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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머즈 Mar 14. 2024

아뇨, 일은 즐거운 겁니다

일 중독이 아니라 진짜 미치도록 잼있습니다

되고 싶으니까 하는 거야

“할 수 있냐 없냐가 아니라 되고 싶으니까 하는 거야. 내가 된다고 정했으니 죽더라도 상관없어” 
만화 원피스의 주인공 루피가 하는 얘기다.


해적왕이 되겠다며 망망대해로 모험을 떠나는 주인공에겐 항해술도, 배도, 동료도 없다. 그저 최초의 롤모델이 남겨 준 밀짚모자만 쓰고 있다. 에피소드마다 갖가지 난관이 펼쳐지고, 모험 중에 많은 우여곡절을 겪고, 그때마다 등장하는 인물들과 함께 결을 맞춰가며, 주문같이 되뇌는 “나의 동료가 되어라!”라는 말로 한 명 한 명 동료로 삼아간다.

‘네가 해적왕이 된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라, 뭐 저런 녀석이 있어?’ 식의 반응을 보이던 등장인물들은 한 명 한 명 결과 생각을 맞춰가며 서로의 세계관을 공유하고 확장해 간다. 그렇게 미션과 비전을 함께 꿈꾸고 펼치며 만들어 가는 세계관은 현실에서 바라는 이상적인 팀의 모습과 꼭 닮은 면이 있다.


우리가 브랜드를 만들어 사업을 해 나가는 것도 이런 항해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
아무도 없이 끝없는 바다 앞에 서서 출항을 앞두고 있는가?
혹은 출항을 하긴 했으나 속력을 내고 있지 못하는가? 


지금 당장에는 바다 위 길이 보이지 않을 수는 있다. 항해술이 없고, 지도를 볼 줄도 모르며, 배를 잘 띄우기 위한 세세한 기술들은 영원히 배우지 못할 수도 있다. 배워서 알게 된다고 해도 리더의 역할이 아닐 수도 있다. 리더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저 멀리 떠 있는, 늘 반짝이는 북극성 같은 미션을 향해 끊임없는 시련을 헤치고 출렁이며 나아갈 때 가장 앞에 서서 바람을 가르는 것이다. 그래야 제대로 나아갈 수 있고, 각 파트 별 역할을 맡은 이들이 안심하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자신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으니까. 리더는 모든 것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니라, 모든 이를 한 곳을 향해 나아가게 만드는 사람이니까.






그래, 그건 리더의 몫이지


비단 리더뿐 아니라, ‘내 사업의 본질’을 정확히 아는 것과 내가 써왔고, 앞으로 써 나가게 될 ‘이야기의 맥락’은 모두에게 중요하다. 중심을 잡는 것은 미션, 비전을 시작으로 핵심가치, 행동원칙, 인재상 등으로 파생되어 브랜드의 전면부터 디테일에 이르기까지 모두.. 드러나게 되어 있다. 즉, 고객에게도 보이거나 느껴진 다는 것이다. 그러니, 고객 접점이 있는 팀원부터 잘 드러나지 않는 서포트 조직까지도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은 보편적 의미의 브랜딩에도, 내부의 브랜딩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그리고 바로 이게 브랜드 애티튜드가 되는 거다.




일은 즐거운 거야


얼마 전 내부 스터디를 하다가 마케팅 파트에서 글을 쓰는 크루가 일에 대한 솔직한 피드백을 주었다.


"취미 정도로 할 때는 잼있었는데, 양이 늘고, 마감이 있는 일이 되고 보니 너무 피곤하다"는 요지의 말이었다. 나는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

"아뇨, 일은 즐거운 겁니다."


우리가 사회로부터 떨어진 채 자연인 모드로 살아갈 것이 아니라면 꼭 필요한 것이 "어느 정도의 경제 활동"이다. 당장에 세금도 내야 하고, 내가 누리고 싶은 모든 것에 대한 지불은 필수적이니까. 그런데 이렇게 나의 재능을 펼쳐 대가를 받는 것 자체가 인간의 기본 욕구 중 하나인 인정의 욕구를 충족하는 단계이기도 하다. 그러니 즐거운 것이고 즐거워야만 하는 것이 당연하다. 바로 그 이유로, 우리가 누군가에게 대가를 받고 일을 할 때는 그것이 아주 사소한 일이라 하더라도 “프로”라는 인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진 능력 안에서 최대한의 역량을 발휘해 성과를 내는 것이 진정한 프로의 자세다. 프로의 기본적 마인드는 일에 대한 감사와 자신의 업에 대한 확실한 태도에 있는 것이고. 그러니 늘 좋은 에너지, 긍정의 마인드로 최상의 상태인 내가 그 일에 임해야 하는 것은 중요하다는 거다. 비단 내부 교육뿐만 아니라 나 스스로도 늘 성찰하고, 떨어져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이유. 기왕에 일을 할 거라면 어떤 마음가짐과 자세로 일을 대할지, 그 일을 통해 나의 어떤 것을 실현해 갈 지에 대한 생각은 매우 중요하니까. 



오늘, 나의 선택은?


일을 하는 입장에서, 일의 결과 측면에서, 우리는 세상에 어떤 에너지를 보태며 살아가야 할지 선택할 수 있다. 세상이, 사회가, 제도가..라고 어떤 걸 앞에 세워 방어진을 구축하기 전에 우리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내게 주어진 오늘 하루의 시간을 최선을 다해 잘 살아 내기로 선택하고, 매 순간 어떤 목적을 향해 가고 있는지를 인식하며 보낼 것인가? 이런저런 불평을 늘어놓으며 ".... 때문에 할 수 없어"라며 어디로 가는지 알지도 못한채 눈앞의 것에 급급한 시간을 보낼 텐가? 



아무리 1인 사업자로 시작했다 하더라도 내 사업을 브랜드로 키우기로 결심했다면 점차 조직이 구성되고, 다양한 개인이 모인 브랜드에서 개개인이 업을 대하는 태도는 브랜드 애티튜드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그래서 브랜드를 대표하는 리더나 코어조직뿐만 아니라 브랜드를 구성하는 모든 이가 공통의 미션과 비전으로 하나의 결을 맞춰가는 것이 무척 중요해진다. 일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하는 것이기에 더욱이. 오랜 시간 조직에 교육과 스터디로 공을 들여온 나의 모습에, 주변에서는 뭘 그렇게까지 하느냐고, 그렇게 공을 들여도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가 없지 않으냐고 얘기했다. 이렇듯 수년간의 다지는 작업이 주변에서 뻘짓으로 보일만큼 지루해도 꼭 필요한 일이었고, 앞으로도 튼실한 브랜드를 만드는데 필요한 과정임을 확신한다.



그래서, 우리의 사명은 리더의 인식변화를 통해 조직의 변화와 성장을 도와 브랜드를 세상에 드러내는데 기여하는 것이고, 특히, 우리가 결과물로 내는 모든 것이 고객의 고객을 위한 브랜드 애티튜드가 되고, 궁극적으로는 우리 브랜드 애티튜드가 되는 것이기에.. 글을 쓰고, 사인물을 만들고 내부 언어를 정리하며 단어 하나하나에 “긍정의 에너지”를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느껴본 적 있을 거다. 사진 한 장, 글 몇 마디, 작은 이모티콘 하나에도 감정과 에너지가 고스란히 전달되는 그 느낌. 복잡하고 바쁜 세상에서 그렇게 스치듯 본 게시물 하나가 ‘온전한 나’로 전달될 수도 있으니까 



일을 대하는 태도 

자, 다시 우리 크루의 얘기로 돌아가자. 일이 힘들다고 생각할 때가 가끔 아니, 종종 있을 수는 있다. 어떤 성장을 위해선 통증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세상에서 누군가에게 돈 받고 하는 일에는 쉬운 일이 없다. 이건 객관적인 기준에서의 “실력” 부분과는 별개의 이야기다. 그렇게 최선을 다 했는데도, 리더나 고객사의 기대에 못 미칠 수는 있다. 그런 것이라면 넌 최선을 다했으니 면죄부가 주어져..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고객 또한 그들의 경험과 정보 안에서 나를 선택한 것이기에 결과에 대한 책임의 일부분을 나눌 수는 있다. 쇼핑으로 치자면 주문 실수, 상품이 이미지와 달랐다거나 단순 변심일 수 있는 거다(물론, 자신의 부족함을 가리고 부풀려, 다른 의도를 가지고 하는 영업과는 또 다른 얘기지만, 그 또한 그들 나름의 최선이다).  그러나, 그 아픈 피드백조차도 감사의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프로다.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나의 부족함을 뼈에 새기고 그걸 딛고 다시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 오늘도 힘듦을 견디고 성장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이렇게 후배에게 들려준 얘기는 나도 사회 초년생일 때 배웠던 것이기도 하다. 이제와 새삼 후배들에게, 크루들에게, 얘기를 들려주며, 덕분에 다시 한번 새겼다. 누군가의 열정과 간절함, 그리고 돈에 대한 예의를 갖추는 것이 프로의 기본 중에 기본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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