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이다.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돈과 시간과 노력을 퍼부었다.
12년 동안 방과 후에 학원 차에 실려 다녔다.
4년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학점을 관리하고 토익 점수를 올리고
어학 연수도 다녀왔다.
그 많은 '노오오력'과 투자는 단 하나의 목표를 향했다.
많은 연봉을 주는 안정된 직장, 이것이 부모님과 기성세대가 입력시킨 '정답'이다. 노력의 양과 질, 투자금의 액수는 다르지만 16년의 시간과 수천만 원의 교육비를 투자했으면 그에 맞는 직장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억대 연봉까지는 기대하지도 않는다.
완벽한 자아실현은 바라지도 않는다.
소박하나마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직장은 얼마든지 잡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정답'의 이름값을 할 수 있다.
나는 2006년부터 9년 동안 5개의 회사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2015년에 창업을 했다. 그 기간 동안 내가 한 선택들은 '정답'이 아니었고 따라서 환영받지 못했다.
어머니는 한숨을 쉬셨고, 친구들은 철없는 놈이라고 손가락질했다.
나는 이른바 유학파다. 중학교 때 캐나다에 가서 대학까지 졸업했다. 영어는 제2의 모국어이고 졸업한 대학도 캐나다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주립대학이다.
나와 비슷한 스펙을 가진 친구들은 대기업이나 외국계 기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나는 연봉 2,000만 원을 받는 게임회사에 들어갔다. '정답'을 쫓는 사람들은 그 길은 잘못된 길이라고 했다.
2014년 3월, 공동창업자로 참여했던 가상현실 기기 제조업체 오큘러스가 페이스북에 팔렸다. 우리 돈으로 약 2조3천억 원, 설립한 지 1년 6개월 만이다. 자본을 투자하지 않은 내 지분은 1%가 되지 않았다. 그 지분의 가치가 150억 원이었다. 그 중 80억 원은 일시불로 받았고, 나머지 70억 원은 5년을 더 일하면 받는다는 옵션이 걸렸다.
남들은 대성공이라고 하는데 나는 페이스북에서 1년 정도 일한 뒤 퇴사했다. 이로써 70억원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 모두들 가고 싶다는 기업을, 연봉을 그렇게 많이 주는 직장을 왜 그만두느냐고 했다.
연봉도 연봉이지만 4년만 버티면 70억 원이 들어오는데 제정신이냐고 했다.
1억이면 상위1%연봉이라고 한다. 70억이면 연봉 1억을 받는 사람이 70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하는 돈이다.
2019년까지 페이스북에서 버틴 다음, 나머지 70억까지 받고서 40대 중반에 150억 부자가 되는 것이 사람들이 말하는 정답이었다.
나는 포기한 것이 아니라 선택한 것이다. 내 인생을 선택하고 내 꿈을 선택했다. 많은 돈을 벌었으니 그걸로 평생 먹고 산다? 별 의미도 없고 지루한 인생이다. 그것은 내 인생이 아니다. 70억보다, 1억 8천의 연봉보다 내 인생 4년이 훨씬 더 소중했고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내 인생을 돈에 파는 짓은 하지 않을 것이다. 남들은 나보고 부자라고 하고 성공했다고 말하지만 나는 아직 성공도 하지 않았고 부자도 아니다. 이제 겨우 내 꿈을 완성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렸을 뿐이다.
사람들이 직장을 보는 관점은 두 가지다. 얼마나 안정적이냐, 얼마나 많은 연봉을 주느냐, 내가 안정과 돈을 포기할 때마다 사람들은 걱정하고 손가락질했고, 결과적으로 그 선택이 그들이 생각하는 직장의 가치와 맞아질 때는 박수를 쳤다. 그러나 내가 안정과 높은 연봉을 기준으로 직장을 선택했다면 지금과 같은 결과는 없었다.
여러분의 두뇌에 장착된 내비게이션은 몇 세기의 지도를 담고 있는가? 혹시 생의 대부분을 20세기에서 살았고 그 시대에 직업과 인생에 대한 가치관을 확립한 부모 세대의 지도는 아닌가? 기성세대가 주입시킨 지도대로 왔는데 길은 정체되어 있다.
환경이 바뀌었다. 환경이 바뀌면 전략도 달라져야 한다. 20세기의 네비게이션으로는 21세기를 살아갈 수 없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단 멈춤, 방향이 잘못되었으면 일단 멈춰야 한다. 그리고 자신을 돌아보라. 토익 점수, 높은 학점, 인턴 경험, 어학 연수 등등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가 되기 위한 노력을 멈추고, 더 이상 인생에게 자신을 소외시키지 말고 자신을 돌아보라.
대기업 직원, 공무원이 여러분이 살고 싶은 인생인가? 그것이 여러분의 꿈과 같은 방향에 있다면 좋은 일이다. 그러나 그 방향이 월급과 안정이라면 아니다. 월급과 바꾸기에는 여러분의 인생은 너무나 귀중하다. 다른 방식의 인생을 원한다면 바로 그렇게 살아야 한다.
<그건 내 인생이 아니다 프롤로그 중>
그건 내 인생이 아니다저자서동일출판프레너미발매2016.11.14.
해외 유학을 나왔는데 연봉 2,000만 원의 게임 회사를 선택한다고?
페이스북에 회사를 매각해서 80억 원을 현금으로 받고, 70억 원은 4년만 더 다니면 받을 수 있는데 그걸 포기한다고?
나는 절대 그러지 못할 것 같다.
아니,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은 그러지 못한다.
그 돈의 단위 자체가 평범한 사람은 꿈도 꾸지 못할 금액이기 때문이다.
2015년도의 가치는 지금 2024년도의 돈 가치와는 또 다르다.
하지만 저자는 그렇게 선택을 했다.
남들이 하지 않은 선택을 했기 때문에 자신이 지금의 성취를 이뤘다고 하지만 그 또한 성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제 밑그림을 그렸을 뿐이라고.
오늘 내 인생의 모습은 바로 나의 선택으로 만든 내 세상이다.
오늘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내 인생, 미래, 내 가족, 내 주변의 미래가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