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링왁스 프로젝트를 끝내고
텀블벅 크라우드 펀딩이 마무리되고, 모든 선물이 순차 발송을 끝냈다. 긴 호흡으로 이어진 작업을 떠나보내고 나니 마음 한쪽이 조용히 느긋해진다. 이번 실링왁스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손으로 만드는 과정이 중심에 있었다. 자연스럽게 아날로그 감성을 따라가며 작업하게 되었고, 그 감성이 작업 전체의 노선을 결정해 준 셈이다. 나는 손으로 만지고 다듬는 과정에서 더 큰 에너지를 받는 편이라, 이 프로젝트는 오래 기억될 것 같다.
무엇보다 후원자들과 함께 만들어 간 소규모 프로젝트였다는 점이 마음에 깊이 남는다. 규모는 작았지만, 그만큼 집중도 높고 섬세한 대화가 오가는 구조였다. 서포터들이 조용히 보내준 신뢰 덕분에 작업의 온도가 더욱 따뜻해졌다. 오래된 감성이 가진 힘은 언제나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지만, 시간이 흘러도 묵묵하게 자리를 지키는 쪽이라고 생각한다.
포장을 하면서, 스탬프 하나, 패키지 한 장까지 손으로 만지며 받는 분에게 이 마음이 닿으면 좋겠다고 되뇌는 시간이 반복되었다. 손편지와 함께 놓이면 좋을 작은 아이템도 따로 담아두었는데, 후원자들의 테이블 위에서도 이 감성이 오래 머물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프로젝트를 지나고 나서 다시 확인한 사실이 있다. 규모가 작아도, 진심이 담긴 창작물은 결국 사람에게 정확하게 도착한다는 점이다. 아날로그 감성이라는 말이 추상적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이런 순간들을 보면 그 감성의 힘이 얼마나 단단한지 새삼 느껴진다.
아날로그의 온기를 사랑하는 후원자 여러분, 함께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의 자리에서도 이 감성이 오랫동안 머물며 일상을 단단하게 밝혀주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