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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성희 Aug 07. 2022

무엇보다 무서운 꿈을 꾸다.

꿈을 꿨다.

무엇보다 무서운 내용이라 말로 하기도 글로 쓰기도 두려웠다.

어젯밤 나름 과음으로 뻗은 나는 새벽 4시에 눈이 떠졌다.

배탈이 난 남편은 밤새 화장실을 들락댔다고 했고

그 시간에도 화장실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그 무서운 꿈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빨리 다시 자서 꿈을 지우거나 내용의 결말이 해피엔딩이길 바라는 마음이 컸는지 다시 잠을 결정했다.

하지만 꿈은 꿔지 않았고 나는 또랑또랑 눈을 감은 채 뜨고 있었다.

그렇게 오늘을 어찌어찌 살았다.

남편은 다행히 병원에 다녀온 후로 배탈이 잦아들어 그나마 기운을 차렸다.

기운을 차리고 내게 오늘 왜 기분이 다운인지를 물었다.

‘모르겠어’ 라고 대답을 하고 잠시 후, 꿈 이야기를 했다.


꿈에서… 엄마가 암에 걸렸다고 했어…’


세상에서 제일 두렵고 무서운 일이었다.

예쁘고 밝고 긍정적이고 사랑이 많고 도도한 우리 엄마는 나이가 들 수록 자신의 본성과 절제로는

삶이 감당하기 어려운 듯 다른 분들보다 더 나이가 들었다.


걷기를 힘들어했고 병원 가는 것을 피했다.


그런 엄마의 꿈을 그런 내용을 꾸니 정말 밀려오는 두려움이 너무나 진실같았다.


하루종일 마음이 무겁고 두려움이 컸다.

덕분에 즐거워야 할 휴가의 첫 날이 무겁게 지나가고 있다.

엄마와 시간을 많이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시간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던 길던 우리 앞에 놓인 시간에 순간에 밀도를 높이고 싶다.


오늘 밤엔 어떤 깨달음도 성찰도 필요없으니 부디 그 어떤 꿈도 없는 편안한 밤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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