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 바이 아마존
제목 : 데스 바이 아마존 (Death by Amazon)
저자 : 시로타 마코토
직장을 다니면서 작은 창업을 해보려고 여러가지 고민을 했었다. 결국 온라인 유통업이 가장 현실적인 아이템이었고, 온라인 유통 플랫폼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유통구조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 아마존에 관련된 책 몇권을 사게 되었다. 그 중 한 권이 데스 바이 아마존이고 온라인 소매 유통의 미래를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해준 책이다.
온라인 셀러로서 앞으로의 전략이나 방향을 고민중이신 분들, 혹은 벤처기업이나 IT 기술과 관련된 회사에 투자를 고려하시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드린다.
이 리뷰를 끝까지 읽게 된다면, 앞으로 어떤 개념을 가지고 사업을 해야할 지 감이 잡힐 것이다. 단순히 물건을 판매하는 시대는 끝났다.
책은 총 7가지 파트로 나뉘어져 있고,
저자가 전하고자 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장. 아마존, 오프라인 점령에 나서다
제2장 진격하는 아마존과 제국의 확장
제3장 오프라인의 거인들, 아마존에 대항하다
제4장 광활한 플랫폼을 향한 아마존의 도전
제5장 배송을 장악하는 자, 패권을 잡는다
제6장 아마존과 싸워 이긴 강소기업들의 비결
제7장 온오프라인 세상의 최후 승자는 누구인가
아마존은 온라인에서 물건을 유통하는 기업이다. 자신들의 상품을 파는 것은 아니고 다른 사람들이 물건을 팔 수 있게 온라인 세상에 공간을 만들어 준다. 이를 전문적으로는 ‘플랫폼’ 기업이라고 한다.
공급자와 소비자가 한 공간에서 서로 가치를 만들어내는 모델이 ‘플랫폼’ 사업이다. 플랫폼 기업들은 참여자 (공급자와 소비자)들이 플랫폼에서 떠나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부단히 애를 쓴다.
참여자들이 많을수록 플랫폼의 가치가 커지고 성장하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그 중에서도 소비자에게 더 관심을 갖고 소비자 가치를 중요시 한다. 이러한 철학이 ‘데스 바이 아마존’ 현상을 만들어 냈다.
요즘 코로나로 인해서 오프라인 자영업자들이 타격을 많이 받는다고들 하는데, 사실 몇 년 전부터 미국에서는 코로나와는 무관하게 오프라인 매장들이 망해가고 있었다. 뉴욕 등 대도시 빌딩들의 공실율이 계속 높아지고 있었다.
그 원인을 ‘아마존 효과’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이유를 살펴보면, 아마존이 전자상거래를 통해 유통 마진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중간 유통단계인 오프라인 상점들이 아마존과 마진 경쟁을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런 현상 때문에 기업들은 오프라인 매장들을 줄이기 시작했고 온라인 상거래에 관심을 갖게 된다.
그런데 왜 아마존은 거꾸로 오프라인 사업에 뛰어드는 걸까? 그 해답은 ‘데이터’에 있다. 온라인 상거래에서 수집할 수 있는 개인정보에 한계를 느낀 것이다. 또한, 오프라인 서비스를 더욱 편리하게 제공함으로써 소비자가 플랫폼에 계속 참여하도록 하는 목적도 있다.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 더불어, 온라인 유통에서는 경쟁력이 없는 사업도 발견하였다.
오프라인에서 얻을 수 있는 개인정보는 ‘안면인식’과 ‘행동패턴’ 등이 있다. 무인 슈퍼인 ‘아마존 고’ 매장에는 수십 개의 카메라와 이미지 처리 시스템들이 존재한다. 고객들의 행동분석과 안면인식을 통해 개인 맞춤형 제품 광고나 판매 등이 가능해진다.
덤으로 무인 결제는 최종 구매 등을 손쉽게 만들어서 소비자 여정 (제품이 판매되기까지 여정)을 줄일 수 있다.
또한 홀푸드 같은 식품유통업체를 인수하여 온라인에서 유통되기 까다로운 신선제품 시장 점유를 높일 수 있다. 신선제품 유통에서 중요한 키워드는 ‘콜드체인’이다.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정온으로 농장에서 고객의 식탁까지 전달되는 시스템이다.
이 과정이 정말 어려운데, 특히나 라스트 마일 (중간 유통 단계에서 최종 고객의 집까지) 배송이 어렵다. 만약에 홀푸드가 운영하는 채소가게가 고객 집 근처에 있다면 주문 후 신속하게 배송될 수 있다.
이런 아마존의 횡보에 기존 오프라인 기업들도 아마존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오프라인에서만 강점을 가질 수 있는 (고객 체험 등) 장점을 살려서 온/오프라인이 혼합된 서비스들을 판매하고 있다.
다시 말해 오프라인 매장은 판매 자체를 위한 공간이 아닌, 고객 경험과 체험 등을 통해 구매전환을 높이는 마케팅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아마존은 플랫폼 기업으로써 자체 상품이 아닌 다른 공급자들의 제품을 파는 기업이라고 했다. 하지만, 방대해진 데이터를 통해서 또한 거대해진 플랫폼의 지위를 앞세워 점점 자체 상품을 판매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패션 산업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으며, 고객들의 신체 개인정보 등을 수집하려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아마존은 데이터를 수집하려고 환장한 집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가구, 인테리어 사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데 여기서 재미난 것을 알게 되었다. 증강현실을 이용해서 원하는 위치에 가구의 이미지를 투영해보고 어울리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도록하는 서비스다.
증강현실이 어디에 쓰일까 참 많이 생각해 봤는데, 이런데 쓰이는 것이었다. 예를들어 반지를 사고 싶을 때, 반지 제품을 클릭하고 내 손가락을 카메라에 비춰보면 반지의 착장 상태를 미리 알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이런 기술들을 통해 브랜드가치가 높은 기업들은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기존 제품에 커스터마이징 디자인 등을 실물에 투영시켜서 주문하는 형태를 말한다.
증강현실을 계속 생각하다 보니, 앞으로 ‘틱톡’이 성숙화 되고 30~40대 들이 참여하기 시작하면 증강현실 기반의 쇼핑기능을 추가할 것 같다. 틱톡을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증강현실 기능이 많다. 지금은 우스꽝스러운 콘텐츠를 연출하기 위해서 사용하고 있지만, 분명히 쇼핑몰로써의 가치가 충분히 크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아마존 대시 버튼’이었는데, 자주 사는 물건을 고객이 버튼 한번으로 재구매할 수 있는 기계다. 물론 지금은 ‘아마존 에코, 알렉사’를 통해 그 기능들이 ‘음성’으로 대체된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더욱 흥미로웠다.
AI 스피커를 왜 만들고 있는지 이해가 되기 시작했다. ‘알렉사, 폼클랜징 주문해줘’하면 사는 시대가 된 것이다. 책에는 나와있지 않지만 아마존이 콘텐츠 사업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을 하는 이유가 뭘까 고민해봤었는데, 이 음성인식, 증강현실 등등을 이용하면 이런 일이 벌어진다.
‘알렉사, 동백이가 낀 반지 뭐야?’ ‘동백이는 에피소드 3,4,5에서 반지를 착용했으며 그 중 3에서 나온 반지가 고객님이 선호하는 코디와 매칭이 잘 됩니다. 증강현실로 한번 착용해보시겠습니까?’, ‘엇 잘 어울리네~ 주문해줘~’이런 일이 벌어진다. 콘텐츠를 제작할 때 대본 등에 지문으로 각각의 씬마다 PPL이나 제품정보를 넣게 되면 이런 일이 손쉽게 일어날 수 있다.
아마존은 가격 경쟁력도 좋지만, 빠른 ‘배송’에도 강점을 갖고 있다. 자율주행자동차와 드론의 보급은 유통기업의 물류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는 기술들이다. 화물 배송의 경우 운송기사의 인건비 비중이 높은 편인데, 자율주행으로 장거리 화물 배송에서 기사 인건비를 줄일 수 있게 된다. 또한 드론을 통해서 라스트 마일 배송을 더 빠르게 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나오지 않지만, 드론을 통한 배송은 항공 및 공간 데이터를 수집하기 위한 발판이기도 하다.)
이러한 유통공룡 아마존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아마존이 제공하지 못하는 틈새를 노려야 한다. 구독 서비스라던지 커스터마이징 이라던지 단순히 물건을 ‘판다’라는 이미지가 아닌 고객에게 다른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승부를 내야한다는 결론이 난다.
아마존관련 책을 읽으면서 항상 맨 마지막 챕터에 빼놓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과연 리테일 시장에서 위와 같이 깨뜨릴 수 없는 완고한 아마존에게 대적할 만한 기업이 존재하긴 할까?
그 가능성에 ‘알리바바’라는 기업이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알리바바’는 중국의 기업으로 아마존과 유사한 서비스들을 제공하는데 아마존보다 강점이 있는 영역이 있다. 바로, 데이터 수집이다. 말도 안되는 인구에서 추출되는 말도 안되는 데이터를 아무렇지 않게 수집할 수 있는 특권이 있다.
또한, 아마존이 미국 이외의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지 않은 반면, 알리바바는 중국, 미국 등에서 점유율이 높다는 강점이 있다. 온라인 결제 시장을 중국이상당부분 장악하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카카오페이지분의 40% 이상을 알리바바가 소유하고 있다. 데이터 관리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겠다.
정리한 내용에는 포함되어있지 않지만 (자세히 나와있지 않아서), 아마존 프라임에 대한 중요성을 내비치고있다. 아마존 프라임은 유료 구독서비스이다.
플랫폼 경제에서는 단순히 불연속적인 판매로 인한 매출보다는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맺어 지속적인 재구매를 유도하는 매출을 추구한다. 기존 경제 체제에서는 소비자 우위의 시장이었다면, 플랫폼 경제에서는 서비스 공급자 우위의 세상으로 바뀌게 된다.
편리성 때문에 한가지 플랫폼에 너무 종속되다보면, 어항 속의 물고기가 되기 십상이다.
의류 업체에서 빌려준 쫄쫄이를 입고 사진을 찍으면 신체정보가 추출된다. 입어보지 않고도 미리 확인할 수 있다. 반품률이 낮아질 것이다. P89
나와 관련된 모든 것이 상품이 되는 세상입니다. 제뱃살 둘레까지 상품화해서 다시 저에게 팔다니요.. 신박한 세상입니다.
온라인 판매를 하는 업체들은 음성인식 비서 단말기가 보편화될 상황을 염두에 두고 앞으로는 소비자의 귀에 들기 위한 새로운 수단을 마련해야 한다. P153
음성과 관련된 콘텐츠와 플랫폼들이 생각보다 많다. 현재까지 영상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앞으로는 라디오처럼 여러가지 행동을 하면서도 소비자가 정보를 잘 인지할 수 있는 음성 콘텐츠가 많이 보편화 될 것이다. 기계음을 사람처럼 가공하는 기술이 많이 발전했다. 우리가 눈치채지 못하고 있지만 이미 유튜브 영상 중에서 사진 컷컷을 넣고 설명하는 영상들이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얼마나 자연스러운지는 '네이버 클로바' https://clova.ai/ko 를 체험해 보면 좋다.
배송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드는 곳이 중간 물류 지점에서 상품을 받는 소비자까지의 구간이다. 이 구간이 없어진다면 소매업체가 택배사에 내는 배송료가 낮아지는 동시에 배송 기사의 부담도 대폭으로 경감될 것이다.P200
라스트 원마일 배송에 대한 고민들은 부동산투자와 굉장히 밀접한 관계를 맺고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도심 내에 비어있는 공간을 활용하는 플랫폼 서비스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알고리즘의 발달로 예측 배송이 가능해지는 시점에서는 적재 적소에 물건을 미리 소량씩 배치해 둬야 한다. 그 물건들을 저장할 모든 공간을 유통 플랫폼 회사가 소유할 수는 없다. 이 아이디어는 따로 글을 쓰는게 좋겠다.
'커스터마이즈'란 개별 소비자의 기호에 맞춰 상품 혹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아마존의 기업 특성상 이런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려워서 다른 기업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P256
브랜드 가치가 높거나 제품 자체에 전문성을 갖는 기업이 버틸 수 있다. 한편으로는 3d 프린트가 더 보편화되고 발전하면 아마존 또한 누구보다 저렴하게 커스터마이징 제품을 제공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제품을 제공하는 것은 셀러기 때문이다.
증강현실에 대한 아이디어들이 무궁 무진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의류의 경우, 집에서 카메라로 신체사이즈를 스캔하는 기술들이 굉장히 발달 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여러가지 옷을 게임 캐릭터처럼 입혀보고 핏을 눈으로 보고 살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예전에도 이런 기술들이 있어서 체험도 해보았지만, 그때는 엄청 큰 스캐너 안에 들어가야 했던 것이 지금은 집에서 스마트폰 카메라로 된다니 놀랍다.
알면 알 수록 기술이 참 신기하기도 무섭기도 하다.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와 같이 자주 접할 수 있는 곳에서부터 우리의 거부감을 점점 없애게 되면, 그 기술은 아주 보편적인 기술이 되는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IT 기기를 다룬 지금의 십대들이 주요 소비층이 되는 시점이 올 것이다. 지금 많은 것들을 공부하고 대비하지 못한 기성세대들은 그 시점에 설 자리를 잃게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