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제를 맞고 나면 괜찮아질 때까지 시간이 한참 걸린다. 그 시간을 견디는 게 힘들어서 나는 나만의 방식을 정했다. 진통제를 맞을 때마다 사탕을 먹으면서 견디는 것이다. 단 것을 먹으면 뇌에 도파민이라는 행복 호르몬이 분비된다고 한다. 그 사탕의 수가 점점 증가하고, 그 달콤하던 사탕도 진통제처럼 들쭉날쭉 제 역할을 다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근데 이게 순차적으로 차근차근 증가하는 게 아니라 감당이 안될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는 것 같다. 원래 그런거란다.
이곳의 한 할머니는 사람이 항상 자신의 곁에 있길 바라고 그렇지 않으면 올 때까지 계속 부른다. 그러다 마음대로 안되면 갑자기 알 수 없는 소리를 지르며 엉엉 울어버리기도 한다. 죽어가는 두려움을 감당하지 못하는 걸까… 그저 섬망의 한 종류인 걸까… 나만의 방식을 찾는데 집중하던 나도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다 덜컥 두려워지는데… 두렵다고 말 못 하고 아닌척하다 엄마와 눈이 마주쳤다.
엄만 내게 물었다. 무섭냐고… 대답 못하는 내게 말을 이었다. 무서워하지 말라고… 엄마 아빠도 이제 늙어서 곧 따라가니까… 너무 무서워 말라고… 그저 조금 먼저 가있는 거라고… 가면 할머니도 있고, 할아버지고 있고, 가서 조금만 기다리면 엄마가 우리 딸 꼭 찾아가겠다고…
금방까지 무서운 막연한 ‘죽음’이었는데, 엄마의 말에 두려움이 실체를 드러냈다가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