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는, 우리는
나의 불안은 이유를 달고 오지 않는다.
그냥 어느 날, 문득 뒤를 돌아보면
내 옷깃을 잡고 서있다. 두 눈을 바라본다.
같이 가고 싶니.
애틋하다.
나는 너와 같이 가고 싶지만, 그러면 안돼.
나는 너와 떨어질 수 없지만, 함께할 수도 없어.
불안을 안는 것은
나의 모든 것을 녹일 만큼 치명적이고 포근하다.
나는 너를 매력적으로 느낀다.
하지만 안돼.
너는 결국 모든 걸 삼킬 거고,
나는 기꺼이 내어줄 거야.
모든 걸 내어준 그 끝에,
결국 그 끝에 가서야 너를 원망하겠지.
하지만 어쩌겠어.
그래도 나는 너에게 옷깃을 내어줄 수 밖에 없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