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행복한 기다림이다.
작년 가을 아이들과 여행하기 위해 모든 예약을 끝내고 4일 후에 아프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래서 수술하고 회복을 하면서 겨울방학 동안 아이들은 둘이서 서로를 의지하며 보냈다.
아픈 것도 아픈 거지만 아이들이 계획을 짠 여행을 취소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괴로웠다.
그래서 회복을 하면서 4월 말에 아이들 여름방학 여행을 예약했다. 한 달 전부터 아이들이 기다리고 설레하는 모습을 보니 더 미안했다.
여행은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는 설렘 덕분에 오늘이 즐겁고 행복하게 미래를 기다린다. 사실 난 어딜 가는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집 떠나면 개고생이고, 집이 제일이다는 주위였다. 그런 내가 아이들을 키우면서 많이 변했다. 하나라도 더 보여주고 싶어 매일 나갔다.
주말이면 도서관이나 박물관, 미술관 각종 체험을 했다.
그런 시간들이 아이들에게는 창의적이고 생각하는 시간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을 것이다.
학년이 높아질수록 아이들이 갈 수 있는 여행은 제한이 있다. 다닐 수 있을 때 열심히 다니고 싶다.
보고 느끼고 아이들은 눈에 가득 담고, 기억 속 추억박스를 채울 것이다.
아이들이 매일 기다리는 모습을 보며 나도 덩달아 기대가 된다. 체력이 좋지 않아 자유여행은 못 가고 패키지를 예약했다.
스케줄표를 보니 아마 싱가포르의 명소를 3일 만에 다 다닐 것 같다.
아이들 사진 열심히 찍고, 기록을 할 예정이다. 돌아오는 비행기에서는 아마 다음 여행을 계획하고 있을 것 같다.
여행도 건강할 때 많이 다녀야 한다.
이젠 어디든 맘먹으면 떠날 수 있도록 미리미리 준비해 두자. 생각보다 준비할 품목들이 많아 배송을 시켰더니 아침마다 택배봉지가 몇 개씩 있다.
다른 나라도 다 사람사는 곳인데 굳이 이렇게 다 챙겨야하나 싶다가도 아이들 생각하면 주섬주섬 챙기는 모습이 나도 어쩔 수 없는 아줌마인가보다.
여행의 가치는 미래의 행복한 나를 상상하며 오늘을 기쁜 마음으로 보낼 수 있어서 좋다.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 동안 더 열심히 현재에 최선을 다 할 수 있다.
아이들도 여행 가기 전 미리 해야 할 공부를 해두고, 나도 처리해야 할 일들을 미리 처리했다. 이젠 여행 가서 신나게 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