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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라는 선물

  오늘! 영어로 present, 선물이다. 누구로부턴가 받은 선물!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선물!

  오늘이다!


  이 오늘이 차곡차곡 쌓여서 한달 보름 일년이 되고 일생이 된다. 이 오늘을 어떻게 사는냐는 나의 일생을 어떻게 사느냐가 되는 셈이다. 잘 산 오늘도 있을 것이고 그렇지 못하고 쥐어박은 오늘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것들이 무늬를 이루어 나의 일생이 된다. 그러니 오늘을 잘 디자인하여 오늘을 잘 살아서 그런 오늘을 차곡차곡 쌓아 멋진 일생을 만들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은 오늘에서부터 출발한다. 힘들고 어려운 일이 있거나 삶이 고단할 때는 오늘 하루, 딱 하루만 생각하고 하루만 사는 것도 방법이다. 길게 생각할 것 없이...그렇게 오늘 또 오늘을 살다보면 그런대로 삶은 치유되고 괜찮아진다.


  매사 시작이 중요하다. 잘 시작하면 그 여세를 몰아 잘 끝낼 확률이 높아진다. 오늘도 마찬가지이다. 잘 시작하는 것이 좋다. 나는 오늘을 잘 시작하기 위해서 일찍 일어난다. 될 수 있는대로 새벽에 일어난다. 봄,여름 가을에는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시골에서는 그닥 어렵지 않다. 하지만 겨울에는 시골에서도 쉽지않다. 그럼에도 크게 할 일이 없는데도 극구 새벽에 일어난다. 오늘을 잘 시작하고 싶은 욕심에서다. 


  새벽에 일어나는 것은 오늘이라는 선물의 포장지를 내가 개봉하는 것이다. 아침에 내게 배달된 오늘! 아니 우리 모두에게 배달된 오늘! 포장지에 곱게 싸서 내가 잠든 사이에 배달해두고 갔다. 그 누군가가. 이 선물을 너나 없이 뜯게 되어있는데 늦게 일어나면 이미 누군가 뜯어버려서 선물의 의미가 많이 퇴색해 있다. 신선하지가 않은 것이다. 설렘이 없다. 쫒기는 기분이다.

  

  그런데 새벽에 일어나면 아직 아무도 뜯지 않는 선물을 내가 개봉하는 설렘이 있어 좋다. 하루중 가장 기운이 좋다는 새벽에 일어나서 그 좋은 기운을 뜸북 받으면서 내가 자는 사이에 배달된 '오늘'을 여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하루중 이 순간이 아주 좋다.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시간에 먼저 하루를 여는 것은 마치 선물의 포장지를 개봉하는 기분과 같은 잔잔한 셀렘과 기쁨이 있다. 

 

 사실 어제나 내일은 없다는 것이 '영원의 철학'에서 하는 말이다. 영원히 오늘만 지속된다고 하여 '영원한 오늘'이라고 한다.  오늘안에 어제의 기억이 스며있고 내일의 기대가 깃들어 있는 것일 뿐이다.  그래서 어제나 내일의 경계가 없이 영원히 오늘이라고 한다. 그 영원한 오늘이 기억이 조금씩 다르고 기대가 조금씩 다른 것이다. 우리는 영원한 오늘을 살 뿐이다

  

  어린 유아들이 이 개념을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어제 한 일을 '아까 했어' 라고 말하고 내일 할 일을 '나중에 할거야'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영원한 오늘 안에 아까(과거)와 나중(미래)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듯 우리는 영원한 오늘을 살면서 기억이 늘 조금씩 달라지고 기대도 늘 조금씩 달라지는 것 뿐이다. 달라지는 기억을 과거로 인지하고 달라지는 기대를 미래로 인지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가 두 발을 딛고 서야할 곳은 항상 오늘이다! 

지난 기억과 앞으로의 기대를 품고 있는 '오늘'에 항상 두 발을 딛고 서있어야 한다. 달리 갈데가 없다.

  

  과거의 후회속에서 살거나 미래의 불안에 사로잡혀서 '오늘'을 놓치는 것이 우리가 아주 흔하게 저지르는 실수이다. 오늘에 집중해서 오늘을 충분히 살지 못하는 것이다. 때로는 과거와 미래 사이에서 오늘은 샌드위치가 되어 아예 없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사는것은 오늘이 주는 충만감을 누리지 못하고 오늘에 충만함이 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는 가장 어리석은 삶의 방식이다. 과거를 기억으로 오늘에 녹여넣고 미래는 기대로 오늘에 녹여넣어서 '영원한 오늘'을 살아야 한다.

  

  그렇게 할 때 충만한 삶을 살 수 있고 까르페 디엠이 가능해진다. 순간은 아름답다. 순간은 평화롭다. 순간에 머물수 있고 순간을 의식할 수 있다면 순간이 얼마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지, 순간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순간에 머물때 그것이 주는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기억에 머물거나 기대에 머물게 되면 순간이 주는 평화와 여유로움과 안도감과 행복감은 영영 느낄 수 없다.


  그러니 기억과 기대를 녹여넣은 '영원한 오늘'을 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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