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cend'가 내게 갖는 의미
나는 롱맨 영영사전을 즐겨 사용한다. 롱맨은 'transcend'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https://www.ldoceonline.com/dictionary/transcend
tran‧scend /trænˈsend/ ●○○ verb [transitive] formal to go beyond the usual limits of something The desire for peace transcended political differences.
번역가라고 하기엔 창피한 경력에 부족한 실력인 내가 그래도 왜 번역을 선택했냐고 묻는다면, 영어라는 언어만의 아름다움을 느껴서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것 같다. 영어를 한글로 옮길 때 글의 길이가 현저히 줄어드는 데서 오는 쾌감도 있지만, 정말 영어 단어는 딱 두세 개인데 우리말로는 그 단어를 음차 하지 않는 이상 더 길어지기도 한다. 어떤 단어는 우리말에는 없는 개념을 내포하고 있어서 영어 그 자체가 간결한 경우도 있다. 이런 영어와 한글의 알 수 없는 줄다리기에서 팽팽하게 고민해서 최선을, 최선까지는 아니더라도 차선의 언어로 말이 되게끔 하는 게 번역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알 수 없이 묘하게 나를 끌어당기는 단어를 만나는 그때가 영어의 매력이 터지는 순간이다. 그런 단어의 생김새는 매끈하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생각나는 단어는 뭔가 나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기호 같기도 하다. 'transcend'라는 단어가 그렇다. 라틴어인 'transcendere'에서 비롯된 단어로, Trans는 'across'라는 뜻이고, scend는 'scandere(=climb)'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Transcend Words'라고 칭한 까닭은, 단어가 문장을 이루고 문장이 모여 하나의 글이 되듯, 단어에 얽매이지 않고 전체적인 내용과 의도를 파악하여 결과적으로 '단어를 초월한' 번역을 하고 싶다는 나의 마음을 담고 싶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매거진에는 단어, 즉 영어 표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나만 알기에는 아까운, 생생한 표현들을 만날 때마다 나만의 사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아울러, 표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단어가 장벽이 되지 않는 번역을 하고 싶은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