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나도 이제 회의를 리드할 수 있게 되었다.
2020 OCTOBER
이번 주는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와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는 미팅이 잡혔다.
이번 달 목표는 이렇게 관련 사람들과 대면미팅을 하는 것이었다.
이 미팅은 업무 공식절차 중 하나인데 최근 코로나19 상황을 반영하여 대면미팅 대신 화상회의, 전화미팅으로 하기도 한단다. 공식적으로 이 미팅의 목표는 진행 중인 프로젝트를 관련자들에게 자세히 설명하고, 우리 펌 업무절차, 향후 진행절차 및 진행 시 유의사항을 안내하는 것이다. 이면에는 이 미팅을 통해 전문가로서 프로젝트 진행 주도권을 확보, 관계자들을 잘 리드하기 위한 것이다.
목표는 명확히게 인지하고 있었고, 사람과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에 있어 두려움은 없었지만, 나의 우려는 바쁜 분들 오시라 해서 모셔놓고 이 미팅이 그들에게 생산적이지 않으면 어쩌지 라는 것이었다. 그들의 소중한 시간을 빼앗은 결과가 됐을테니 말이다. 어제는 대면미팅 한 건, 화상미팅 한 건을 진행했다. 그리고 위와 같은 우려는 괜한 걱정이었음을 깨달았다. 오히려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대면미팅 vs. 화상미팅 둘 다 겪어 보면서 장단점을 비교해 볼 수 있었다.
위 미팅을 진행하기 전까지는, 전화통화도 몇 번 했던 분들이고, 이메일 커뮤니케이션도 왔다 갔다 했었기에 의사소통의 창구는 충분히 열려 있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미팅을 진행하고 보니 의외로 이분들이 미팅에서 더 많은 질문, 서류 상 나타나지 않았던 직무 관련 에피소드, 본인이 걱정하고 있는 부분 등 속내를 정말 많이 털어 놓으셨다. 이제와 생각해보니 전화로 진행하기에는 아무래도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 내가 자신의 고민거리를 공감해 줄 수 있을지 그 기대치가 낮았을 것이고, 이메일로 이러한 질문사항을 정리해서 보내는 게 귀찮거나 비효율적이라 그냥 속 안에 담아 두셨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대면이든 화상이든 어제처럼 직접 얼굴을 보고 이야기한 분들은 그렇지 않은 분들에 비해 확실히 각인이 더 되고 마음이 더 쓰인다. 이렇게 (얼굴보고 미팅하면서) 만난 것도 작은 인연이 되어 그들의 경력개발에 실력있는 파트너가 되어 드려야 겠다는 마음이 더 굳건해졌다.
비서였을 때 각 종 회의에 참여했지만, 임원회의 참관 등을 제외하면, 미팅의 주제는 다과 구매처 옵션, 다과 메뉴 결정, 도시락 구매처 옵션, 도시락 메뉴 결정, 도시락 픽업 및 세팅, 임원점심구매 같은 업무의 진행상황 체크 정도였다. 물론 업무에 있어 중요한 미팅인 것은 맞았지만, 내가 리드해서 회의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권한은 없었기에 수동적일 수 밖에 없었다.
전문 직업인으로서 미팅은 한 단계 더 고차원적인 주제로 논의되었다는 것에 뿌듯했다. 물론 이런 미팅이 비서가 아닌 다른 사무직 종사자 - 회계, 재무, 영업, 마케팅 등 - 에게는 일상이겠지만, 비서출신인 내가 느끼는 그 격차는 상당히 컸다.(긍적적인 방향으로)
하루 하루 성장해 가는 전문 직업인이 되자. 그리고 경력개발을 희망하는 사람들에게 실무적으로 도움이 되는 실력있는 파트너가 되자.
셀프모티베이터 하얀언니
(사진출처 gettyim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