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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선우작가 Oct 20. 2024

찬란한 인생 1

내 인생에 가장 찬란했던 여정

* 이 글은 1편과 2편으로 나뉘어집니다. 


내 인생에 가장 찬란했던 순간이라 한다면, 난 단연 '미국 생활'을 말하고 싶다. 어학 연수와 함께 인턴을 하기 위해 갔던 약 1년 6개월의 미국 생활이었다.


나의 미국 생활은 크게 3개의 지역으로 나뉜다. 첫 도시로 시카고에서 6개월, 다음으로 캘리포니아 주 레드우드 시티/팔로알토(샌프란시스코에서 기차로 약 1시간 거리)에서 6개월, 마지막으로 뉴욕에서 6개월이다. 너무나도 운이 좋게 3개의 다른 도시를 경험할 수 있었다.


난생 처음으로 장시간의 비행기를 타고 가는 미국이라 당시엔 비행기의 시세도 잘 몰랐었다. 교육부 주관 프로그램에 합격하여 갈 수 있었던 미국이었고, 왕복 항공권 비용도 지원해주었다. 당시 약 200만원 이내의 발권비용을 지원해준 걸로 기억하는데 이에 전혀 문외한이었던 나는 이 비용이 편도 비용밖에 되는 것 아닌지 의구심이 들어 기관 측에 아주 당당하게?! 문의했었다. 당시 함께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A형이 나의 문의사항을 웹사이트에서 확인했었고 '별 이상한 사람 다 본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아직까지도 이에 대해서 A형은 나에게 "촌놈이 참 용됐어?" 라며 놀려대곤 한다.  


그런 촌놈의 첫 미국 생활이 시카고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사실 시카고로 출발 하기 전에, 나는 먼저 생활할 집을 스스로 구해야 했다. 비행기 발권하는 것부터 삐걱했던 촌놈이 살아야 할 집까지 구하려고 하니 참.. 산 넘어 산을 넘는 기분이었다. 이를 어찌해야 하나 싶을 때, 마침 함께 시카고로 출발하는 6명의 맴버 중 B형은 첫 집으로 홈스테이로 들어가게 되었다고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나 역시도 모든 것을 혼자서 미국에서 감당하자니 조금 두렵기도 했고, B형의 홈스테이 아이디어가 너무 좋아 서로 비용도 절약할 겸 함께 룸메이트로 거주할 수 있는지 제안했다. B형도, 홈스테이 부모님도 너무나 흔쾌히 승락을 해주었고 덕분에 의지할 사람이 한 명 생기며 시카고로 무사히 출발할 수 있었다.




드디어 도착한 나의 첫 미국의 도시, 시카고에 도착하였고 그 첫 인상은 ‘바람이 참 많이 분다’였다. 바람의 도시라고 불릴만큼 그 정도는 대단했고 정상적인 나의 셀카 사진을 건지기가 쉽지 않았다. 당시 4월이었는데도 눈까지 내리기도 했으니 날씨가 참 다사다난했다. 이 때 배우게 된 영단어, Fluctuate ((날씨의) 변동이 심하다) 는 지금까지도 기억하고 있는 단어이다. 다사다난한 날씨는 금방 적응이 되었고 시카고의 라이프에 매력을 느끼고 어학연수 생활도 얼추 적응이 될 때쯤 내겐 나름대로 힘들었던 시기와 함께 뿌듯함을 안겨주었던 시기가 있었다. 어학연수 기간 마지막 수업으로 비즈니스 수업을 듣던 때였다.


이 수업은 영어실력이 가장 좋은 사람들만 모여있는 수업이었고 나도 연수 초기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 최종단계까지 올 수 있었다. 하지만 역시나 최종보스? 단계 답게 함께 듣는 수강생들의 영어 실력은 정말 대단했고 대부분이 유럽인들이 많이 수강했다. 그들의 구사능력은 역시 범잡을 수 없었고 다른 아시아인들이 쭈뼛쭈뼛할 때쯤 적극적으로 의견을 말하는 그들이었다. 그들 앞에 나는 많이 주눅들 수 밖에 없었다.


한 번은, 1:1 짝꿍이 배정되어 배운 내용을 상대에게 설명하는 시간이 주어졌는데, 하필 제일 피하고 싶었던 스페인 여학생과 배정이 되어 난감했었다. 설상가상으로, 전달해줘야 할 내용이 전혀 이해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비교되는 영어실력으로 말을 해야하다보니 얼굴에 식은땀이 줄줄 흘러내리며 수치심을 느꼈던 순간이었다. 그런 나를 선생님이 알아보시고 내게 다가와 차분히 설명해주셨고, 너무 고맙게도 상대 여학생도 괜찮다고 이해해주며 나를 잘 도와주었다. 하지만 이 수치심의 기억이 내 머릿 속을 떠나가지 않았고, 나는 고심 끝에 선생님께 개인적으로 찾아가 아무래도 보다 낮은 레벨의 수업으로 변경해야 할 것 같다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오히려 선생님은 나의 가능성을 보고 잡아주셨고 나는 선생님께 설득당해 현재 클래스를 계속 유지하게 되었다. 그 결과, 나에게 굉장한 뿌듯함을 안겨주었다. 모든 수업이 마무리될 때, 선생님께서 내게 말하길, "수업을 변경하고 싶을 만큼 힘들어했던 네가, 언젠가 수업 전체를 리드하며 수강생들의 의견을 모으는 때가 있었다. 그때에 참 놀라웠다!" 라고 극찬해주셨다. 나의 가능성을 끝까지 믿고 기다려준 선생님께 참 감사함을 느꼈고, 다시 한번 교육전공자로서 선생님의 역할과 자질에 대해서 진정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지금에서 느끼는 시카고는 내겐 제 2의 고향과 같다. 6개월 간의 어학연수와 홈스테이 생활을 경험하면서 각양각색의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모든 것에 새로웠던 나는 두려움과 설레임이 함께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추억을 쌓을 수 있었다. 그 6개월 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어학연수 기관에서 알게 된 모든 지인들을 불러모아 나와 B형이 함께 살던 홈스테이 집에서 *Potluck & 바베큐 파티를 하며 시카고에서의 모든 추억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Potluck : 여러 사람들이 각자 음식을 조금씩 가져 와서 나눠 먹는 미국식 식사 문화


* 찬란한 인생 2편으로 이어집니다. 
https://brunch.co.kr/@seonwoowriter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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