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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영 Apr 28. 2024

중학교 배정으로 얻는 교훈

운명은 스스로 만드는거야

 아래 글은 첫째 중2가 중1 배정 받고 쓴 글입니다.  작년 2월8일 발표날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네요.




중학교 배정 결과를 펼쳐본 나의 첫 반응은 울음이었다.

6년동안 정든 초등학교와 친구들과 떨어져, 우리 집과 많이 떨어진 학교에 배정된 것이다.


3년동안 다녀야할 중학교 배정이 이렇게 되다니… 생각만 해도 너무 걱정되고 두려웠다.


원하는 곳에 진학하게 된 친구들이 부러웠고, 내게 결과를 물어보는 사람들에게 대답하고 싶지 않았다.


학교에서 사람들을 피해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눈물이 터져버렸다. 졸업식 때는 기쁨의 눈물을 펑펑 흘렸다면, 그날은 슬픔과 절망의 눈물이 끝없이 떨어졌다.


엄마는, “3지망까지 안 간 게 어디야” 라며 나를 위로하셨고, 그제서야 조금 긴장과 화를 풀 수 있었다.


우리 엄마는 나에게 그런 영향이 있다.

기뻐서 너무 날뛸 때는 약간의 평정심을 주고, 화를 주체하지 못할 때는 빠른 속도로 번지는 내면의 불길을 꺼주는 소화기 역할을 한다.


비유가 특이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엄마는 13년동안 언제나 내가 이상한 길로 새지 않게 나의 길잡이가 되어주셨다.


그렇다고 내 삶에 너무 개입을 했다는 것도 아니다. 딱 적당한 선을 지키면서 나를 도와주셨고,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엄마가 정말 감사하다.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또 새로운 생각이 들었다. 내가 그 중학교에 배정된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말이다.


어디를 가든 나는 잘할 수 있으니까 뭐가 문제야? 오히려 모르는 친구들과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운명이라는 게 존재한다면, 내가 원하는 중학교가 아닌 그 중학교에 진학하게 된 중요한 이유가 있을 것 같았다.


드디어 밝은 면을 보게 된 나는 이렇게 결심했다. ‘내 운명은 내가 직접 결정하는 것이고, 이렇게 된 김에 이 새로운 중학교에서 더 밝게 빛나기 위해 최선을 다해보자!’


그렇게 예비소집 시간이 되어 중학교에 처음 들어가게 되었다.

기대를 하지 않고 갔던 덕인지, 나는 생각보다 만족스러운 마음을 숨길 수가 없었다.


깨끗한 시설, 잘 가꾸어져있는 화단들, 1층에서 바로 보이는 도서관. 그날 날씨가 조금 습하고 비가 왔지만, 학교의 아기자기하고 긍정적인 면모는 아랑곳하지 않고 눈에 띄었다.


학교를 신기한 눈빛으로 돌아보는 나의 모습은 집에서 펑펑 우는 나와 너무나도 달랐다.


예비소집 검사를 하러 교실에 들어가 다행히도 같은 초등학교 친구들을 여러 명 만났고, 나만 이런 상황에 놓인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조금의 동질감이 들었다.


그날은 학교를 많이 돌아보지 못했지만, 확실히 초등학교와는 다르게 뭔가 더 성숙하고 낯선 분위기가 풍겼다.


초등학교는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는 곳이였다면, 중학교는 본격적으로 개개인의 재능과 능력을 펼쳐야 하는 곳이였다.


나의 재능을 키우고 새로운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는 많은 방법과 기회가 매우 기대되었고, 그것들이 나의 미래에 어떠한 도움을 줄지 또한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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