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바쁜 걸까, 바쁜 척하는 걸까
나는 정말 바쁜 걸까, 바쁜 척하는 걸까
최근 한 두 달 동안 정말 바빴다(?) 월화수목금금금 약속도 일절 잡지도 않고 있던 약속도 취소를 해가며 일을 했던 거 같다
그런데 뒤돌아서 보니 나에게 남은 것은 '넌 너무 바빠'라는 지인의 말과 뭔가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
그래서 생각해봤다, 난 정말 바빴던 걸까
생각해보면 6월과 비교해봤을 때 일이 더 많았던 것도 아니다. 단지 더 많아진 것은 '습관적인 미루기'였다.
일이 너무 하기 싫어서 집중이 되지 않았고 그 결과 하루면 하던 일들도 시간이 더 걸리게 되었다. 단순히 며칠 동안 있었던 일이면 '뭐 그럴 수 있지'라고 생각했겠지만 거의 습관적으로 매번 반복되는 미루기가 이어지자 더 이상은 감당하기가 힘들었다
밤을 새워서 겨우 마감기한을 맞추고 있었고, 주말까지 일을 하면서 위태위태하고 일을 하고 있는 나를 보자니 '내가 이러려고 프리랜서가 되겠다고 한 건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나는 왜 일을 미루고 있을까? 단순히 핸드폰을 자꾸 만지고 SNS를 하는 게 문제인 걸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이런 고민을 말하니 친구가 나에게 말했다
'네가 그 일을 하기 전에도 원래 그렇게 집중 못하던 사람이야? 전에도 일할 때 핸드폰을 그렇게 만졌었어?’
'아니 그러진 않았어'
'그래, 난 너랑 같이 있는 시간에도 네가 핸드폰을 자꾸 만진다는 생각한 적이 없어. 그냥 네가 그 일을 하기 싫은 건 아닐까?'
생각해보니 겉으로 보이는 문제점이 무엇인지만 생각했지 나의 내면의 소리를 들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의 머릿속에서는 '해야만 해!', '견뎌야 해!', '실망시킬 수 없어!' 이런 말들을 나에게 내뱉으며 정작 일에 대한 나의 마음은 어떠한지 보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 단계 더 내면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나는 지금 하는 '영상 편집'이 하기 싫다, 그럼 처음부터 하기 싫었나?
- 아니
*그럼 그때는 했는데 지금은 하기 싫은 이유는 뭐야?
- 지금 하고 있는 일로는 나의 성장이 기대되지 않아
그렇다, 내가 스타벅스에서 그만둘 때도 같은 이유였다.
지금 주어진 일을 정말 열심히 해도 반복되는 일의 연속, 즉 숙련도가 올라갈 뿐이지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영상 편집 일을 처음 시작할 때는 처음 배우는 것들이니 더 찾아보고 열심히 했지만 어느 정도 실력이 쌓이고 나니 또 다른 성장 자극이 필요했던 것이다.
누군가는 이해할 수 없을 수도 있겠지만, 어떤 일을 할 때 내가 성장할 수 있는지 없는지는 나에게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지금껏 해오던 것처럼 익숙하게 영상들을 쳐내며 살 수도 있지만, 내가 발전할 수 있는지가 보이지 않을 때 나는 지속하기가 매우 어려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결국 내가 바쁘다는 것은 그저 눈앞에 있는 일들을 해치우기 바빴던 것이지, 나의 성장을 위한 일이 아닌 것이다. 영양가 없는 바쁨에 속아 정작 중요한 일을 해내지 못하고 있진 않은가?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