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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미업 May 18. 2024

CD Player

기억 소환이 가능하기를

유럽에서 살던 이야기들을 내 머릿속에서 끄집어 내려니 많은 기억들이 휘발되어 글을 적을 수가 없다. 그래서 그동안 찍어놨던 사진들을 보면서 그때로 회귀해보고자 했다. 당시에 찍었던 사진들은 정말 많다. 주로 아이들 사진들 위주긴 했지만 그래도 기억하고 싶은 장소들도 꽤 많이 찍었다. 디지털카메라가 생긴 후부터는 정말 부담 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그리고 열심히 컴퓨터에 옮겨 담기를 했는데 나중에는 컴퓨터의 하드도 용량이 꽉 차서 보관할 수가 없게 되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CD-writer를 사서 열심히 CD에 연도와 날짜를 구분해서 구워내기를 했다. 그렇게 쌓인 CD들이 수십 장이다.


그런데 세상은 어찌나 빨리 변해갔는지 플로피 디스크에서 CD로 변한 것도 신세계였는데 이제는 더 이상 CD에 보관하지 않는다. 간단한 것들은 USB에 저장을 하고 내가 CD에 구웠던 중요한 사진들은 클라우드라는 눈에 보이지는 곳에 저장을 해놓는 시대가 왔다. 노트북이나 컴퓨터에도 CD Player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노트북과 데스크톱을 신형으로 바꾸다 보니 내가 열심히 저장해 두었던 CD들을 볼 수 있는 장치가 없다. 아니 이런! 언제 이렇게 세상이 변했는지도 모르고 시대에 발맞춰 간다고 신형 제품들을 구하고선 정작 나중에 봐야지 하고 저장해 둔 사진과 영상들을 볼 수 없다니 너무 어처구니가 없다. 


그래도 꼭 사진들을 소환해서 글과 함께 올리고 싶다. 나의 기억이 맞다면 외장형 CD Player가 분명 우리 집에 존재했다. 구닥다리가 된 그것을 찾아 꼭 사진을 보면서 나의 기억들을 소환해 과거로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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