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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동욱 May 04. 2024

초한(楚漢)의 영웅 한시로 만나다 47

유근(柳根), 「장량(張良)」


47. 적송자 따라서 떠난 사람

獨向沙中擊祖龍(독향사중격조용)   홀로 박랑사에서 진시황 저격하고,

適來橋上遇仙翁(적래교상우선옹)   마침 다리 위에서 선옹을 만났다네.

報仇秦楚全臣節(보구진초전신절)   진과 초에 원수 갚아 신하 절개 온전히 했고,

不願封候是赤松(불원봉후시적송)   제후 봉함 원치 않았으니 바로 적송자이네.

유근(柳根), 「장량(張良)」     


[평설]

장량은 한(韓)나라의 원수를 갚으려 했다. 그래서 박랑사(博浪沙)에서 진 시황(秦始皇)을 저격했다가 실패했다. 박랑사(博浪沙)는 중국 하남성(河南省)에 있는 지명이다. 그 뒤에 장량은 하비(下邳)의 흙다리 위[圯上]에서 황석공(黃石公)을 만나서 태공(太公)의 병서(兵書)를 받아 익혔다. 장량은 진나라와 초나라를 무찌르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러니 한(漢) 나라 건국에 일조했을 뿐 아니라, 한(韓) 나라의 원수도 갚은 셈이었다. 한나라 건국 뒤에 겨우 3만 호 되는 유후(留侯)에 봉해진 데 만족하였으며, 이후 적송자(赤松子)를 따라 노닐겠다며 훌훌 털고 떠났다. 적송자는 전설 속에 나오는 선인(仙人)이다. 장량은 인간의 영화(榮華)를 원하지 않고 신선(神仙)의 생활을 원했다. 

초한의 인물 중에 각기 다른 세 명의 퇴장이 있다. 일찍 떠난 사람은 장량이었고, 늦게 떠난 사람은 범증이었으며, 끝내 떠나지 못한 사람은 한신이었다. 장량은 스스로 떠남을 택해서 모든 것을 온전히 간직할 수 있었던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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