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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함께 춤을

물흐르듯이 사는 삶

  일상의 삶이 통제가 되든가?!

삶을 내 마음먹은대로 통제하려 할 때 그보다 더 고단한게 있을까. 삶과의 전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물흐르듯이 사는 것이 좋은 삶이다. 잘 사는 것이다. 삶을 내가 임의로 통제하겠다면 매일이 전쟁이고 삶은 전장이 된다. 삶을 풀어놓아 방목하면서 삶이 흘러가는대로 유연하게 파도타기를 하는 것이 올바른 삶의 자세일 듯 싶다.


  이것은 소위 말해 운명을 거역하지 않고 운명에 순응하며 살자는 진부한 개념을 말하고자 하는게 아니다. 그렇게 큰 담론을 얘기하고 싶은 것도 아니다. 그저 우리네 일상의 삶은 자연의 일부이고 자연은 자연스럽게 계속해서 유동적이다. 그래서 삶을 통제하겠다는 것은 이 유동적인 자연의 흐름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억지이다.


  그런데 이 유동적인 자연의 흐름을 이길 수 있는가? 이길 수 없다. 이 싸움에서 패배는 자명하다. 자신의 삶의 방향성을 가지고 그 방향으로 걸어가는 것은 필요하다. 이것은 삶을 내 손아귀에 틀어쥐고 통제하겠다는 의지와는 다른 문제이다. 삶의 유동성을 파도타기 하듯 타면서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을 통제하고 안하고의 문제는 나의 마음의 자세이다. 삶을 통제하겠다는 것은 꼭 생각대로 되어져야만 한다고 믿는 것이다.  그것이 되지 않을 경우 실망하거나 더 나아가 좌절하고 혼란에 빠지는 것이다. 삶을 내 손안에 꼭 움켜쥐고 어떻게든 내가 원하는대로 되어져야 한다고 떼를 쓰는 것이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삶을 통제하겠다는 마음은 미숙한 마음이다. 일상의 삶을 전선으로 만드는 어리석은 마음이다. 그러나 삶을 내 마음대로 통제하겠다는 지극히 오만한 마음을 내려놓고 삶이 흘러가는 것을 지켜본다면 어느 시점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지 파도타기가 가능해진다. 그리고 일상의 삶은 물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내 마음에 형성된 전장도 사라진다. 마음이 평화로울 것이고 삶을 움켜쥐고 있던 주먹도 펴질 것이다.


  나이가 어려서는 비교적 삶과 협업을 잘 한다. 삶과 춤을 잘 추는 것이다. 삶의 스텝과 나의 스텝이 조화롭다. 그러나 성인이 되고 언제부터인가는 삶을 내가 올라타고 조종하려한다. 삶을 하인처럼 부리려고 한다. 내가 원하는대로 스텝을 밟지 않는다고 불평을 하면서 매사 나의 의도대로 하려고 하는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고단하겠는가. 삶이 내 말을 고분고분 들을 리가 없다. 무엇보다 삶이란 내가 올라타고 조종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삶은 더불어 춤을 춰야하는 상대이다. 삶을 나의 파트너로 존중하고 배려해주어야겠다. 올라타서 지시하고 명령할 것이 아니라. 삶이 제공하는 모든 것들과 조화와 균형을 이루어야겠다. 내가 원하는 것만 주장할 것이 아니다.


  그러면 삶이 편안해질 것이다. 억지스러운 긴장이 사라질 것이다. 묶여있던 에너지가 풀려나올 것이다. 그 에너지는 삶을 누리는데 사용할 수 있다. 매사는 여유로워지고 평화로워질 것이다. 삶과의 어리석은 전쟁을 끝냈기 때문에. 이제부터 삶과 함께 춤을 춰야겠다. 조금 욕심을 내려놓고 조금 내 의지를 포기하고 조금 더 포용적이 된다면 어려울 것도 없다. 억지부려봐야 삶과 전쟁이 될 뿐이다.


  삶은 치열하게 싸워야 할 적이 아니다. 아군이다. 나의 친구다. 내가 오만하게 삶을 종처럼 부리려하지 않는다면 삶은 나에게 손을 내밀고 나와 함께 멋진 춤을 춰 줄것이다.


  자! 이렇게 마음먹고 나니 갑자기 할 일이 없어진 느낌이 든다. 그동안 삶 위에 올라타서 치열하게 삶과 싸웠던 모양이다. 싸움을 그치니 갑자기 할 일이 없어졌다. 


아니 삶과 함께 춤출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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