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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도자라는알라씨 Nov 04. 2022

책리뷰-<<공부보다 공부 그릇>>

진정한 공부란

-책 제목 : 공부보다 공부 그릇

-저 자 : 심정섭

-발행일: 2020.2.20

-출판사:더디퍼런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공부 그릇'이란 말이 신선했기 때문이다. 공부 그릇이라...... 교사로서 그리고 이제는 학부모가 된 입장에서 어떤 아이가 공부를 잘하고, 같이 공부를 해도 성적이 오르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차이가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공부'에서만큼은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그것. 딱 한 마디로 표현하기 어려운 그것이 바로 작가가 쓴 '공부 그릇'이란 생각이 들었다.


날고뛰는 애들이 다 모인다는 대치동에서, 그야말로 우리나라 교육의 허브라고 할 수 있는 바로 그곳에서 수많은 아이들을 보아온 입시전문가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대치동이 아이들 대학교 보내기엔 최고입니다. 어서 아이들을 대치동으로 보내세요.' 였다면 난 이 책을 집어 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전에는 나도 이런 생각을 했었다.


'나도 대치동에서 공부했다면 내 인생이 조금 달라지지 않았을까?'

'대치동에 가면 아이들 대학 보내는 특별한 비법이 있을 거야', 

'대치동에 가면 공부를 안 하는 아이도 주변 아이들을 보고 조금이라도 해보려는 의욕이 생기지 않을까?', 

'대치동에서 공부하면 뭔가 분명히 다를 거야.'라고


오히려 책을 읽고 나니 '우리 아이는 절대로 대치동으로 보내지 말아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왜 이런 생각을 했을까? 진짜 공부를 하느냐 마냐는 대치동에 가느냐 아니냐로 갈라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정신, 마음, 몸이 공부를 할 수 있는 상태인가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 그리고 진짜 공부력은 대치동 학원이 아닌 가정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생각하기'를 싫어하는 것이다. 자극적이고 짧은 동영상에 일찍 노출된 아이들은 조금 심도 있게 고민해 봐야 하는 질문에도 1초도 안 돼 '몰라요'란 대답이 돌아온다. 나도 모르게 '생각 좀 해보고 대답해~'라는 잔소리 같은 말이 날아간다. 


그리고 가짜 공부를 해놓고선 진짜 공부를 했다고 착각한다. 가령 학원에서 2시간짜리 영어 수업을 듣고 왔으면 '나 오늘 2시간 공부했어'라고 착각한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공부한 대가로 그것 이상만큼의 휴식을 요구한다. 엄밀히 말해 2시간은 내가 진짜 공부한 시간이 아니고 선생님이 수업한 시간이다. 내 머릿에 들어와 진짜 내 지식으로 들어온 시간은 30분도 채 되지 않는 셈이다.

학원을 다니면 그곳에서 배운 내용을 '내것화'하는 시간과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만약 1시간 동안 학원 수업을 들었다면 배운 내용을 '내것화'하는 시간은 그의 두 배인 2시간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그 시간을 확보할 수 없다면 학원을 다니지 말라고 하는 편이다. 


공부를 잘하려면 먼저 공부 그릇을 만드는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공부 그릇은 바로 몸, 마음 그리고 머리로 만들어진다. 



스스로 생각하고, 물어보고 대답하며 자기 것으로 소화하는 과정이 없는 인지 학습은 금방 날아가 버리는 '휘발성'학습이다.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고 열매를 맺을 수 없다. 한 마디로 공부한 것처럼 착각하는 '가짜 공부'이지, '진짜 공부'가 아니다.



Part1. 몸


영어 단어 하나 더 외우고, 문법 문제 하나 더 푸는 것보다 아이들의 공부 그릇을 먼저 만드는 것이 더 시급하다. 먼저 체력을 길러야 꾸준히 공부할 수 있고 근성이 생겨 계속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긴다. 주말에 등산과 운동으로 자신을 정비하는 게 이보전진을 위한 일보후퇴임을 알아야 한다. 운동으로 뇌를 최적의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하지만 많은 아이들은 고3이 되면 공부시간을 조금이라도 아껴보겠다고 운동은 하지 않고 학원으로 이동할 때도 부모님 차를 타고 간다. 이미 고3이 된 학생의 공부 습관을 바꿔주기란 하늘의 별 따기다. 그렇기에 가능한 한 아이들이 어릴 때 이런 공부 원리를 가르쳐 줄 필요가 있다. 어릴 때 이런 공부 그릇을 만들어 주지 않고, 학원만 보내고 문제지 푸는 인지적인 훈련만 시키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이다.


 Part2.  마음


우리나라는 왜 아직 과학 분야 노벨상이 나오지 않을까? 전국에서 공부 좀 한다는 아이들이 모인 과학고에서조차 영재들을 모아놓은 영재 학교조차 노벨상 수상자는 나오지 않는다. 그 이유 중 하나는 긍정적 동기부여보다 부정적 동기 부여로 아이들을 몰아갔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영재교육은 어려서 완전히 진을 빼놓는다. 초등 저학년 때부터 거의 고3에 가까운 생활을 하며 공부에 매달려야 한다. 하기 싫어도 해야 하고 성과를 내기 위해 해야 하는 공부는 진정한 공부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아이를 키우면서 종종 '열심히 하는 것', '성과를 내는 것'에만 초점을 둔다. 어떤 동기에서 열심히 하고, 어떤 방법으로 성과를 내는지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적다. 하지만 아이가 행복한 삶을 살기를 원하는 부모라면 아이가 열심히 공부하고, 무언가를 하려고 할 때, 그 동기가 무엇인지 세심히 살피는 지혜가 필요하다. 현명한 부모는 아이의 문제지와 학원 스케줄에 관심을 둘 게  아니라 바로 아이의 마음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형성된 아이의 긍정적인 마음이 평생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진짜 공부 그릇 중 하나이다. 


 Part3.  머리


이스라엘이 '창업국가'된 힘의 근원은 무엇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후츠파 정신'으로 본다. 후츠파는 히브리어로 '뻔뻔함', '무례'를 뜻하는 말로, 지위 고하에 관계없이 담대하게 질문을 던지는 용기를 말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 문화에서는 윗사람에게 도전적인 질문을 하거나 이른바 따지는 것이 용납이 안 된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는 다른 어느 때보다 '창의적 사고'가 필요하고 '비판적, 논리적 사고'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더더욱 우리 아이들이 창의적 사고를 하는 능력을 길러 주는 것이 중요한 교육 목표 중 하나이다.


독서 근육을 길러야 한다. 어설프게 10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자신이 몰입해서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을 10번 반복하거나 비슷한 주제의 책을 10권 읽을 때 독서 근육이 길러진다. 어떤 책을 보아도 부모에게 혼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과, 좋아하는 책을 몰입해서 보게 하는 여유가 있어야 아이의 공부 근육, 독서 근육이 점점 자란다. 그래서 많은 교육 전문가들이 어릴 때는 학원과 문제지 푸는 시간을 줄이고, 아이가 보고 싶어 하는 책을 마음껏 보게 하라고 한다.


 Part4. 행복한 인생을 위한 진짜 공부


프랑스의 대표적인 사상가 루소는 <<에밀>>에서 "자식을 불행하게 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언제나 무엇이든 손에 넣을 수 있도록 해 주는 일이다"라고 했다. 요즘 아이들은 물질적인 풍요 속에 살고 있음에도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바로바로 만족감을 채워주는 것보다 어느 정도 '결핍' 속에서 하고자 하는 욕구가 생긴다. 부족하면 사람은 생각하게 된다. 사 달라는 것 다 사주고 해 달라는 것 다 해주면 아이들은 더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돈을 바로 주지 않고, 적절한 경제적 결핍을 경험하게 하면 아이들은 생각할 기회를 갖는다.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공부 그릇이 먼저다. 공부 그릇은 바로 가정에서 만들어진다는 사실을 부모가 깨닫고 우리 아이들이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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