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입학 후기
넉 달 만에 쓰는 글이다. 그동안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그 중에 대학원 입원을 빼놓을 수 없다. 대학원 입학을 '입원'이라고 한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대학원 공부를 시작한 지 벌써 4주차가 되었다. 비대면 수업이라 캠퍼스를 누비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쉽지만 그래도 행복하다. 하고 싶었던 공부를 하고, 만나고 싶었던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이...
대학원 진학을 생각한 건 1~2년쯤 되었다. 쉼 없이 달려온 기자 생활. 영혼까지 탈탈 털어 열심히 일했지만, 아무리 해도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다. 버티면 버틸수록 더 소진되는 느낌이었다. 탈출구를 찾다가 생각한 것이 대학원이었다.
어느 학교에 갈지, 무슨 전공을 할지 고민이 많았다. 여러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다가, 내가 몸 담고 있는 언론에 대해 제대로 공부하고 싶었다. 여러 학교를 검색하고 주변의 추천을 받은 끝에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에 지원하기로 결심했다.
문제는 코로나였다. 2020년 1학기부터 모든 수업이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대면 수업을 하고 싶어 때를 기다리기로 했다. 그렇게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홈페이지를 들락거리길 수 개월. 그러다 올해 5월 원서를 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던 때였다. 1차 서류심사를 거쳐 정원의 2~3배수가 뽑혔고, 2차 ZOOM 면접을 거쳐 최종 합격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은 나아지기는 커녕, 악화되고 있었다. 결국 전면 비대면 수업이 결정됐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날 이후 카톡, 밴드, 줌 등 온라인 플랫폼을 총동원해서 선배와 동기들을 만나게 되었다. 신입생 전체 카톡방이 생기고, 조별 카톡방이 생기고, 조장으로 뽑혀 조장 카톡방까지. 그렇지 않아도 많은 카톡방이 더 늘어났다. 학사안내와 OT는 줌으로 진행되었다. 줌을 이렇게 자주 사용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나는 이번 학기에 3과목을 듣는다. 월요일에 2과목, 목요일에 1과목. 과목당 수업은 1시간 40분씩이다.
커뮤니케이션 이론
정치 커뮤니케이션
한국 저널리즘의 쟁점과 전망
수업을 들으면서, 그동안 감으로만 알아왔던 것들이 조금씩 체계가 잡혀가는 느낌이다. 하지만 직장생활과 공부를 병행하는 건 역시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비대면 수업이라 학교를 오가는 수고를 덜었지만, 2과목을 듣는 월요일엔 상당한 체력과 집중력이 요구되고 있다. 읽어야 할 책과 자료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래도 성취감과 뿌듯함이 크다.
공부만큼 중요한 것이 네트워킹인데, 동기들을 온라인으로만 만나다 보니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커져만 간다. 그래서 추석연휴에 짬을 내어 동기들과 번개를 자주 하려고 한다. 앞으로 5학기 동안 어떤 일이 펼쳐질 지 기대가 된다. 마음을 단디 먹고 있다. 주경야독 하면서 내공을 다지고, 소중한 인연도 많이 만들어 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