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저씨는 기분이 나쁜 말일까?
이 방에서 7년을 살았다는 세입자가 나가고 둘러 본 방은 모든 것을 다 바꿔야했다.
벽지를 바르고 장판을 까는 것이 이렇게 복잡한 일이었는지…
7년동안 켜켜이 쌓은 삶은 덧칠과 모양이 벽지를 걷어낼 때마다 나왔다.
그때 그때의 유행에 맞추고 필요에 맞춰 덧발라지고 또 덧칠해졌었을 것이다.
내 삶도 마음도 그렇게 켜켜이 쌓여있겠다.
점점 나에게 새로운 것이 스미지 못하는 것은 걷어내지 않고 그대로 담아내기만 한 이유같았다.
꾸덕하게 쌓인 벽지 뭉텅이를 보며
내 마음 같았다.
아픔과 상처와 행복을 정리하지 않은 상태.
매일의 삶으로 쌓아올려 버려
속이 두꺼워져 버린 상태.
살갗에… 여린 새싹 잎처럼 부들부들한 마음에
닿는 섬세한 감정에 닿지 못하는 나의 오래된 마음가 닮아있었다.
걷어내려니 일손이 필요했다. 그러다 보니 이런 저런 일이 많다.
오늘은 리모델링을 하러 온 남자에게 나이 든 엄마가 말했다.
‘아저씨, 이거 쓸 수 있게 좀 해줘요~’
남자가 어이없는 듯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픽 웃더니 ‘아저씨요?’ 한다.
엄마는 자신이 실수 했다 느꼈을까 호칭을 ‘총각님’이라고 고쳐 말했다.
아저씨라는 말이 싫은 남자는 말에 바늘을 심은 듯, 화를 머금고 안된다고 말을 했다.
그리곤 화를 낸다.
참… 모르는 성인 남자를 아저씨라 부르는 것이 이상한가. 그것도 70이 다 되는 할머니가 아저씨라 부른 것이?.
그게 화낼 일인가 어이가 없었다.
군인아저씨는 20대 초반인 것을…
올라온 김에 어제 설치한 방충망을 둘러보니 기존의 방충망을 떼어 내지 않고 설치한 곳이 있어 전화를 했다.
‘아~ 그래요! 그거 그냥 떼어내면 되요! … 아! 알았어요. 이따 가서 철거할께요’
몇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없어 다시 연락을 했다.
문자는 답이 없고 전화도 시간차를 두고 몇 번만에 연결이 됐다.
‘아~ 그거 안 떼지면 철거 못할 수도 있어요~’
‘아까 저희가 쉽게 뗄 수 있다고 하셨는데요’
‘아~~ 그 집! 그거 그냥 떼면 되요!’
‘저희는 잘 못하고 철거까지 해주신다고 하셨는데요.’
‘아~ 젊은 사람이 곱게 자랐나보네~ 그거 떼는 걸 못해? 부모 집도 잘 사는 거 같드만!’
상상도 못한 답이 들려왔다.
_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