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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전 Dec 16. 2022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를 읽고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를 읽고

최근에 읽은 책 중에 가장 위로를 받았던 책이 바로 하완의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이다. 노력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임을, 인생이란 노력 말고도 다른 요소로도 이루어질수 있다는 깨달음을 주었다. 게다가 망해도 작가가 망하지 내삶과는 상관 없다는 사실도 호쾌한 웃음을 주었다. 

 이책을 오랜만에 다시 읽었는데 나는 역시나 작가의 노력부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죽어도 꺠어날 수 없는 노력중독인걸까 라는 생각을 하였다. 

나이가 들면서 나는 씁쓸하게도 글쓰기 역시 많은 부분 재능이 좌우하는 영역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었다. 나보다 어린 고작 20살 안팎의 작가가 쓴 책이 대단한 베스트 셀러가 되곤 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오랜 시간 노력 했음에도 그 작가 보다 더 실력이 없다는 것, 그리고 재능도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었다. 그 작가 역시 많은 공부를 했겠지만 글을 다루는 감각이나 시대를 읽는 눈이 나보다 더 정확했던 것이다. 

그 작품은 사회적으로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이 외에도 수많은 베스트 셀러들은 나를 비웃으며 책의 판매고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며 채 수만권도 팔리지 않는 내 책들을 살짜쿵 밟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것은 나는 노력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아니 노력이라는 믿음이 없다면 나는 단 한순간도 살아갈수 없는 사람이기 떄문이다. 나는 교사로서의 재능이 하나도 없다. 나는 늘 학교에서도 뒤쳐졌고 발표도 못했고 성격도 교사로서 부적격이었다. 하지만 노력을 통해서 교사가 되어 직업 생활을 하고 있다. 작가로서도 전혀 재능이 없었다. 나의 작품은 고등학교 문집에도 오르지 못하는 실력이었다. 그런내가 시집을 내고 소설을 쓰고 자기계발서를 쓰는 것은 꿈같은 일이었다. 

 나는 예전에는 천재에 관심이 많았다. 나역시 혹시 그런 천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이와 같은 천재들의 삶에 감명을 받았다. 하지만 지금 나에게 가장 힘을 주는 것은 조선 시대의 김득신이라는 사람이다. 

 김득신이라는 사람은 우둔하게 태어났다. 그는 책을 읽었지만 기억하지 못했다. 한마디로 바보였다 그는 그럼에도 계속 읽었는데 그의 하인조차 외우고 있는 것을 그는 몰라 다시 읽곤 하였다. 그럼에도 그의 아버지는 절망하지 않고 그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었다. 계속 해서 꾸준히 읽다보면 성취가 있을 것이라는 아버지의 격려에 그는 계속 노력을 했고 59살에 과거를 급제하고 조선시대의 최고 시인이 되었다. 그가 남긴 시집은 지금까지도 전해 지고 있다.어린시절 젊은 시절 천재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의 재능과 작품들은 사라진지 오래지만 바보라고 불리던 김득신의 작품은 지금까지도 명성이 전해지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의 삶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59세에 과거에 급제 했다는 것, 지금으로치자면 59세가 다되어 사법고시에 붙은 셈이다. 그 역시 포기하고 싶지 않았을까 하지만 자신에게는 오직 그 길밖에 없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계속 해서 꾸준히 읽어나가는 독서가 결국 그의 삶을 가장 빛나게 해주었던 셈이다. 

 나는 ‘하마터면 열심히 살뻔했다’의 작가가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몇 번의 시험을 더보긴 했지만 홍대 미대에 진학했다는 것이 재능이 있다는 말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재능을 펼쳐 보기도 전에 자신의 가능성을 포기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든다. 물론 내가 남의 인생을 평가할 위치에 있는 것은 아니다. 하완 작가의 말처럼 난 지독이도 노력 중독에 물든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도 책을 읽고 글을 쓴다. 내 인생이 끝날때까지 그럴 것이다. 그것은 내안의 재능에 대한 믿음이고 내안의 노력에 대한 굳은 신뢰 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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