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시열, 「한신(韓信)」
57. 한신은 한고조를 배반하지 않았으리
漂母樵夫無不報(표모초부무불보) 빨래하던 아낙과 나무꾼에게 모두 보답했으니
投金寒瀨墓傾醪(투금한뢰묘경료) 찬 여울에 금 던지고 무덤에 술 부었지.
全齊大楚誰家物(전제대초수가물) 제나라와 초나라가 누구의 것이던가
未信淮陰背漢高(미신회음배한고) 한신이 한고조를 배반함 못 믿겠네.
송시열, 「한신(韓信)」
[평설]
한신은 작은 도움이라도 꼭 보답했던 사람이다. 빨래하던 아낙이 여러 날 밥을 먹여주자, 한신은 귀하게 된 뒤에 아낙을 찾아가 천금을 주었다. 또 한신이 파촉(巴蜀)으로 가다가 나무꾼에게 길을 묻고 나서 비밀이 누설될까 염려되어 죽이고서는, 귀하게 된 뒤에 나무꾼의 무덤에 찾아가 제사를 지내주었다. 2구에 물 속에 황금을 던진 일은 오자서(吳子胥)의 고사를 한신의 고사로 착각한 것이다. 춘추 시대 때 오자서가 물속에 황금을 던져 버리고 갔던 일이 있다.
한신은 제왕(齊王)과 초왕(楚王)을 역임했다. 그가 배반하려고 했었더라면 이때 했었지, 회음후(淮陰侯)로 강등된 후 배반했을 리가 없다. 무엇보다도 한신은 한고조를 배반할 위인이 못 된다. 그렇지만 한고조는 그가 배신했다는 얼토당토않은 누명을 씌워 제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