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에 요추협착증 이라니 슬픕니다
아이들은 도서관에 보낸 후 청소기를 돌리기 시작했다. 먼지통을 비우려고 숙이는 순간 뚜두둑 소리와 함께 나의 괴성...
허리를 움직일 수 없는 통증이 느껴지고 숨 쉬기 조차 어려웠다.
엉금엄금 기어가 타이레놀 진통제를 찾아 빈속에 털어 넣고, 장롱에 구겨 넣어둔 허리복대를 찾았다. 겨우 끄집어내어 최대한으로 타이트하고 허리를 줄여멧다.
그 사이 남편이 아이들을 도서관에 데려다준 후 나와 맨발 걷기를 하기 위해 왔다.
꼼짝 못 하는 나를 보더니 남편은 병원을 알아보고 겨우 옷을 챙겨 입고 병원으로 갔다.
일요일에도 병원진료를 한다니 너무 감사하게 생각되었다. 쉬는 날 쉬지 못하고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병원이 이렇게 감사하게 될 줄은 몰랐다.
진료를 기다리며 방사선 사진촬영을 한 후 의사 선생님을 만났다. 엑스레이는 내가 봐도 요추 5번이 안 좋아 보였다.
뼈상태는 양호한데 요추의 협착증 진단이 내려지고 주사치료를 처방받았다.
주말이라 물리치료 같은 건 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약처방과 주사만이라도 받고 오니 한결 편해진 기분이다.
내 나이 50세를 바라보고 있지만 아직은 건강하다고 생각했건만 큰 수술 후 체력저하로 인한 후유증인지 하나씩 고장신호를 보낸다.
뭐.. 아프면 병원 가고 치료받으면 되고 허리 강화운동을 좀 더 신경 쓰는 수 밖에는 없다. 알면서도 무심했던 나에게 보내는 최후의 압박 같은 느낌의 통증으로 나는 내 몸을 다시 보게 되었다.
아프기 전에 몰랐던 것들이 많았는데
아프고 나니 난 몸이 보내는 신호를
알뜰하게 챙기려고 한다.
다행인 건 골다공증은 없다고 말씀해 주시니
안심이 되었다.
몸의 중심인 허리의 중요성을 나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더 많이 느꼈다. 둘을 안고 엎고 키워야 했던 10년 전 허리병을 달고 살았다. 둘째가 업히지 않고 혼자 걷기 시작한 후부터 허리통증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허리통증은 나에게 익숙한 통증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지나가겠지 했는데 이젠 아주 큰 소리로 내 정신을 번쩍이게 했다.
당분간 허리치료에 집중하고 허리살을 줄이는데 집중하자.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중년을 보내자.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