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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언명 Feb 03. 2023

백이십 살까지 할 것들

[100-34] 백일백장 글쓰기 9기


네가 실수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실수가 너를 만드는 것이야 
어마어마하게 실패를 해 
그래야 제대로 배울 수 있어

-영화 '내가 죽기 전에 가장 듣고 싶은 말' 中




백이십 살까지 살 결심을 하니, 이제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을 계획해 보고 싶어졌다. 어릴 때부터 다이어리에 늘 계획하는 것을 좋아했지만, 살다 보니 계획도 다이어리 작성도 연초에만 하다가 연말이 되면 뒷심을 못 받고 빈칸만 가득하곤 했었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올해 할 일의 버킷리스트 작성만 했다. 어느 해는 10가지 중 3가지만 한 해도 있고, 어느 해는 7가지를 한 해도 있었다. 오십 중반 이 되면 10개를 다 못했다고 안달 복달하지는 않는다. 내가 3개라도 했네, 아니 뭐야 7개씩이나 했네라면 서 항상 스스로를 칭찬한다.


백이십 살까지 십 년 단위로 계획을 세워보기로 마음먹었다. 어제 백일글 댓글에 백일 백장 9기 글 친구분께서 '100세에 수영하고 110세에 자막 없이 외화 보고 120세에 자서전 쓰고 죽을 거라'는 말씀에 큰 울림을 받았다. 정말 멋진 글 친구분이시다. 진정 존경하는 마음이 생긴다. 그 분 덕분에 나도 계획을 세울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 나의 백이십 살까지 버킷리스트]


60대에는 외국어를 더 공부할 것이다. 지금 중국어를 열심히 하고 있으니, 영어, 일어, 스페인을 배우겠다. 그러면서 일 년에 한 번씩 한도시에서 최소 일주일 살기를 하겠다.


70대엔 슬기롭고 지혜롭게 사는 법에 대한 강의를 하겠다. 이때쯤 내 책이 적어도 5권은 나와 있을 것이다. 강의와 집필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80대에는 중국어 영화와 드라마 자막 번역 일을 하고 있겠다. 좋아하는 영화 드라마 잔뜩 보면서 번역도 해서 용돈을 벌 것이다.


90대엔 하버드 메디컬 센터에 가서 한의학의 우수성과 한약과 침 치료를 열심히 하고 살았더니 이렇게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장수에 대한 강의를 유창한 영어로 하고 있겠다. 세계 각국의 우수한 의료 센터에서 나의 강연을 듣기 원한다.


100세에는 글 친구 작가님처럼 수영과 산책으로 여전히 건강을 유지하면서 좋아하는 독서와 음악 감상 화초 키우기를 하고, 매일 미사를 하면서 즐거운 일상을 보낼 것이다.


110세에는 자서전 집필을 시작하고, 세계 각국의 친구들을 초청해서 자주 파티를 열 것이다. 나의 요리 솜씨를 잔뜩 발휘해서 그들에게 맛난 한국 음식을 대접하겠다.


120세에는 자서전 집필을 마무리하고, 가족들과 조용히 삶의 마지막을 마무리하겠다.


하루 생각하고 적어본 것이라 완벽한 버킷리스트는 아니지만, 앞으로 달마다 해마다 수정해가면서 목록을 완성하겠다.


목록대로 다 안되고, 좀 실패하면 어떻고, 좀 못하면 어떠랴 그것도 나에겐 큰 교훈이 될 텐데 말이다.

꿈을 가진 사람들, 미래 계획을 하는 사람들은 늙지 않는다고 한다. 하고 싶은 게 없어지고 욕망이 사라지면 노화가 온다고 한다. 나는 나의 욕망을 더 많이 가지면서 살아갈 계획이다. 그래서 딸의 소원대로 백이십 살까지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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