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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한 Nov 18. 2020

장난감 없는 세상은 상상조차 하기 싫어요

터그 놀이와 공놀이에 중독된 훈이

내가 무지개를 다리를 건너는 날.

다음 생에 어떤 존재로 태어나고 싶냐고 신이 내게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대답할 거야.


장난감 가게 사장님으로 태어나고 싶다개!


내가 사는 이 도시에는 엄청나게 큰 반려견 용품점이 많이 있어.

그곳에 들어가면, 다양한 종류의 사료부터 각종 장난감들, 맛있는 냄새를 풍기는 간식들이 산처럼 쌓여있곤 해.

마치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로 만든 집처럼 반려견 용품점은 가슴이 두근거리는 곳이지.


그런 용품점처럼 엄청나게 많은 장난감과 간식이 있는 건 아니지만, 우리 집에도 그런 마법의 서랍장이 존재해.

‘끼익-‘ 하며 서랍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면, 나는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빼꼼 내밀고, 엄마의 다음 행동을 유심히 살피곤 하지.

이건 마치 자동반사 같은 행동이야.

“요이, 땅!” 하면 바로 달려 나갈 자세를 하고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있으면, 엄마가 내게 장난감을 슉 던져주곤 하지.

그럼 나는 쏜살같이 달려가서 장난감을 ‘왕-!’ 물고 우다다다 달리기 시작해.


가끔은 보들보들한 인형을 던져주기도 하고, 뾱뾱 소리가 나는 공을 던져주기도 하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난감은 바로..., 로프나 실타래를 엮은 터그 놀이 장난감이야.

나는 엄마와 터그 놀이를 할 때가 제일 신나고 행복해!

엄마가 그러는데, 사실... 엄마가 나보다 힘이 엄청나게 세지만, 당해주는 척 연기하며 과도한 리액션으로 장단을 맞춰주는 게 터그 놀이의 포인트래.

아빠랑 터그 놀이를 할 때보다 엄마랑 터그 놀이를 할 때가 더 신나는 이유가 그런 건가 봐.

아빠는 연기력이 부족하거든....


로프로 엮은 장난감 다음으로 내가 좋아하는 건, 바로 ‘탱탱!- 데구르르르르’ 동그란 공이야.

엄마 아빠 집에 처음 왔을 때부터 공처럼 생긴 인형을 옆에 끼고 살 정도였거든.

사실 그때는 공놀이가 뭔지도 몰랐어. 그냥 잘근잘근 씹어먹는 완전 아가였거든.


물론 지금은 완벽하게, 제대로 된 공놀이를 하는...

좀 놀 줄 아는 청년이 되었어.

엄마가 공을 던져주면서 “가져와!” 하면 나는 번개처럼 달려가 공을 물어오지.

그리고 나서 엄마의 손에 착! 하고 공을 올려놓으면, 폭풍 칭찬은 기본이고, 보상으로 맛있는 간식을 득템 할 때도 있어.

이게 바로 꿩 먹고 알 먹는다는 거 아닐까?

오늘은 어떤 장난감이 날 기다리고 있을까?

아니..., 엄마가 어떤 장난감을 던져주려나?

두근두근두근. 두구두구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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