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되면… 보호자들이 병동으로 온다. 주중에 일하느라 보지 못한 가족을 보기 위해서. 얼마나 그리웠을까… 어떤 보호자는 밤새도록 잠도 자지 않고 자신의 엄마를 살피고, 병실에 있는 것을 답답해하는 환자의 보호자는 원할 때마다 휠체어를 타고 밖으로 나간다. 한 보호자는 자신의 엄마를 위해 기꺼이 코미디언이 되어준다.
환자는 환자대로 자신 안의 사랑을 표현하기에 최선을 다한다. 일주일 동안 아무 말없이 때때로 의식마저 없어 보이던 할머니는 딸이오니 놀랍게도 몇 마디의 말을 하고, 한 주 동안 불평불만을 잔뜩 늘어놓던 할머니는 아들의 질문에 다정하게 답한다. 요즘 컨디션이 갑자기 안 좋아져 우울해하시던 할머니도 아들이 오자 아이처럼 장난을 치며 좋아하신다. 환자들에겐 주말이 빨리 끝날까 하는 조바심마저 보인다.
일요일이 되고 다른 환자의 보호자보다 내 보호자가 일찍 가면 서운함도 내비치고, 다음 주에 다시 오겠다는 말에 환한 미소와 한주를 잘 버텨내겠다는 의지의 표현도 엿보인다. 보호자들이 다 떠난 일요일 저녁은 조용하다. 기력을 많이 소진한 환자는 잠들고, 누군가는 다시금 다정함을 잃어버리고, 누군가는 우울해 보인다. 물론 지금 이 순간만 그런 거고 늘 상황은 달라지게 마련이다.
환자 입장에서 나의 마음을 써보자면… 죽음과 관계없이… 소중한 이들이 곁에 있는 순간만이라도 덜 아팠으면 좋겠다. 다른 분들도 그렇겠지…?! 옆 할머니의 코 고는 소리가 내 마음을 보여준다. 아들에게 얼마나 집중하며 대화를 나누셨을까… 다시 만날 때까지 얼마나 그리워하실까… 문득 나를 방문하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는 지인들의 입장에서 나의 주말이 궁금할까 써보았다. 감사합니다. 그립습니다.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