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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은석 Oct 10. 2024

함께 하는 세상 함께 나누는 세상을 꿈꾸며


여러 사람이 공동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마음을 맞추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사람은 누구에게나 이기적인 면이 있기 때문이다.

모두 다 똑같이 100퍼센트의 힘을 내면 좋은데 어떤 사람은 남들이 100%의 힘을 낼 것이기 때문에 자신은 80%만 힘을 쏟아도 될 것이라는 생각을 품는다.

설마 그러겠냐 하겠지만 웬만한 공동체에서 그런 사람을 보는 것은 너무 흔한 일이다.

줄다리기 경기를 보면 어떤 사람은 온 힘을 다 쏟아붓지만 어떤 사람은 줄만 살짝 잡은 채 힘을 전혀 안 쓰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인상은 더럽게 쓴다.

마치 온 힘을 다 쓰는 척하면서 말이다.

부엌에서 몇 시간을 수고해서 밥상을 차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다 차린 밥상에 숟가락 하나 올려놓으면서 자신이 일을 많이 했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얄미워 보이지만 나에게도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는 이기적 유전자가 있다.




사냥꾼 여럿이 함께 사슴을 잡기 위해 떠났다.

그들은 사슴을 한 마리 잡으면 균등하게 나눠 갖기로 하였다.

드디어 수풀 저쪽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사슴 한 마리를 발견했다.

아직 총을 쏘기에는 거리가 멀었다.

사슴이 인기척을 느끼고 도망갈 수도 있었다.

조심조심 사슴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토끼 한 마리가 눈앞에 나타났다.

토끼는 금방이라도 잡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있었다.

총 한 방만 쏘면 된다.

지난 며칠 동안 잡은 게 없었던 걸 생각하면 토끼도 굉장한 수확물이 될 수 있다.

사슴이 보이지만 사슴을 잡는다는 보장은 없다.

설령 사슴을 잡는다고 해도 그 고기를 다 같이 나누어 가져야 한다.

하지만 토끼에 대해서는 그런 약속을 하지 않았다.

토끼는 잡는 사람이 임자이다.

그런데 토끼를 잡기 위해서 총을 쏜다면 사슴은 달아나고 말 것이다.

나라면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할까?




우스운 이야기 같지만 18세기 프랑스의 계몽주의 사상가 장 자크 루소가 들려준 이야기이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루소가 살았던 시대뿐만 아니라 인류가 존재하는 모든 시대에 나타나는 이야기이다.

모두가 함께 살면 좋다.

모두가 함께 나누면 좋다.

그건 유치원생들도 안다.

하지만 세상은 우리가 함께 살기에는 뭔지 모를 불편함이 있다.

우리가 함께 나누기에는 뭔지 모를 껄끄러움이 있다.

함께 살 만큼 땅이 비좁기 때문이 아니다.

지구는 85억 명의 사람을 다 실어도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그렇다면 함께 나누기에 부족한가?

그렇지도 않다.

식량이 부족하다고 하지만 전 세계의 식량을 다 모아서 나눈다면 85억 명의 사람이 먹고도 남는다.

20세기에 발생한 두 차례의 세계대전은 부족하고 없어서 일어난 전쟁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나 많이 남아서 일어난 전쟁이다.

남은 것을 어떻게 처리할 수가 없어서 일어난 전쟁이다.




함께 하는 세상, 함께 돕는 세상, 함께 나누는 세상이 좋다는 것은 유치원생들도 안다.

그런데 유치원생들도 아는 이 사실을 어른들은 모르는 것 같다.

아니다.

모르는 게 아니다.

분명히 알고 있다.

그런데 함께 하기가 싫은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기가 싫은 것이다.

그러면 자기가 손해 보는 것 같기 때문이다.

자신은 노력을 해서 얻은 것이고 다른 사람들은 노력을 안 했기 때문에 못 얻었다고 생각한다.

노력도 하지 않는 그런 게으른 사람에게 왜 자기가 피땀 흘려 얻은 것을 나눠 주느냐고 한다.

일리가 있는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몰라도 한참 모르는 사람이다.

그 어떤 사람도 자신의 노력만으로 성공하는 사람은 없다.

수많은 사람이 곁에서 함께 하였고 도와주었고 나누어 주었기 때문에 그가 지금 그 자리까지 갈 수 있었다.

그 사실을 깨달을 수 있으면 좋겠다.

전우익 선생이 말했다.

“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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