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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무원에 아기가 둘인데 어떻게 브런치에 글을 써요?

남편의 지인에게서 질문을 받았다.


나에게는 가족끼리 만나는 부부동반 모임이 5개 정도 있다. 가족이라고 한다면 남편과 나 그리고 5살 딸과 8개월 된 아들 포함이다. 함께 만나는 부부들도 다 아이가 있다. 함께 공동 육아를 하며, 맛있는 것을 먹고 이야기를 나눈다. 마음 맞는 사람들과의 공동육아는 정말 행복한 시간이 된다. 서로가 서로를 더 챙겨주려고 하고, 재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는 존재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진다.


오랜만에 제주에서 남편의 지인 부부를 만났다. 이곳에서는 1박을 했었는데, 아직 못다 한 말이 많다며 하루 더 자고 가라고 해서 2박 3일을 머물렀던 집이었다.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말하며 어느새 시계는 새벽을 향해있었다. 그러던 중 남편이 내가 브런치에 글을 쓴다고 말을 하였다. 부부는 깜짝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아이가 둘이고, 심지어 둘째는 8개월인데 글을 쓴다고요? 가능해요?"


질문을 들은 나는 웃으며 가능하다 답했다.


"어떻게 글을 써요? 노트북을 고 책상에 앉아서 쓰는 건가요?"


라는 또 다른 질문이 찾아왔고, 나는 핸드폰으로 쓴다고 답했다.


"핸드폰으로 쓰면 글이 문맥에 맞는지 보는데 어려움이 있을 텐데 괜찮아요?"


라는 질문이 돌아왔다.


"괜찮아요. 처음부터 핸드폰으로 쓰는 버릇이 길러져 있어서 보는데 어려움이 없어요. 글을 올리기 전 여러 번 읽어보고, 올린 후 오타가 없는지 읽어봐요. 감사하게 다음 메인에 노출될 때는 조회수가 많이 나오기에 더 자주 들어가서 읽어보곤 해요. 그리고 아기가 어리다 보니깐 첫째 유치원 하원버스 기다리면서 글을 쓰기도 하고, 둘째 재우면 글을 쓰기도 해요."


라고 답하자 대단하다는 답이 돌아왔다. 자신은 아기 8개월이었을 때 쉬는 시간이 주워지면 자기 바빴다는 말을 하였다.


"사실 저는 글 쓰는 걸 좋아해요.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해야 할까요? 아이 둘 엄마가 새벽에 잠 안 자고 글 쓴다고 하면 말 다한 거겠죠?"


그러자 맞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브런치의 95개의 글을 다 핸드폰을 이용해서 썼다. 전자책 출판을 위해 브런치의 글들을 워드파일로 옮겨야 하는 일이 있었다. 글을 옮기고 있는데 종이 페이지로 3장이 넘어가는 것을 보고 이 긴 글을 핸드폰으로 썼다니 감회가 새로웠다.


오랜만의 글을 정리하며 읽어보니 그때의 감정이 떠올라 마음이 찡하기도 하고 내가 어떤 생각으로 승무원이라는 직업을 바라보는지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세상을 살면서 좋아하는 일을 만난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라 생각한다.

'승무원'과 '브런치 작가'

나는 세상에 태어나 좋아하는 일을 하나도 아니고 두 개를 만났다니 참 복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꿈꾸는 자의 자유

라는 글귀를 어디선가 본 적이 있다.

이 글귀가 너무 좋아서 몇 번이고 다이어리에 적은 적이 있다.


나는 나의 삶을 살며 꿈꾸는 자유를 누린다.

늘 꿈꾸던 승무원을 하며 전 세계를 눈으로 담고, 맛있는 음식 다양한 문화를 만나는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브런치에 글을 쓰며 나에 대해 다시금 성찰하며 성장해 가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가끔은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력을 준다는 댓글과 메일을 받곤 한다. 그런 응원의 글을 볼 때면 마음 한편이 따뜻해진다.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력을 준다는 것'은 참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즐겁게 글을 쓰니 796명의 구독자님들이 생기고, 정말 감사하게도 응원해 주시는 분들도 만나게 되니 더욱 힘내서 글을 써야겠다는 의지가 불끈 생긴다.


현실은 고된 육아와 5살 아이와 8개월 아이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주말에는 새로운 곳을 가기 위해 짐을 싸고, 구경시켜 주고, 씻기고, 재우다 보면 브런치 글 쓰는 창을 띄어놓고 잠드는 들이 점점 늘어나기도 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기에 이 또한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오늘은 오랜만에 제주에서 남편의 지인 부부를 만났다. 그리고 대화나누고 서로 다른 견해를 주고받으며 깨달음을 얻었다. 이런 순간을 좋아한다.


누군가와의 의미 있는 대화는 나 자신을 직시하게 하고, 성장하게 한다.

오늘은 많은 대화 중 이 질문이 좋았다.



"승무원에 아기가 둘인데
어떻게 브런치에 글을 써요?"

라는 질문에 답을 하며 깨달았다.

나는 글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래서
시간을 내어
글을 쓴다는 것을.










*이미지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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