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아트뮤지엄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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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artinsight.co.kr/news/view.php?no=50919
앙리 마티스는 국내에서도 많은 사람이 관심을 두고 있는 화가 중 한 명이다. 특유의 간결한 선과 화려한 색채가 돋보이는 <이카루스>, <나디아> 같은 작품은 인테리어 소품이나 휴대폰 케이스, 에코백 등 제품 디자인에도 즐겨 사용되곤 한다. 특히 전시 포스터 디자인에도 사용된 <이카루스>는 작품명은 생소할지라도 이 이미지를 처음 보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마티스의 작품을 미술관에 걸려 있는 모습보다는 인테리어 소품의 모습으로 접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마이아트뮤지엄에서 2020년 10월 31부터 2021년 3월 3일까지 열리는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은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마티스의 작품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다. 마티스는 유화, 조각, 드로잉, 판화, 컷아웃 등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였는데 이번 전시에서는 그중 색종이를 잘라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하는 컷아웃(Cut-Out) 작품과 드로잉 작품 등, 주로 그의 말년작들이 전시되었다. 사실 마티스의 초기작들을 보면 컷아웃 작품을 제작한 사람과 같은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고전적인 사실주의 화풍을 구사하는 작품들도 있고, 인상주의나 야수파, 입체파 화풍을 구사하는 작품들도 있어 그가 다양한 미적 실험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앙리 마티스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이카루스> 등의 컷아웃 작품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말년작들이 그의 개성을 가장 뚜렷하게 드러내고, 오늘날에도 다방면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기 때문일 것이다. 화로와 과일 그릇 앞의 오달리스크, 1929, work by Henri Matisse ©Succession H.Matisse <마티스 특별전: 재즈와 연극>은 총 다섯 개의 섹션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 번째 섹션인 '오달리스크 드로잉'에서는 마티스가 모로코에 머물며 보았던 화려한 문양과 여성의 이미지를 담은 드로잉을 볼 수 있다. 이 시기의 드로잉에서는 식물 문양의 벽지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후의 컷아웃 작품들에서도 이와 비슷한 식물 문양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이 시기의 미적 경험이 이후의 작품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을 알 수 있다. 두 번째 섹션인 '<재즈>와 컷아웃'에서는 판화집인 <재즈>에 실린 컷아웃 작품을 볼 수 있다. 마티스는 침대나 의자에 누워서도 작품을 제작할 수 있도록 컷아웃 작업을 시작했는데, 섬세하게 오려진 종이에서 말년까지도 작품 제작에 힘을 쏟고자 했던 화가의 의지가 느껴진다. 발레 뤼스 '나이팅게일의 노래' 울음꾼 의상, 1920, ©LES BALLETS DE MONTE-CARLO
세 번째 섹션인 '발레 <나이팅게일의 노래>'는 마티스의 관심사가 다방면으로 확장되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나이팅게일의 노래> 공연을 위해 의상과 무대미술 제작에 참여했는데, 그의 회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화려한 옷이 인상적이었다. 네 번째 섹션인 '낭만주의 시와 마티스 삽화'에서는 <이카루스>만큼이나 우리에게 익숙한 간결한 삽화들을 볼 수 있다. 최소한의 선을 사용했음에도 형태가 명확한 드로잉을 통해 그의 탁월한 미적 감각을 다시금 느낄 수 있는 섹션이었다. 마지막 섹션인 '로사리오 성당'에는 마티스가 제작한 로사리오 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가 재현되어 있다. 다섯 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전시를 통해 앙리 마티스가 회화뿐 아니라 무대 의상 디자인, 실내 장식까지 다방면에서 활동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방면에서 활동하면서도 자신의 스타일을 잃지 않았다는 점이 대단하게 느껴지며, 말년에도 미적 실험을 계속했다는 점에서 예술 활동을 향한 그의 강한 열정이 느껴지는 전시였다. 주로 말년작들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에 그의 전반적인 생애나 활동을 조망할 수 있는 전시는 아니지만, 지금 한국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한 이미지들을 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마티스의 디자인을 좋아한다면 즐겁게 관람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코도마, 1943, work by Henri Matisse ©Succession H.Matisse
오늘날 마티스의 작품이 보여주는 간결한 선과 화려한 색들의 조화는 우리 눈에 익숙하지만, 당대 사람들에게 대상의 재현을 포기하고 색의 조화에 집중하는 그의 작업은 신선하게 다가갔을 것이다. 마티스의 탄생 150주년인 오늘날에도 많은 이들의 그의 작업을 애호하는 것은 마티스의 작업이 가장 기본적인 요소, 선과 색만으로도 미적인 만족감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