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블 6개 월 매출 1억원 이태원 <한우물> 브랜딩 노트
코로나가 외식 시장을 강타했을 때 모든 점포가 매출이 곤두박질 친 건 아니었다. 특히 고깃집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살펴보면 단체 중심의 대형 고깃집을 포함해 대부분 고깃집의 형태는 큰 타격을 입었지만(프랜차이즈형 중심) 동시에 코로나 시기에 급성장한 형태의 고깃집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이번 글에서는 코로나 시기에 급성장한 고깃집 형태에 대한 고찰과 이를 바탕으로 만든 브랜드 기획 사례 대해 담아보려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외식 자체에 대한 시선이 부정적으로 변화되니 사람들은 소비를 줄이지 않고 그 형태를 변화시켰다. 영업시간 제한으로 낮부터 고깃집 찾는 형태의 고객이 늘어났으며 고깃집 방문 고객의 형태가 단체형에서 2인 단위 소규모로 변화된 점도 눈에 띈다. 외식의 절대적 횟수가 줄어든 대신 한번 외식 시 보다 특별한 경험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가치소비에 대한 감도가 높아지면서 편안하게 먹는게 아닌 컨텐츠가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오마카세형 고깃집이이다. 오마카세 형태의 고깃집이 등장한건 오래 전 부터였지만 코로나로 인해 프라이빗한 소비 니즈가 증가하면서 팬데믹 시기에 오마카세 고깃집들이 크게 늘었다. 오마카세란 ‘맡김차림’ 이라는 뜻으로 형태에 구애받지 않고 셰프가 원하는대로 자유롭에 음식을 내어주는 형태를 뜻한다. 구워주는 서비스 위주였던 육류구이 시장에서 한단계 높은 레벨의 서비스 형태가 등장한 것이다. 자연스레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고 있어 대부분의 시장 형성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어 전략적으로 접근하면 부가가치가 높은 아이템이 될수 있다. 무엇보다 오마카세는 코스 안에 식당 저마다의 개셩을 표현할 수 있는게 가장 큰 장점인데 이를 고깃집에 접목시켜 식당 마다 특별한 콘텐츠를 더함으로써 일반 고깃집에 비해 브랜딩에 보다 쉽게 다가갈 수 있다. 기존의 대중 고깃집은 고깃집이라는 틀과 소비자의 보수적 니즈로 콘셉트에 변주를 주기 어려웠던 반면 오마카세 형태는 자유롭게 그려냄으로써 더 빠르게 소비자 기억에 침투할 수 있게 된다.
가치소비에 대한 감도가 높아지면서 편안하게 먹는게 아닌 컨텐츠가 있는 곳을 찾기 시작했다.
내가 오마카세 형태 고깃집을 눈여겨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정해진 룰과 제약이 없다는 것. 사실 고기먹고 후식 된장찌개와 냉면 일변도의 육류구이 시장에서 차별점을 두기란 전문 기획자인 나로써도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코로나를 겪으면서 불변이라 예상했던 고깃집의 수요가 흔들리면서 사업적 안정성을 위해 다른 형태의 모델링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식자재를 포함해 지속적인 물가 상승으로 더 이상 정직하게 장사해서 수익을 창출하기란 냉정하게 어려운 현시점. 브랜딩과 콘텐츠 기획에 연습된자들이 접근할수 있는 오마카세는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이라 판단한다. 오마카세 방식 형태의 고깃집은 고급 난이도 스킬 요구되는건 분명하지만 경쟁 브랜드가 쉽사리 접근 불가능하다는 장점도 있다. 무엇보다 앞으로 어떠한 형태로든 다양하고 창의적으로 발전시켜 다양안 아이템 시도와 일률적 외식 시장에 새로운 활기를 주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오마카세 형태 고깃집을 눈여겨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었다. 정해진 룰과 제약이 없다는 것.
한우물만의 포지션 차별화 전략
<한우물> 브랜드를 기획하기 전 영감을 받은 것은 한남동의 <이속우화> 였다. 메뉴를 풀어내는 방식은 이미 일본에서 본 것들이었기에 내게는 새로움으로 다가오지 않았으나 당시 본앤브래드와 같이 1세대 한우 오마카세 브랜드들이 높게 형성한 1인분 코스 가격을 과감하게 49,000원으로 풀어내는 것은 매우 획기적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속우화 덕분에 많은 이들이 오마카세 방식의 고깃집을 경험할 수 있게 됐고 이는 분명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게 된다. 나는 이 시장을 겨냥해 비슷한 가격대의 오마카세형 고깃집을 기획했다. 한우물은 기존의 다른 오마카세 보다 많은 차별점을 두고 있다. 우선 다찌형태 테이블 구조에서 셰프 주도하에 코스가 진행되는 기존의 집들과 달리 과감히 일본색을 버리고 코스형태로 메뉴 서브 방식을 선택했다. 이속우화 이후의 후발 브랜드들이 빛을 발하지 못했던 이유가 같은 톤앤 매너의 콘셉트 갖고 있어서라 판단했기 때문이다. 오마카세 형태의 식당은 음식도 기본이지만 컨텐츠와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니즈가 더욱 분명했다. 그래서 일본색이 짙은 브랜드들이 다수인 오마카세 시장에서 과감히 한우물만의 방식을 전개해보기로 했다. 이 역시 정해진 방식이 없는 오마카세 형태라 가능했던 부분이다.
맹목적인 저렴한 가격이 어필이 아닌 한우물만의 메뉴 철학을 두기 위해 ‘오마카세’ 라는 단어를 철저히 배제했다. 기존의 맡김차림 형태의 불필요한 서비스과 메뉴는 생략하고 한우물만의 특별한 음식과 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의 ‘Compact Grilling Course’ 라는 콘셉트 키워드를 설정했다. 저렴한 곳으로 어필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한우물만의 특별한 장르를 보이고 싶었다.
여전히 소비자들에게는 ‘한우 오마카세’ 라는 단어로 소비되고 있지만 지속적은 콘셉트 전달을 위한 키워드 어필은 장기적인 브랜딩에 있어서 중요한 전략이 된다. 계속해서 나는 달라요 라고 어필하는 의미있는 과정이기도 하다. ‘Compact’ 라는 단어에 맞추어 디자인 톤을 설정 했다. 간결하지만 포인트가 있는 공간 구현을 의도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한우물 디자인의 1차 조건은 기존 오마카세 브랜들이 공통으로 갖는 일본색 벗어나기였다. 그러면서도 저렴한 코스 가격으로 어필하지만 이를 상쇄시킬 무게감 있는 공간 구성이 중요했다. 일본식 풍의 무드는 프리미엄 이미지를 낼 수 있는 중요한 도구임이 분명하지 동시에 일률적인 느낌을 내 차별점을 두기 어렵게 한다. 한우물 인테리어 주요 컬러와 포인트 소재를 블랙과 스톤으로 잡은 이유다. 기존의 일본색과 대비되면서 한우물의 정체성을 어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톤 다운된 인테리어 공간은 코스형태 특성상 다소 산만해질 수 있는 요소와 합리적인 가격을 더욱 돋보일 수 있게 했다.
톤 다운된 인테리어 공간은 코스형태 특성상 다소 산만해질 수 있는 요소와 합리적인 가격을 더욱 돋보일 수 있게 했다.
단점을 차별점으로 전환 시키는 사고방식
예전 컨설팅 업무차 국내 대형 삼겹살 프랜차이즈 본사 대표님과 미팅을 진행한적이 있다. 그때 오고 갔던 이야기 중 아직도 내 머리에 강하게 남은 부분이 있다. 코리안비비큐의 세계화와 관련하여 이야기가 오고가는 상황이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그쪽 회사의 고깃집 브랜드 해외 사업 진출을 논하던 중 숯불구이가 메인 컨셉이었기에 인기있었던 국내와는 달리 숯불구이 콘셉트 때문에 해외진출에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었다. 국내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숯불 가득 풍미의 돼지고기는 분명 대체할 음식이 없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에 따른 제약들도 존재한다는 걸 기억해야 한다. 가까운 동남아시아만 가도 그쪽의 외식시장은 대형 쇼핑몰 형태 중심으로 발전되어 있다. 쇼핑몰 입점은 로드샵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쇼핑몰 진입에 많은 제약조건이 따르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소방 관련 항목이다. 이것은 해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직화구이 방식 한국식 비비큐는 냄새와 연기 그리고 안전상의 이유로 쇼핑목에서 환영받지 못한다. 실제로 현재 몰 입점된 다이닝 브랜드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이 인덕션 위주로 구성이 되어 있음을 찾을 수 있다. 우리 나라 외식업에서도 최근 인덕션을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식당들이 나타나고 있지만 여전히 ‘고기 맛은 역시 불 맛이지!’ 라는 고정관념에 갇혀 다양하게 시도하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여기서 나는 코리안 비비큐의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고기 맛은 역시 불 맛이지!’ 라는 고정관념에 갇혀 다양하게 시도하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숯불 그릴링은 분명 원육의 맛을 극대화 해주는 중요한 구이 방식이다. 많은 창업자들이 숯불 사용을 포기 못하는 이유기이기도 하다. 한우물을 론칭 할 때는 나는 과감하게 숯불 그릴링을 배제했다. 기존 한우 오마카세 식당들 대부분이 숯불 그릴링을 하는 것과 비교하면 꽤나 과감한 도전이었다. 애초에 인덕션 그릴링을 염두한 건 확장성에 의미를 두었기 때문이다. 셰프(사람) 그리고 숯불구이 (그릴링 서비스+시설제약) 기반의 한우 오마카세는 확실히 확장성에 제약이 생기기 때문이다. 확장성이란 다른 말로 스탠다드를 설정한다는 것과 같다. 프랜차이즈형 관점이 필요한데 일반 고깃집도 서버의 그릴링 방식에 따라 고기의 맛이 다르게 느껴지는 상황에서 서비스 집약도와 퍼포먼스가 높은 한우 오마카세는 더욱 미세한 차이에 고객이 느껴지는 품질 만족도가 달라질거라 판단했다. 무엇보다 확장성에는 시설적 자유로움이 수반되어야 하는데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숯불 그릴링 방식은 고급 빌딩 또는 쇼핑몰 입점에 큰 제약이 된다.
확장성이란 다른 말로 스탠다드를 설정한다는 것과 같다. 프랜차이즈형 관점이 필요한데 일반 고깃집도 서버의 그릴링 방식에 따라 고기의 맛이 다르게 느껴지는 상황에서 서비스 집약도와 퍼포먼스가 높은 한우 오마카세는 더욱 미세한 차이에 고객이 느껴지는 품질 만족도가 달라질거라 판단했다.
인덕션과 주물 불판이라는 조건을 미리 정하고 메뉴를 창의적으로 전개 한다는건 매우 어려운일이다. 마치 모래주머니를 차고 달리기를 하는 것 과 같다. 그래서 이러한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나는 애초에 숯불 그릴링된 고기와 경쟁하면 안된다고 판단했다. 또 평범한 원형 주물 불판에 한우를 굽는건 기존의 <대도식당>, <창고43> 등과 같은 선점 브랜드를 연상 시킬 수 있기에 아예 다른 방식의 차별점 도출 전략이 필요했다. 해결점을 찾는데 개인적인 소비 경험에서 힌트를 얻었는데 바로 레스팅(resting)이다. 고급 한우집과 그렇지 않은 곳을 구분짓는 차이점이 그릴링 서비스 중 레스팅을 한다는 것이다. 레스팅은 고기 겉면을 센불에서 익힌 후 잠시 휴지기를 갖는 단계다. 그 시간 동안 고기 안으로 육즙이 가득 모여 더 촉촉하고 부드럽게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고급 식당에 가면 이러한 레스팅 과정을 퍼포먼스로 차별점을 두는 곳들이 많았다. 기존의 한우오마카세 식당들도 레스팅을 서비스하고 있었지만 레스팅에 별다른 콘텐츠 요소룰 두지는 않았다. 그 중 내 눈에 띈 곳이 청담동의 <뜨락> 이었다. 그곳에서는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레스팅 서비스에 유기로 만든 종모양의 그릇으로 퍼포먼스를 둠으로써 음식을 더욱 가치있게 포장했다.
이를 바탕으로 평범한 주물불판을 도화지라고 생각해 한우물만의 특별함을 돋보일 수 있도록 비주얼 구현에 초점을 맞췄다. 핸디캡을 장점으로 활용하는 방법이다. 여기서 기획한 것이 ‘자몽 레스팅’ 이다. 일본의 야끼니꾸집에 가면 소금에 레몬즙을 뿌려 먹는 것에서 착안했다. 산미는 고기의 식감을 탄력있게 해주고 육즙을 가두고 기름진 맛을 잡아준다. 이러한 논리를 연결지어 자몽이라는 식재료를 생각했다. 브런치나 양식에서 많이 사용하는 식재료 ‘자몽’을 비비큐 장르에 접목 시키면서 새롭고 팬시한 이미지를 각인 시킬 수 있었다. 무엇보다 검정색 불판의 바탕과 자몽의 색이 대비돼 대비돼 더욱 음식이 돋보였다.
다른 브런치 콘텐츠에서 언급했던 내용인데 고깃집 차별화 전략 중 하나가 시그니처한 비주얼 룩을 갖추는 것이다. 블랙과 오렌지 컬러의 대비를 통해 한우물만의 차별된 비주얼을 이룰 수 있었다. 자연스러운 인스타그램을 유도하고 또한 자몽 레스팅이라는 콘텐츠는 그릴링 서비스에 전문성을 더할 수 있었다.
고깃집 차별화 전략 중 하나가 시그니처한 비주얼 룩을 갖추는 것이다.
음식이 주가 되지 않는 마케팅 방법
한우물만의 새로운 포지셔닝을 위해 브랜드 론칭 후 마케팅 역시 새롭게 전략을 짰다. 마케팅 주요 포인트는 기존에 행해오던 먹스타그램 인스타와 블로그 기반의 소구가 아닌 다양한 카테고리의 인플루언서를 통한 어필이었다. 기존의 오마카세 전문점들은 어떠한 한우를 쓰고 어떤 셰프가 서브를 하고 등 음식 중심 콘텐츠를 홍보하는 반면 한우물에서는 우리만의 느낌 즉, 바이브 전달에 중점을 뒀다. 오마카세 형식의 소비는 음식 뿐만 아니라 음식 외적인 요소로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한우물에서는 우리만의 느낌 즉, 바이브 전달에 중점을 뒀다. 오마카세 형식의 소비는 음식 뿐만 아니라 음식 외적인 요소로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성을 배제한 콘텐츠는 확실히 많은 이들에게 쉽게 다가는 경향이 있다. 온라인에서 휘발되는 대부분의 콘텐츠들 역시 가벼운 내용들이 위주인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이와 같이 한우물의 바이브 위주로 노출하려는 가장 주된 목적은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오마카세 브랜드를 가볍게 풀어냄으로써 접근성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그래서 음식이 아닌 다양한 카테고리의 인플루언서를 가리지 않고 섭외했다. 팔로우수에 연연하지 않고 다양한 채널을 통한 노출이라고 생각했다. 또 다른 마케팅 포인트는 한우물이 맛집으로 포지셔닝 되기를 경계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우물보다 훨씬 맛있고 전문적인 오마카세형 식당은 이미 존재한다. 그들과 경쟁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오마카세 판매의 방식은 본질적으로 룰이 없다고 판단했고 또 이 시장에서 역시 전문성 보다는 특별함으로 소구해야 더욱 눈에 띌 거라 생각했다. 오마카세형은 일상소비가 아닌 특별한 목적에 의해 소비된다. 우리의 외식 소비는 비단 음식 뿐만 아니라 다양한 목적과 요소에 의해서도 행해진다. 서비스를 행해지는 모든 상황적 요소를 ‘서비스 스케이프(service sacpe)’ 라고 칭한다. 오마카세형은 이러한 서비스 스케이프에 특이점을 주기에 매우 알맞다.
오마카세형은 이러한 서비스 스케이프에 특이점을 주기에 매우 알맞다.
(1) 공간이 주는 보는 맛
앞서 언급한 한우물의 시그니처 블랙 톤과 스톤, 메탈을 활용한 무드는 코스 속 다양한 장르의 음식을 어우러질 때 자칫 산만해질 수 있는 요소를 줄여주는 역할을 했다. 인스타그램 속 맛집 콘텐츠들을 보면 음식과 함께 점포의 개성있는 파사드나 인테리어가 함께 올라갈수록 게시물의 노출이 좋아지는 경우가 다반사다. 다시 말해 사람들은 음식과 그에 걸맞는 공간이 주는 즐거움에 대한 니즈가 명확하다는 것이다. 사진 한 컷 만으로도 어떤 곳인지 유추할 수 있는 공간의 시그니처 아이덴티티를 갖출 필요가 있다.
사진 한 컷 만으로도 어떤 곳인지 유추할 수 있는 공간의 시그니처 아이덴티티를 갖출 필요가 있다.
(2) 아트워크를 통한 정체성 표현
한우물 더욱 특별하게 만든 컨텐츠 중 하나는 신진 작가 섭외를 통해 만든 한우물만의 아트워크다. 한우물의 아이덴티티를 직접적으로 노출하지 않고 그림에 담아내 궁극적으로 고객이 보다 편안하게 브랜드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그리고 그림을 통해 한우물이 원하는 바이브를 완성했다. 요즘 느낌은 어떤 바이브라고 설명하기 보다는 그림을 통해 그저 느끼고 많은 고객이 공감하면 그만이다. 좋은 분위기는 설명이 길지 않다. 또한 그림은 계절마다 새롭게 교체되며 매장에 지속적인 변화감을 부여한다. 비단 그림이 아니더라 식당에는 크고 작은 변화감을 줄 요소가 필요하다. 고객은 이러한 사소한 변화에도 반응한다.
식당에는 크고 작은 변화감을 줄 요소가 필요하다. 고객은 이러한 사소한 변화에도 반응한다.
(3) 유연한 인스타그램 마케팅 전략
한우물 마케팅 시 실질적 노출 전략에 대한 이야기다. 주로 사용한 방법은 오픈 초기 인스타그램 게시물이 아닌 스토리를 통한 홍보였다. 정식 오픈 전 가오픈 기간 동안 섭외한 다양한 인플루언서를 포함한 계정을 통해 동시다발로 매장이 노출됐다. 일종의 ‘샤라웃(shout out)’ 전략이다. 스토리는 게시된 지 24시간이 지나면 사라지는 소멸성을 특징으로 한다. 이는 그 당시 검색하면 나오지 않는 한우물이라는 신상 업장에 신비감을 부여했다. 스토리는 일반 게시물보다 콘텐츠가 캐주얼하게 풀어진다. 앞서 언급했듯 쉬운 콘텐츠는 쉽게 다가간다. 스토리를 통한 무엇보다 즉각적인 피드백이 오고 갈수 있어 화제성을 몰기에 제격이었다.
쉬운 콘텐츠는 쉽게 다가간다.
수익경영 관점 실질적 매출을 높이는 방법
식당이 판매하는 상품은 고전적으로 음식이지만 좀더 확장된 사고를 해보자면 테이블(Capacity)를 판매한다고 볼 수 있다. 동일한 1억원의 매출이 있다고 가정 했을 때 50평과 30평 식당 중 어떤 것이 더욱 효율적인 점포일까? 오마카세형 콘셉트는 특히 이러한 수익경영적 사고에 대해 인지할 필요가 있다. 수익경영이란 알맞은 제품을 알맞은 고객에게 알맞은 시기에 그리고 알맞은 가격에 판매해 수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 이점 기억하고 한우물 사례에 대해 살펴보자.
수익경영이란 알맞은 제품을 알맞은 고객에게 알맞은 시기에 그리고 알맞은 가격에 판매해 수익을 극대화 하는 것이다.
예약제 기반의 오마카세형 브랜드는 일반 식당과는 운영 방법 접근이 달라야 한다. 널리 알려서 줄을 세우면 되는 다른 곳들과 달리 오마카세형은 사실상 고객이 줄 서는게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오마카세는 단순 노출로 모든 고객을 수용하는게 아닌 화제성과 희소성을 기반으로 해야한다. 쉽게 말해 ‘예약하기 어려운 집’ 이라는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면서 균형잡힌 예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회전율이 아닌 착석한 고객의 만족도를 올려 객단가를 높여야 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세부적인 운영전략이 매우 중요하다.
인지도가 있다고 해서 모든 매장이 매출이 좋은건 아니다. 오마카세형이 특히 그렇다. 유명세로만 소비되는 허울 뿐인 곳이 되지 않기 위해 한우물은 운영 전략에도 매우 힘썼다. 20평대 규모의 테이블 6개(22석) 한우물은 현재 월 평균 매출은 1억원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오마카세형은 이미 예약된 고객을 활용해 매출을 극대화 해야 한다. 외식업의 가장 큰 특성은 식당에 손님이 언제 올지 모른다. 얼마나 음식을 사먹을지 모른다. 그리고 얼마나 앉아있을지 모른다는 것인데 사실 오마카세형은 이 모든게 해당되지 않는다.
외식업의 가장 큰 특성은 식당에 손님이 언제 올지 모른다. 얼마나 음식을 사먹을지 모른다. 그리고 얼마나 앉아있을지 모른다는 것인데 사실 오마카세형은 이 모든게 해당되지 않는다.
예측 불가능한 일반 식당과 달리 예측 가능한 범주 내에서 최대의 매출 용적률을 끌어 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시뮬레이션과 현장 착오를 통해 체득한 한우물의 매출 용적률 극대화 방법을 소개한다.
(1) 3부제 예약 분할로 매출 용적률 높이기
고깃집 운영 시 가장 어려운 점은 점심 매출 채우기다. 저녁형 수요라는 고정관념이 큰 고깃집에서는 이를 뛰어넘기가 매우 어렵다. 하지만 오마카세는 달랐다. 고기라는 같은 메뉴를 판매하지만 콘셉트와 판매 방식에 차이를 둔 오마카세 형태는 고깃집이 아닌 새로운 장르로 고객에게 포지셔닝 됐다. 오마카세형 판매방식은 음식 외적인 데이트, 모임, 접대 등과 같이 다양한 목적에 의해 소비가 된다. 점심과 저녁 매출 발란스를 갖추니 서비스를 위한 인력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다.
한우물은 점심을 포함해 저녁1부, 저녁2부. 총 3개 타임으로 나누어 예약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이 아닌 업장이 방문 시간을 주도한다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수익경영의 핵심 개념 중 하나가 수요와 공급을 맞출 때는 비용 보다는 판매 가격에 초점을 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수요가 많을 시 고객을 점포의 입맛에 움직이려면 그만큼 고객이 느끼는 가치가 있어야 하는 법. 한우물은 합리적인 코스 가격 설정으로 고객의 예약을 분산시켜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 기억하자. 고객의 발걸음을 움직이기 가장 빠른 방법은 알맞은 가격이다. 반대로 높은 금액의 고급형 오마카세일 경우 공급에 비해 수요가 적어지기 때문에 고객을 주도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적절한 가격에 맞는 적정 서비스 한계점 설정이 중요하겠다.
수익경영의 핵심 개념 중 하나가 수요와 공급을 맞출 때는 비용 보다는 판매 가격에 초점을 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수요가 많을 시 고객을 점포의 입맛에 움직이려면 그만큼 고객이 느끼는 가치가 있어야 하는 법.
(2) 와인 판매 활성화로 수익률 극대화
상대적으로 높은 식자재 코스트의 오마카세형 콘셉트는 필연적으로 와인을 통해 상쇄해야 한다. 와인을 포함한 주류판매 활성화는 비단 오마카세형 뿐만 아니라 모든 식당형태에서 성공해야 하는 미션이다. 점차 국내도 이웃나라 일본처럼 매장내 음료 소비에 대해 관대해지고 있으나 여전히 고객분들이 불편하지 않게 주류판매를 유도하는 방법이 중요하다.
한우물은 테이블당 와인 주문 필수라는 파격적인 룰(rule)을 두었다. 판매방식, 구매방식 등 식당의 룰도 콘셉트 중 하나이며 이러한 규칙은 오픈 초기 설정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와인 주문 필수는 분명 고객의 다양한 반발을 만들거라 예상했다. 그래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저렴한 2만원대부터 와인 가격대를 설정했다. 다양한 가격대의 와인 구비는 고객의 심리적 저항감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재밌는 사실은 한우물을 실제 운영해본 결과 고객은 저렴한 와인이 아닌 4~5만원대 와인을 가장 선호한다는 사실이다. 업장에서는 해당 가격대 안에서 최상의 와인을 발굴하고 기분 좋게 판매하는 세일즈 전략을 갖춰야 하겠다. 오마카세형 매장은 일상적 식사가 아닌 특별한 목적을 위해 방문한 고객이 대분이다. 이미 오마카세형 자체가 광범위한 대중시장이 아닌 세분화된 미시시장이므로 구매에 관대해진 고객 심리가 존재하기에 업장에서는 와인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저렴한 2만원대 와인은 앵커메뉴라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한우물에서는 고가에 구입할 용의가 있는 고객을 위해 고급 와인 역시 준비를 해두고 그 반대로 술을 마시지 못하는 고객분들을 위해 와인을 별도로 포장해주는 패키지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중요한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 하더라. 외식업에서 주류 판매는 무엇보다 어떻게든 팔아보려는 의지가 필수겠다.
이미 오마카세형 자체가 광범위한 대중시장이 아닌 세분화된 미시시장이므로 구매에 관대해진 고객 심리가 존재하기에 업장에서는 와인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게 된다.
(3) 사이드 메뉴로 수익창출 기회 만들기
한우 오마카세 역시 본질은 고깃집이다. 실제 고깃집 기획 시 적용했던 논리가 한우물에서도 유효했다. 한국인의 고기를 외식으로 소비하는 소비 형태를 관찰하면 되는데 여기서 강조하는건 ‘구매 관성’이다. 고깃집에 가서 냉면이나 찌개에 별 기대가 없어도 마무리로 주문을 꼭 하는 부분이 대표적이다. 기대치가 없이 주문했기에 조금의 변주를 주어 상품력을 높이면 오히려 고기를 차별화 하는 것 보다 훨씬 더 큰 감동을 줄 수 있다. 고깃집에서 사이드메뉴 차별화 전략이 중요한 이유다. 이러한 구매관성 한우물에서도 이용했다. 가성비 좋게 구성하되 기본 코스요리에는 면이나 찌개류와 같이 한식적인 메뉴를 포함하지 않았다. 배는 부르지만 2% 부족한 느낌을 일부러 유도한 것이다. 수익경영 사고의 기본은 수익 창출의 기회와 타이밍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재평가하는 것이다. 고기를 먹고 기름진 맛을 씻어 줄 얼큰한 국물의 소고기쌀국수나 된장찌개를 사이드메뉴에 배치함으로써 코스가격 외 추가 주문이 일어나도록 유도했다. 특히 소고기 베이스 된장찌개에 패스츄리 도우를 덮어 독특하게 풀어낸 한우물된장은 인스타그램 속 많은 화제를 끌었다.
수익경영 사고의 기본은 수익 창출의 기회와 타이밍을 지속적으로 살피고 재평가하는 것이다.
(4) 기념일 수요를 활용한 수익경영 방식
오마카세형 브랜드는 특별한 날에는 더욱 빛을 발한다. 크리스마스나 발렌타인, 화이트데이가 그러하다. 특별한 날에는 평소보다 소비가 열려 있어 지불을 할 용의가 있는 고객이 많아진다. 그때는 그 상황에 맞는 가격에 제품을 제공하는게 중요하다.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시기를 적절히 활용한 수익경영의 방식이다. 기념일에만 경험할 수 있는 특별 코스 메뉴를 구성하거나 한우물은 압구정의 유명 브런치 카페 <꽁띠드툴레아>와 콜라보 팝업을 하는 등 다양한 컨텐츠를 개발하는데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상황에 맞는 가격에 제품을 제공하는게 중요하다.
오마카세는 프랜차이즈 사업이 불가능하다는 오해
한우물이 셰프 퍼포먼스를 배제하고 코스 방식으로 전개한 점. 숯불이 아닌 인덕션 그릴링으로 차별화를 둔 점. ‘한우 오마카세’는 확장이 불가능하다는 편견을 깨기 위해 시도한 것들이다. 전문적인 난이도에서만 오마카세 방식이 전개되고 있지만 점차 이 시장이 확대되어 대중적인 장르로 분명 자리매김 될거라 예상한다. 모든 시장에는 프리미엄 수요가 존재한다. 비록 지금은 대부분의 오마카세형 브랜드들이 서울에 있지만 앞으로는 서울이 아닌 다른 도시에서도 역시 오마카세형 방식이 소구될 것이다. 산업을 리딩하는 브랜드는 대부분 서울에 존재하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결국 더 큰 시장은 서울을 벗어나 거시적으로 살펴야 만날 수 있다.
오마카세형 점포 특성상 예약제를 기반으로 찾아오는 콘셉트가 기본이기 때문에 한우물은 굳이 1층이나 노출이 좋은 곳으로 입점하지 않아도 된다. 따라서 부동산 수매 비용을 절약할수 있다. 하지만 콘텐츠로 중무장한 한우물은 온라인에서 화제성을 몰수 있는 역량아 되기에 입점하는 쇼핑몰 또는 건물에 강력한 테넌트 역할이 되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숯불 사용이 아닌 인덕션 그릴링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타 브랜드들에 비해 더욱 용이하게 브랜드 전개가 가능해 질것이다. 비단 오마카세가 아니어도 판매방식의 변화로 가치를 만들어 기존의 고깃집을전혀 새롭게 탈바꿈한 한우물을 포함 많은 오마카세형 식당들은 앞으로의 코리안 비비큐가 나아가야할 방향이기도 하다.
비단 오마카세가 아니어도 판매방식의 변화로 가치를 만들어 기존의 고깃집을전혀 새롭게 탈바꿈한 한우물을 포함 많은 오마카세형 식당들은 앞으로의 코리안 비비큐가 나아가야할 방향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