로 수질 조사를 하게 되었고 그 후 많은 곳을 돌아다니면서 수질 조사했다. 그 후 고등학교 교사가 된 후 환경은 그저 먼 이야기가 아니었다. 정작 전공인 식물 생리학은 고등학교에서 하기 힘든 분야지만 환경은 조금만 궁리를 해 보면 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질 조사와 환경 교육은 뭔가 연관성이 있어 보이지만 많은 부분에서 차이를 보여줬다. 


    본질은 수질 조사가 아니라 환경 교육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환경 교육이란 것이 무엇일까? 일반 교육과 어떤 차이가 있을까? 학생들과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느끼기 시작했고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다양한 시도도 해 봤다. 그러나 뭔가를 시도하면 할수록 수렁에 빠져드는 부분이 있었다. 해결의 실마리는 안 보이고 점점 꼬이기만 했다. 환경 교육의 문제는 무엇일까? 이것부터 이야기가 되어야 그래도 실마리가 풀리지 않을까?


    

환경 교육의 어려움


    환경 교육은 매우 복잡하고 어려운 분야다. 사실 어려운 점이라기보다는 환경 교육이 가지고 있는 한계일지도 모른다. 이 부분에 대한 고민 없이 환경 교육의 본질에 접근하는 것은 생물을 모르면서 생명공학을 연구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환경 교육은 지금까지 별생각 없이 하고 있던 걸 하지 못하게 하는 교육이다. 특히 이 부분이 일반인들에게는 가장 큰 반감을 일으킨다. 사실 환경 교육을 하는 교육자도 이 부분에 대해선 자유롭기 힘들다. 상황에 따라 본인도 못 하는 것을 남에게 하라고 가르치는 꼴이 된다. 환경 교육에서 가장 복잡하고 어려운 부분일 것이다. 


    교육을 받은 사람과 그의 지인 사이에 갈등을 유발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보자. 캠핑하러 간 가족이 산속에서 고기를 구워 먹는 상황이다. 만약에 매우 원리적인 환경 교육을 받은 아들이나 딸이 있다면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일까? 고기를 구워 먹으니 좋겠지만 고기를 산속에서 구워 먹는 행위가 과연 환경적으로 옳은지에 대해 매우 심란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또 이 부분에 대해 부모와 대화를 했다고 가정해 보자. 부모는 과연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까?     


    환경 교육은 교육에 대한 성과가 매우 느리게 나타나거나 과연 성과가 있는지 회의감마저 드는 교육이다. 나무 몇 그루를 심는다고 그곳이 바로 숲이 되는 것은 아니다. 놀러 가서 혼자 쓰레기를 줍는다고 그곳의 쓰레기가 모두 없어지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 사람이 다 같이 참여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모든 사람에게 나무를 심고 쓰레기를 줍는 일이 환경 교육의 노력으로 가능한지, 아니면 법으로 정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지도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이는 마치 도덕 교육과 비슷하여 사회의 수준이 높을수록 교육의 효과가 높게 나타나지만, 현실적으로 환경 교육은 도덕 교육보다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요구한다. 죄를 지으면 안된다는 차원을 넘어 검소하게 살아라가 아니라 고기를 먹지 말자. 휴대폰을 사용하지 말자. TV를 보지 말자라는 식의 환경 교육이 난무하고 있다. 순진한 아이들에게는 일부 먹힐 수도 있지만 그 아이가 자라면 교육이 유지될 수 있을까?


    어쩌면 종교계의 성직자가 수행하고 있는 고행의 길보다 더 강한 생활 습관을 요구하는 것이 환경 교육의 일면이다. 과연 이런 식의 교육이 타당한 것일까? 교육을 받고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어떤 부모들은 이런 내용을 빌미로 아이들에게 전혀 다른 방향의 강요를 요구한다. 고기만 먹는 아이에게 채소를 먹이는 방편으로, 하루 종일 휴대폰만 만지는 아이에게 휴대폰을 못하게 하는 방편으로 사용되고 있다. 아이들 입장에서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못하게 하는 이유가 환경 교육이라면 아이에게 환경 교육은 공공의 적이나 다름이 없다. 그런 아이가 자라서 환경 교육을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이다.


    최소한 환경 교육이란 단어를 사용하여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본인이 교육자든 뭐든간에 또, 그렇게 주장하는 본인은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본인은 고기를 먹고 휴대폰을 쓰고 컴퓨터를 보면서 아이들에게 이런 교육을 시킨다면 이율배반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그리고 과연 작금의 환경 파괴의 주범이 누구인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개인의 문제인지 집단의 문제인지 기업의 문제인지 국가의 문제인지 따져보지도 않고 가장 영향력이 적은 개인을 더구나 어린 아이에게 이런 식을 굴레를 씌우는 것은 비겁함을 떠나 얄팍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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