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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욱 May 03. 2024

초한(楚漢)의 영웅 한시로 만나다 46

유근(柳根), 「소하(蕭何)」

46. 믿음직한 소하

圖書先聚入關時(도서선취입관시)   관중에 들어갈 때 도서 먼저 모았었고,

獨守三秦主不疑(독수삼진주불의)   홀로 삼진 지킬 때에 군주가 믿어줬네.

公子一言眞藥石(공자일언진약석)   공자의 한마디 말 약석과 같았으니

舊時刀筆卽蓍龜(구시도필즉시귀)   그 옛날 도필이 시귀가 되었다네.

유근(柳根), 「소하(蕭何)」     


[평설]

한고조 유방이 관중(關中)에 들어왔을 때의 일이다. 다른 장수들은 황금과 비단 등의 재물을 보관해 둔 창고로 달려가 물건 챙기기에 정신이 없었다. 반면 소하는 승상부와 어사부에 보관해 두었던 율령(律令)과 도서(圖書)들을 거두어 보관해 두었다. 이렇게 수집한 자료들은 한나라 통일에 큰 밑거름이 된다. 

삼진(三秦)은 관중을 달리 이르는 말이다. 한고조는 소하에게 관중 땅을 맡겨 놓았다. 소하는 후방에서 군량과 병사를 지원해 주어서, 한고조가 항우와의 싸움에 집중할 수 있게끔 해주었다. 

소하를 약석(藥石)과 시귀(蓍龜)에 빗댔다. 약석은 병을 치료하는 데 쓴 약과 침을 말하니 경계가 되는 유익한 말이고, 시귀는 점(占)칠 때 쓰는 시초(蓍草)와 거북[龜]을 말하니, 나라의 중추적인 역할을 말한다. 여기서 ‘한마디 말’은 무슨 말인지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 아마도 소하가 한신을 유방에게 대장군으로 추천한 일을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또, 소하는 도필리(刀筆吏, 칼이나 문서를 맡은 하급 관리를 말한다.)였지만, 훗날 한나라 승상이 된다. 한고조 유방은 누구보다 소하를 믿어 주었고, 소하도 누구 못지않게 유방에게 보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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