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어느 하루는 눈이 펑펑 내리더니, 병원을 찾는 환자도 일시적으로 줄었다. 나 또한 퇴근 직후에는 하쿠와 하치와 방안에 쏙 들어가서 새로 산 스피커를 틀어놓은 채, 몸과 마음을 녹이는 게 제일 행복한 일상이 되었다. 작은 공간에 세명(? 두 마리와 한 명?)이 복닥복닥 지내다 보니 하쿠와 하치의 모습이 눈에 더 잘 들어온다. 서로를 귀찮아하면서도 항상 서로를 궁금해하는 것을 지켜보는 게 귀엽다.
이불밑이 제일 좋아!
어느 아침에는 눈을 떴는데 하쿠와 하치가 작은 인형을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었다. 하치는 애교도 많지만 질투도 욕심도 많은 아가다. 하쿠는 착해서 그런 하치를 잘 받아주지만 기린인형은 하쿠도 내심 아까웠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