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월요일밤
지난주에는 오랜만에 단독공연이 있었다. 2024 격조콘 10월 5일 오소영 with 박혜민, 복합문화공간 에무 뒤뜰 은하수 야외무대에서 공연했고, 다행히 무사히 마쳤다. 공연 전인 10월 1일에 합주했던 영상을 편집해서 홍보영상도 만들어보았다.
영상에 나오는 노래는 '살아있길 잘한 것 같아요'라는 미발표곡인데, 공연 때 혼자 가끔 불렀으나 혜민이와 함께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건반의 편곡은 밴드편곡으로 데모를 만들어둔 것이 있어 거기서 약간 수정해 연주했다. 가사가 공연에 와주실 분들께 들려드리고 싶은 말이라 홍보영상에 써보았는데, 내 마음이 닿을 수 있었기를 바란다.
공연날은 날씨가 무척 좋았다. 무대 주변을 둘러싼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쏟아져내렸고, 새소리가 간간이 들렸으며, 바람도 세지 않았다. 모기를 비롯한 벌레들이 많아서 무대와 관객석 주변에 모기향을 피웠는데, 리허설하다가 모기향을 마시는 바람에 목상태가 조금 안 좋아지긴 했지만, 공연을 진행하면서 점점 풀려서 마지막곡을 하고 난 후에는 아, 이 상태로 한번 더 하면 진짜 노래 잘할 수 있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에 와주신 분들을 바라보며, 이 분들의 눈빛 덕분에 또 한동안 잘 버틸 수 있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계속 음악을 하고 있고, 공연장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더 부지런히 열심히 음악 해서 미발표곡들 음원으로 들려드려야 하는데 계속 늦어지고 있어 죄송할 뿐.
이번주엔 미뤄둔 집안일들을 거의 하지 못했다. 다만 이렇게 공연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이번 글을 채우는 것에 대한 변명을 하자면, 새롭게 생기는 공연들은 항상 내 맘속 투두리스트에 우선순위 첫 번째를 차지하며 그를 위해 최대한 시간을 할애해 준비를 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이번주 해야 할 일은 해낸 것이라도 봐도 되지 않을까.
10월 25일과 11월 1일에도 공연이 있다. 공연준비를 하며 틈틈이 미뤄둔 일들도 하고, 다음 발매할 음원에 대한 세부적인 계획도 세워봐야겠다. 차곡차곡 해야 할 일들을 해내며 좋은 기억들은 모아두고, 나쁜 기억들은 빨리 잊어버려야지. 그래서 좋은 기억들이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