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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언명 Jan 21. 2023

체중유지를 위해 피나게 노력했지만

[100-20] 백일백장 글쓰기 9기


저는 오버사이즈 몸매를 가진 원장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에겐 여유 있는 풍체의 환자분들이 많이 오시는지도 모릅니다. 한국 여성들은 정말 날씬합니다. 50kg을 넘지 않게 위해 정말 적게 드시고 많이 운동하신답니다. 최근에는 남자분들도 예외 없이 몸매에 관심이 많고 관리를 잘하신답니다.


솔직히 이렇게 관리 잘하는 분들에게는 오버사이즈 분들이 나태하고 관리하지 않고 게으른 분들로 비칠 수도 있답니다. 그러나 절대 그렇지 않답니다. 저도 저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하는 데 그렇네요. 안타까운 일입니다.

어떤 분은 의사가 자기 몸 관리도 못하냐고 돌직구를 날리는 분도 계신답니다. 그러나 저에게도 정말 어쩔수 없는 상황이란게 있었답니다.


아이 둘을 출산 후 갑자기 팍 체중이 늘었을 때, 또 최근 수년간 여러 스트레스로 질병으로 체중계의 바늘이 수직 상승하면 정말 짜증이 난답니다.

2년 전 CT 조영제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한 이후로는 저의 간 수치가 도통 내려갈 줄도 모르고, 그전보다 절반의 식사량인데도 체중 또한 10킬로 이상 늘어나서 내려가지 않는 중이랍니다.


그래서 살 좀 빼보겠다고 할 수 있는 갖가지 방법을 그동안 모두 동원해 보았습니다. 운동을 해보다가 무릎을 다치기도 하고, 고되고 힘든 운동에 오히려 간이 부담이 되었든지 팅팅 붓고 비정상적으로 하루 이틀 사이에 3킬로 이상 증가하는 일도 있었답니다. 이래저래 해본 모든 방법들이 다 효과가 없었던 셈이랍니다. 특히나 안 먹고 체중 감소를 해보려니 어지럽고 진료에 방해가 되어 정말 자신이 없어지고 이러다 죽겠다 싶었답니다.


나의 요상한 몸 상태 덕분에 많은 연구를 해서, 적게 먹어도 살찌는 분들은 분명 계시고, 오장육부가 많이 균형을 잃은 상태에서 무리한 운동이 더 해가 된다는 것도 몸으로 절실히 체험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꾸준히 유산소 운동 한 덕에 사실 2년 전 아플 때 보다 소화상태나 기운 없음 간 수치 등등도 많이 좋아졌답니다.



그래서 이제 마음을 완전히 다르게 가져 보려고 합니다.

체중 감소를 위한 단식이나 고강도 운동 등의 피나는 노력을 중단하려고 합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몸을 사랑하면서, 체중을 관리할 겁니다. 몸이 내는 소리를 귀기울여 들으려고 합니다. 내 몸이 힘들다 하면 쉴거고, 잠 온다 하면 잘겁니다. 배고프다 하면 먹을거랍니다.

힘든 노력 대신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몸을 더 많이 관찰할 예정입니다. 고된 노력을 완전히 끊어 버리고 오롯이 있는 그대로 나의 몸을 많이 많이 사랑하겠습니다.


PS: 제목이 체중 감소가 아니라 체중 유지를 위해서 피나는 노력을 했지만 이라고 한 이유는, 그렇게 노력했기 때문에 이정도라도 유지 되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내 몸을 더 사랑하기 위해 매주 한의원 점심으로 싸오는 초록 샐러드 도시락입니다. 11월부터 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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