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ailhee May 25. 2024

마음을 확인하는 마음

자꾸만 실눈을 뜨게 되는걸

여행지 숙소에서의 높은 침대, 바닥에 앉았을 때 눈이 마주친 쇼파 아래.

이런 곳을 보면 아래에 뭐가 있을까 궁금하곤 하다. 


사람의 마음을 확인하는 일은 청소가 되었는지 그렇지 않은지 알 수 없는 가구 아래 바닥을 보는 일과 같아서 보고 싶으면서도 보고 싶지 않은 상태가 되어 어쩐지 한 쪽 눈을 슬그머니 감게 된다. 


기대했던 것과 같을지, 실망하게 될지 두 눈을 똑바로 뜨고서는 영 용기가 잘 나지 않는 일이다. 


여기까지 신경써서 청소했을까 싶으면서도 막상 청소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했을 때 '역시..'하는 마음은

기대하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확인해버린, 몰랐어도 됐을 법한 마음을 확인했을 때의 '역시..'와 같고


설마 청소하지 않았겠지 싶으면서도 깨끗한 바닥을 보았을 때 마음이 놓이며 긴장이 풀리는 것은

설마 아니겠지 하면서도 기대를 놓지 못했던 마음이 붕 떠오르며 미소가 지어지는 것과 같다.


모르는 게 약이라고 생각이 들면서도 확인을 하고싶고 확인을 받고싶은 게 사람 마음인가.

내 마음이 이렇게 어려운데 누구 마음이라고 쉬울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