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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니쌤 Oct 07. 2024

나는 '청각'에 예민한 사람

고요함을 깨뜨려버린 고속버스 안에서,

나는 어릴 때부터 '자기계발서'를 좋아했다. 학생 때는 '공부법'에 관한 책을 참 많이 읽었다. 책을 읽을 시간에 공부를 했더라면... 다른 삶을 살고 있을까?

어른이 되어서도 나의 자기계발서 사랑은 여전했다. 책을 읽고, 자극을 받아 실천에 옮기고. 그 실천이 작심삼일에 그치고,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좌절하고... 어느 순간, 자기계발서를 읽을 때마다 '혼이 나는'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한동안 자기계발서를 멀리했다.

그러던 중, 최근에 좋은 기회로 김현두 작가님의 [자기계발 불변의 법칙]을 만나게 되었다. 나중에 서평을 쓰겠지만, 기존의 자기계발서와는 다른 느낌이라 자꾸만 책에 손이 간다. 이 책에서 읽은 방법을 실천하고자 써보는 글이다.


차분한 감정 관리와 생각 정리에 도움을 주는 '관조 글쓰기'

나의 생각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며 글을 써내려가는 방법이다.

1) 종이와 펜을 꺼낸다.

2) 자신의 감정, 생각을 있는 그대로 작성한다. (솔직하게)

3) 종이에 적힌 감정, 생각 (What)에 질문 (Why) 을 던져본다. (차분하게)

ㄴ 왜 그런 감정이 올라왔는지, 왜 그런 생각이 들었는지

4) 스스로에게 해결책 (How) 을 제시해본다.

[ What - Why - How ]


스쳐지나가는 생각들은 최근에서야 기록을 통해 붙잡고 있는 중이지만, 감정에 대해서는 아직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고 있다.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위 내용을 읽었다. 그리고 늦은 저녁 시간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 안은 어두웠고, 고요했다. 쌀쌀한 날씨에 복잡한 서울에서 하루종일 일정을 소화하느라 지쳐있던터라 1시간 30분 남짓, 눈을 붙여야겠다고 생각했다. 눈을 감고 잠에 들랑말랑한 말랑말랑한 찰나에 갑자기 불쾌함이 치밀어 올랐다. 아마 평소 같았으면 단번에 짜증이 드러났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은 차분한 감정 관리와 생각 정리에 도움을 주는 '관조 글쓰기'를 알게 되었으니, 실천에 옮겨보았다. 어두운 버스 안에서 글을 쓸 순 없으니, 머릿 속에 남겨둔 글 조각들을 이렇게 남겨본다.


What : 짜증과 불쾌함이 훅 다가왔다.

Why :

- 고요한 버스 안, 옆자리 여자 둘이 대화를 나눈다.

- 그 여자 둘은 버스 출발 직전에 허겁지겁 뛰어서 버스에 올라탔다.

- 탈 때부터 요란스러웠다. 하필이면 내 옆자리였다.

- 출발 직후 한참을 거친 숨을 몰아쉬고, 뭐가 그리 재미있는지 히히덕거렸다.

- 그 때는 나도 정신이 말짱했으니, '그냥 그런가보다' 했다.

- 그런데 막 잠에 빠지려는 순간, 갑자기 대화를 나누는 소리에 잠이 달아나버렸다.

- 소근소근이 아니였다. 그냥 대화를 했다.

- 나라면, 그 조용한 버스에서 사적인 이야기를 그렇게 크게 하지 않을텐데...

- 나는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지 않고, 듣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자꾸만 들렸다.

- 한 명은 그나마 목소리 톤이 낮았는데, 다른 한 명의 목소리 톤이 높아 자꾸만 내 귓청을 때렸다.

- 알아차렸다. 나는 '청각'에 예민한 사람인가보다.

- 일을 할 때에도 특히 시끄럽고 소란스러운 소리를 견디기 힘들어했다.

(그래서 에어팟을 끼고 일하는 사람들을 이해한다. 왜냐하면 주변의 소리들 때문에 업무에 집중이 안된다...)

- 나는 그냥 조용히 '에어팟'을 꼈다. 핸드폰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아 노래를 재생할 수도 없었다. 에어팟은 그저 노이즈캔슬링으로... 이어플러그 역할만 했다.

How : 나중에라도 또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나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불쾌한 일을 또 겪고 싶지 않지만, 분명 또 겪게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어플러그를 하나 장만해야겠다... 가만 생각해보니, 서울에 올라가는 기차 안에서도 옆 자리 할아버지가 스피커 폰으로 통화를 하는 바람에 매우 불쾌했었다!


아, 내가 키보드 두드리는 소리가 큰 편인데... 내일부터는 나도 그 부분을 신경써야겠다! 

내가 가진 키보드는 청축인데... 적축 키보드를 하나 장만해야하려나...


결국 사고 싶은 물건 리스트가 2개나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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