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부: 문화와 지표 확인하기
지난 안내서 1편에서 스타트업 선택에 가장 핵심이라고 생각하는 기준 3가지를 알아봤다.
그럼 이제 우리가 그런 회사들에 지원하고, 1차 혹은 2차 면접을 앞둔 상황이라고 생각해 보자. 아니면 모두 합격해서 이제 입사를 할지 말지 결정해야 하는 순간이라고 가정해 보도록 하자.
분명 복잡 미묘한 감정이 들 것이다.
이 회사 이대로 입사해도 될까?
그런 의구심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므로 가능한 수단을 모두 동원해서 알아보고 가야 한다는 점을 말해주고 싶다.
이는 분명 가볍게 볼 의사결정이 아니다.
조직문화를 경시하는 사람이 많은데, 조직문화는 정말 중요하다. 문화가 맞지 않는데 입사하겠다는 말은 지금부터 회사생활에 셀프 디버프를 걸고 시작하겠습니다 라는 말과 동일하다. 단순히 가면 쓰고 버틸 수준이 아니다.
어떤 조직에 강한 조직문화가 있다면 그 조직문화에 맞는 사람들이 모여있거나 맞는 과정에 있는 사람들까지 존재한다는 뜻이다.
가령 어떤 의사결정을 함에 있어 나만 기준에 동의하지 못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함에 있어 혼자만 다른 용어를 쓴다면 나를 포함한 모두에게 매 순간순간이 고통일 것이다. 이는 한두 번 참아서 끝날 문제가 아니라 회사 생활 내내 적용된다.
코어 밸류는 그 조직의 지향점을 몇몇 단어나 문장으로 함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핵심 가치라고도 부른다. 보통 이런 밸류들은 명문화되어 모든 조직원들에게 공표되고 강령처럼 군림한다. 그렇게 행동하기를 반 강요받고, 이에 맞게 행동한 사람들은 좋은 평가와 보상을 받는다.
즉, 그 회사의 사용 설명서와 같다고 할 수 있겠다. 뭔가 모호하다 싶으면 코어 벨류를 떠올리면 쉽다. 의사결정을 할 때에도 코어벨류에 맞다면 반은 맞은 거다.
예를 들어보자. HJ라는 회사에 다음과 같은 코어벨류가 있다.
1. "고객 중심"
2. "빠른 실행"
그렇다면 HJ라는 회사는 대부분의 사업적 의사결정에 있어 위의 두 가지 기준을 적용할 것이다. 막대한 매출이 예상돼도 고객이 빠져나가거나 사용자경험을 해칠 것 같다면 "고객 중심" 원칙에 따라 재고할 것이다. 여러 액션들 중 갈팡질팡하고 있다면 의사결정권자는 "고객 중심"원칙에 따라 고객에 가장 이득을 볼 수 있는 선택지를 "빠른 실행" 원칙에 따라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고 실행할 것이다.
코어벨류는 보통 채용 사이트에서 제일 강조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꼭 읽어보자.
보통 사내 문화는 코어벨류의 확장인 경우가 많다. 마치 헌법 위에 법률이 생기고 법 주변에 상식이 생기듯 "의례 그러하다"는 식의 법칙들이 생겨난다. 문화는 사측이 만들어서 전파하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아래부터 형성되기도 한다.
서로서로 친하게 지나는 것을 바라는 조직도 있고, 그 반대를 추구하는 조직도 있다. 문제를 깊게 파고드는 것을 바라는 조직도 있고, 얕고 빠르게 지나가길 바라는 조직도 있다. 장단이 있다기보다 추구하는 가치가 다른 것. 그만큼 문화가 다르면 회사 생활 전반을 너머 업무상 의사결정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에 이 또한 맞지 않으면 적응하는데 쉽지 않다.
내가 겪었던 문화 중 하나를 소개하면, 이 회사는 직무와 직급에 관계없는 소통을 매우 중요시 여겨서 점심시간마다 절대 혼자 밥 먹게 두지 않았다. 그리고 랜덤으로 밥 먹을 사람을 지정하는 날을 둬서 다른 직무인 사람과 식사를 하게 했다. 나는 꽤나 신선하고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왜 밥도 내 맘대로 못 먹게 하냐고 볼멘소리를 하는 동료들도 있었으니까.
이런 게 사내문화다. 분위기는 마치 물살과 같아서 흐르는 방향과 힘이 존재한다. 이에 반하는 개체는 매우 큰 저항을 실시간으로 받게 되고, 잘 맞는 개체는 물살을 타고 더욱 탄력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엔지니어라면 당연히 개발문화에 눈길이 가는 게 맞다.
사실 개발문화까지 챙기기에는 스타트업이 부족한 게 한둘이 아닐 텐데, 그래도 이를 중요시 여기고 발전시키려고 노력하는 조직이라면 충분히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나는 우선 회사의 개발블로그를 찾는다. CTO나 기술챕터 인터뷰 또한 꼼꼼하게 읽어본다. 그 외의 모든 정보는 면접 때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통해 이 조직의 개발문화와 이에 대한 열망을 어느 정도 파악해 보는 편이다.
- 엔지니어 조직의 대화 방식 (챕터 위클리, 페어 프로그래밍, 주기적으로 같이 점심 먹기 등)
- 엔지니어 조직만을 위한 시스템 (엔지니어 데이, 테크톡, 해커톤, 개발 블로그 등)
- 조직이 기술 부채를 생각하는 방식 (방치한다, 해결할 때까지 딥다이브, 주기적으로 해결 등)
- 기술부채를 위한 시스템 (기술부채 데이, 문제해결 슬랙채널 등)
- 회사가 R&D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개발팀에 대한 투자, 개발 도구와 장비 구매, 서적 구매 등)
-...
나는 이전 직장에서 테크 블로그를 운영하자고 주장했다가 다들 꺼려하는 분위기에 설득에 실패했던 적이 있다. 개발 문화도 하나의 문화이고 분위기이다. 마치 법을 선포하듯 뚝딱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명문화된 규칙도 성숙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듯 개발 문화 또한 말로만 하는 게 아닌 실제로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인식하고 있는 문화인지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런 정보들은 어떻게 확인하는가. 사실 속이기 가장 쉽기도 하고 말만 잘하면 다 속일 수 있는 부분이라 질문으로는 부족하긴 하다. 그래도 깊게 질문하고, 사례를 요구하면서 질문하자. 전혀 무례한 게 아니다. 어떤 문화에 대해 궁금하다면 그 문화를 구체적으로 물어보고 그런 사례가 있으면 말씀해 주실 수 있는지 정중하게 요청하자.
그런 질문을 하기 위해 나는 면접 전에 우선 인터넷으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모조리 얻는다. 잡플래닛이나 블라인드 리뷰를 보고, 누가 봐도 찬양하는 글이나 누가 봐도 까내리는 글보다는 어느 정도 진심을 담해 쓴 리뷰들을 확인한다. 이곳에 어떤 문화가 있고, 일하는 방식은 어떻게 되는지. 마음에 걸리는 리뷰들이 있다면 그 부분을 질문으로 만들어가면 좋다.
나는 꼭 가고 싶은 기업이 있거나 어느 정도 전형이 진행된 기업의 경우 혁신의 숲에서 그 기업 정보를 확인한다.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모아서 보여주기 때문에 아주 유용하다. 그중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표는 다음과 같다.
어떤 회사의 회계정보는 누구나 볼 수 있는 정보다. 공시에 대한 기준은 모르겠지만 2024년 현재 2022년까지의 정보만 볼 수 있다. 스타트업에서 1년은 생각보다 엄청난 변화들이 일어나는 기간이기 때문에 거의 2년 전 데이터밖에 못 보는 건 치명적이다. 뭐 추가적인 정보는 면접에 가서 물어보자.
- 작년 매출은 얼마인지
- 그 매출을 내는데 쓴 돈은 얼마인지
- 그래서 순수익이 얼마나 되는지
- 매출 대비 벌어들이는 돈의 비율은 어떤지
- 현재 현금은 얼마나 남았는지
- 현재 투자 라운드는 어느 정도이며 투자금은 얼마나 받았는지
- 남은 런웨이는 몇 달 정도인지
예를 들어 모 회사의 재무정보를 한번 확인해 보자.
위 예시를 보면 매출은 늘고 있다. 다만 순이익은 엄청난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자본이 줄어드는 게 보인다. 그래도 2022년을 기준으로 본다면 나는 입사하는 게 괜찮다고 본다. 최소 1~2년은 버틸 수 있는 현금이 있고, 중간에 투자를 유치한다면 그 기한이 더 늘어난다. 무엇보다도 스타트업이라는 점과 매출이 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투자정보도 볼 수 있는데 총 투자 금액과 라운드, 투자사 정도만 보면 된다. 투자자들은 그 누구보다도 면밀히 회사를 평가하고 투자금을 산정한다. 특히 메이저 VC(venture capital)이 투자한 스타트업은 신뢰도가 더 높다. 예를 들면 배달의 민족이나 토스 등에 투자해서 유명해진 알토스밴쳐스 정도가 있겠다.
물론 회사의 돈정보가 모든 상황을 대변하는 건 아니다. C, D 투자 라운드를 돌면서도 아직 수익을 내지 못하고 투자금만 까먹고 있는 기업도 있고 투자 하나 없이 탄탄하게 수익을 내며 성장하는 기업도 있다. 잘 모르겠다면 매출을 꾸준히 우상향 해서 내고 있는지만이라도 확인해 보자.
회사의 재무 안정성은 고용과 너무나도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꼭 확인해야 한다.
재무정보만큼 중요한 정보가 인사정보다. 입퇴사자의 숫자는 어쩌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할지 모른다.
아래 그래프는 내가 자주 쓰는 음식 배달 서비스의 입퇴사자 그래프다.
2022년부터 지금까지 1년 반동안 임직원수가 가파르게 상승한다. 회사가 성장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매출만큼 중요한 게 조직의 구성원 수니까. 하지만 조금 의아한 것은 들어오는 사람과 나가는 사람의 비율이다. 들어오는 사람보다 나가는 사람이 많은 달도 있고, 두 배인 달도 있다.
스타트업에서 통용되는 말이 하나 있는데, "상승하는 로켓에서는 뛰어내리지 않는다"이다. 그럼에도 왜 이렇게 퇴사자가 많을까? 이건 매우 이상하게 보인다. 일에 비해 보상이 적거나, 임원 혹은 매니저급이 하나같이 이상하다던가, 미래가 안 보인다던가. 조직원들이 느꼈을 때 하자가 보이니까 나가는 게 아닐까? 아니면 혹독한 레이저바를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아예 극단적인 케이스들도 있다. 예를 들어 아래 회사의 그래프를 보자.
2023년 8월에는 갑자기 8명이 퇴사했다. 그리고 반년이 지난 2024년 3월(4월?) 에는 15명의 인원이 퇴사했다. 이는 회사 사정이 좋지 않아 희망퇴직을 받았거나 권고사직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전체 인원수의 1/3에 육박하는 인원이 한꺼번에 퇴사했다면 어떤 이벤트든 엄청 좋지 않은 이벤트가 났을 가능성이 높으니까.
내가 가려는 회사의 입퇴사자 정보에 이런 의문점들이 보인다면 주저하지 말고 면접 때 물어보자. 해당 회사의 구성원에게 커피챗을 요청할 수도 있다.
시장의 특질과 규모도 꼭 확인해야 할 요소 중 하나다. 흔히 몇조 원짜리 시장이다. 이 시장은 몇천억 자리다라고 현실감 없는 숫자를 이야기하는 뉴스를 접한 적 있을 것이다. 나도 사실 와닿진 않는다. 간단히 말하면 그 말은 그만큼 거래가 오가고, 우리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파이를 말한다.
그렇다면 시장의 특질이라 함은 무엇을 말하는가. 고객 그 자체에 집중하고, 프로덕트의 본질을 생각해 보면 그 시장에서 발생하는 거래들을 어렴풋이 추측해 볼 수 있다. 가령 다음과 같은 질문이다.
- 어떤 고객들이 주로 구매를 하는가?
- 남성인가, 50대인가, 외국인인가.
- 블루칼라인가 화이트칼라인가
- 어떤 상황에 많은 거래가 발생하는가?
- 한번 구매하면 얼마나 비싼 금액을 지불하는가?
- 구매 주기는 어떤가?
이런 질문은 프로덕트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응당 알아야 하는 정보라고 생각하고, 회사를 선택하는데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 좋은 점이라면 면접관에게 프로덕트에 대한 애정의 측면에서 좋은 점수 또한 줄 수 있다.
여담으로, 내가 담당했던 서비스 중 하나는 주요 고객층이 30대 이상 남성들이었다. 그래서 커뮤니티 분위기가 꽤 올드했다. 그 감성을 잘 모르니 조금 트렌디한 UI라도 도입하려고 하면 지표가 안 나와서 당황하고 다시 롤백했던 기억이 난다.
회사의 시장에서의 지위는 어떤가. 같은 맥락에서 경쟁자는 또 어떤가. 지표를 보고 아래의 정보를 얻어보자.
- 시장에서 지배적 지위에 있는가?
- 곧 1등을 따라가는 2등인가?
- 파이는 적지만 특정 분야에서는 독보적인가?
- 어중간하지만 점유율을 점점 높여가며 성장 중인가?
아래 사진을 보자. 초록색 회사는 제일 규모가 작지만 무섭게 성장 중인 회사다. 파란색 회사는 이미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가지고 있는 공룡이다. 매우 위험해 보이지만 초록색 회사에는 파란색과 노란색 회사엔 없는 독특한 비즈니스 모델이 있고, 이를 바탕으로 야금야금 파이를 늘려나가는 중이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사실은, 초록색 회사가 빼앗아올 수 있는 파이가 어마무시하게 많다는 점이다. 1등과 2등이 가지고 있지 않은 점을 기반으로 성장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다면, 초록색 회사와 함께할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다.
개인 성향에 따라서 1등 기업을 선호할 수도 있고, 2등 기업을 선호할 수도 있다. 아예 특정 분야에서는 독보적 지위를 점유하며 이를 바탕으로 점차 다른 파이를 먹기 위해 수평적 확장을 하는 회사를 선호하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이 부분을 꼭 체크하면 좋다.
멈춰있는가, 성장 중인가, 하락 중인가
이는 위에서 제시한 지표를 통해 통해 어느 정도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지표는 지표고, 이들의 노력을 들어보지 않을 수 없다. 그 이야기를 통해 만약 성장 중이라면 거기에 올라타면 될 일이고, 하락 중이라면 내가 기여해서 성과로 만들 수 있는 일들이 많을 수 있다는 뜻이다.
성장에는 수평적 성장과 수직적 성장이 있다. 나는 이 두 가지를 중점적으로 물어본다.
- 회사가 집중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은 뭐죠?
- 이 회사의 캐시카우는 뭐예요?
- 현재의 매출을 견인하고 있는 그 서비스를 더 발전시키는 노력을 하고 있나요?
- 그 서비스 말고 다른 걸 준비하고 있다면 소개해주실 수 있어요?
나는 아무것도 안 하는 회사보다는 뭐라도 해서 성장을 하든 돌파구를 찾든 하는 곳에 가고 싶다. 그래서 성장을 위한 노력들을 물어본다. 현재의 강점을 더 날카롭게 다듬는 수직적 성장, 다른 먹거리를 찾기 위한 노력인 수평적 성장. 구제적으로 물어볼수록 내가 원하는 답에 가까운 대답들이 나온다.
너무 속물적으로만 바라보진 말자. 누군가에겐 단순히 보상만으로도 회사를 옮기는 목적이 될 만큼 중요한 요소니까. 심지어 스타트업에서 연봉은 그 사람의 전투력이라고 부를 만큼 나의 가치를 숫자로 옮길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표 중 하나다.
물론 개개인의 연봉은 극비사항이다. 회사에서도 절대 말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인사상 불이익을 받기도 할 정도니까. 하지만 잡플래닛이나 블라인드에서는 이 정보를 익명으로 받아서 통계를 보여준다.
이 회사에서 어떤 직군의 몇 년 차가 얼마를 받는지를 대강 보이니까, 여기에 현금성 복지를 적당히 더해서 오차범위는 크지만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복지는 연봉과 비슷한 개념으로 회사가 제공하는 보상 중 하나다. 간식이나 자율 출퇴근 같은 없으면 서운한 복지들도 있지만 주 35시간 근무나 재택근무 같은 여유 있는 회사들만 가지고 있는 복지도 있다. 회사 규모에 따라 복지포인트를 지원해주기도 한다. 원천징수 영수증에 찍혀서 나오는 복지라서 이를 현금성 복지라고도 부른다.
회사 도메인에 따라 달라지는 복지도 있다. 내 전 회사는 차량판매 플랫폼 기업이었는데, 차량을 출고하면 차량지원금을 매달 지원해 주고 면허를 따러 가면 휴가를 줬다. 자사몰을 가지고 있으면 그 몰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를 팍팍 지원해주기도 한다.
복지는 0 to 1을 하는 회사보다 10 to 100을 하는 회사에서 더 좋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아무래도 초반에는 돈도 없고 프로덕트가 잘될지 안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복지에 투자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일 수 있으니 그런 것 같다.
한번 입사한 회사는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입사를 위해 내가 들인 매몰비용과 다른 곳들을 포기한 기회비용 때문에 내 커리어는 물론 인생마저도 좀먹으면서 디버프 걸린 라이프를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너무 좋지만 어쩔 수 없이 나와야 하는 경우도 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회사가 문을 닫거나 구조조정으로 나와야 하는 경우가 스타트업에선 정말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내 짧은 이력에만 벌써 두 번이나 회사가 폐업해서 퇴사하고, 구조조정으로도 한번 퇴사했다.
생각보다 봐야 할 정보가 많다. 그래서 나는 한 2차 면접을 앞둘 무렵에 이런 정보들을 확인한다. 잡플래닛이나 블라인드 리뷰도 이때 뒤져본다. 뭐 이 긴 글의 결론은, 얻을 수 있는 정보는 최대한 얻어서 이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결정하자. 지금 들이는 노력이 입사하고 나서 겪을 스트레스와 노력에 비하면 아주 작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