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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겨울 Oct 02. 2024

당신의 다음을 응원합니다.

그것은 결승선인 척 그어진, 출발선이었다.


마지막 한 줌의 나를 끌어모아 결승선을 건넜지만,

아니, 이제 시작이야.

냉정하게 말하는 사람들 사이에,

혼란스러운 나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속아 넘어간 곳에서 뒤돌아 깨달은 허무함과,

잃어버린 결승선을 좇는 눈은, 

시들어가는 마음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다.


어거지로 새로운 출발을 다짐한 마음엔,

사실은 더 이상 태울 게 없는, 

적당히 식은, 하얗게 센 심장이 남아있다.


기만을 향해 분노하고 싶은 마음에, 시린 현실이 끼얹어지고,

양극단의 온도 사이에서 저울질 중인 머리는 뜨겁다.


그럼에도 출발선 앞에 서서, 관성처럼 앞을 바라보는 두 눈은 제법 비장하다.

미온한 나의 낭만을 터질듯한 붉은 두 손에 쥐고,

더욱 멀리 그려진 결승선을 잃어버릴까 경계하는 눈을 하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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