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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수 Jun 21. 2024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김승섭_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이 책을 읽으며 첫 장부터 눈물을 흘러서 이 책에 대한 감정이나 생각에 대해 하나의 키워드로 정리한다고 하면 나는 ‘눈물’일 듯싶다. 울면서 잘 씹(어 먹)자고 생각했다. 그러니까 잘 소화하고 싶어서. 저자 김승섭 교수에게 ‘공부’는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언어’였다고 한다. 타인의 고통은 내 것이 아니고 타인의 것이기 때문에 아파하는 사람 바로 옆에 있어도 타인인 나/우리는 그 고통을 온전히 알지 못한다. ‘보이지 않는 상처가 당사자의 몸에 갇히지 않고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기 위해서는 누군가가 그 고통에 응답해야’ 한다는 교수님의 글을 읽으며 그것이 그가 말한 공부구나 생각했고, 그가 해온 공부에 대해 생각했다. 공부란 것이 책상에 앉아 책을 읽고 풀이를 하고 무언가를 쓴다고 하여 모두 같은 공부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타인의 고통에 대해 응답하는 것, 그리고 그 응답은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이뤄질 것인가.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를 하는 사람은 그것을 끊임없이 고민할 수밖에 없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그 고통의 현장에 나가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응답한 자신의 공부와 그 결과가 ‘기댈 곳 없는 이들의 손에 쥘 수 있는 작은 무기로 쓰이기를’ 바라는 그의 책을 읽으며 나/우리에게 있는 책임, 나/우리에게 있는 고통, 나/우리가 같이 살아나갈 세상에 대해 곰곰 해진다. 나의 고통이 된 것들에 대해 사회가 만들어낸 것, 사회의 몫을 생각한다. 그게 나의 운동의 동력이기도 한다. 그리고 연대의 이름으로 자칫 나열될 수 있는 것들 속에 나는 결코 알 수 없는 고통과 아픔이 있을 것이다. 분명히 존재한다. 왜 그렇지 않겠는가. 그러나 타인의 고통을 내가 온전히 알지 못한다고 하여 그 고통에 함께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응답의 다양한 방식과 깊이에 대해서도 계속 고민해나가고 싶다.


<아픔이 길이 되려면>부터 <우리 몸이 세계라면> 그리고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까지 우리 사회에 산재하는 질병과 고통, 약자나 소수자라고 이름 지어진 존재들의 아픔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것에 사회는 어떤 몫을 가졌고 어떤 책임을 지녀야 하는지, 그리고 그 길에 우리는 어떤 책임을 가지고 더 나은 오늘의 내일을 만들기 위해서 무엇을 함께 해야 할 것인지 김승섭 교수님은 공부로서 대답했고, 제안했다. 그가 만나온 수많은 현장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우리가 쥘 수 있는 작은 무기가 되도록, 이것 봐! 차별하고 혐오해도 되는 존재는 없어! 누구의 손도 놓을 수 없어! 하고 목소리 외치는데 기꺼운 힘이 되도록.


모쪼록 김승섭 교수님께서 몸마음을 잘 보듬으며 지내시기를 바란다.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공부>, 김승섭 지음, 동아시아


p4-5 임상의사가 아닌 보건학자의 삶을 선택했던 것은 답답했기 때문입니다. 환자를 만나고 차트에 적힌 병력을 읽어보면 가난과 가정폭력으로 인해 우울증이 발생한 게 분명한데, 병원에서는 약으로 이들의 증상을 치료하려 했습니다. 물론 현대 의학이 이룬 성과는 놀라운 것이어서, 그 약들은 실제로 증상을 완화하고 죽음의 문턱에 서 있던 이들을 종종 삶의 자리로 돌려보냈습니다. 그러나 환자가 돌아가야 할 가정은 과거와 다름없이 폭력적인 공간이었고, 병원 사람들은 모두 그녀가 다시 입원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p5 부조리한 사회가 질병의 근본적 원인이라는 게 명확해질수록, 그 대답은 더 무겁고 또 멀게 느껴졌습니다.

 제게 공부는 타인의 고통에 응답하는 언어였습니다. 타인의 고통은 타인의 것입니다. 우리는 손톱 밑에 찔린 가시로 아 파하는 옆 사람의 고통을 알지 못하지요. 특히 부조리한 사회로 인해 상처받은 이들은 종종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숨죽이 며 아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이지 않는 상처가 당사자의 몸에 갇히지 않고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되기 위해서는 누 군가가 그 고통에 응답해야 합니다.


p6 공부를 할수록 세상은 복잡하고 변화는 쉽지 않다는 점을 알아갑니다. 하지만 답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질문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세상은 길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버릴 수 있는 무언가가 아니니까요.


p18-19 깊게 들어가야만 보이는 질문들이 있다. 트랜스젠더의 차별 경험에 대한 연구를 할 때였다. 보통 차별 경험은 "지난 1년간 구직 과정에서 차별을 경험한 적 있습니까?"와 같은 설문 문항을 통해 측정한다. 우리 연구팀 역시 처음에는 그런 질문들만 사용했었다. 그러나 연구를 하며 트랜스젠더 당사자들을 만나 인터뷰할수록 그 질문들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게 명확해졌다.

 한국의 트랜스젠더에게는 구직 과정에서 성별을 표시해야 하는 서류 심사가 종종 큰 장벽으로 작동했다. 법적 성별정정을 한 트랜스젠더와 그렇지 않은 트랜스젠더 모두에게, 자신의 외모와 주민등록번호 뒷자리의 첫번째 숫자가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시선을 감당하는 게 매번 큰 과제였다. 그래서 이들은 종종 취업을 포기하곤 한다. 취업 지원을 포기하게 되니, '구직 과정에서 차별을 경험'할 기회 자체가 박탈되곤 한다. 문제는 이러한 장벽이 취업할 때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병원, 은행, 동사무소에서도 많은 트랜스젠더가 차별 받을 수 있는 상황을 최대한 피하려 애쓰고 있었다.


p20 비슷한 일들이 반복되며 알게 되었다. 일상에서 줄곧 그런 눈빛을 감당하며 살아야 했던, 그 모멸적 시선이 특별한 사건이 아니라 상시적인 삶의 환경이었던 이들은 그것을 차별이라고 부르지 못하고 있었다.


p26-27 연구를 진행할수록 '장애인을 배려하는 것만으로는 장애인이 존엄한 인간으로 인정받는 일은 요원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깊어졌다. 한국 사회에 장애인을 욱여넣는게 아니라, 장애인의 삶을 중심에 두고 교육과 노동을 포함한 한국 사회의 각 영역을 디자인하는 변화가 필요하다.


p31-32 출생 시 정해진 법적 성별이 남성이었지만 스스로를 여성으로 인지하는 MTF(Male-To-Female) 트랜스젠더들의 옷차림을 탈코르셋 운동의 맥락에서 반동적이라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원하는 성별로 인정받지 못해 고통받았던 숱한 시간들 속에서 온전한 자신이 되고자 외모를 꾸미는 길을 찾은 이들을 두고서, 가부장제가 강요한 여성의 옷을 입는다고 비난하는 것은 폭력이다. 시스젠더 여성과 MTF 트랜스젠더는 같은 시기 한국 사회를 살아가고 있지만 각기 다른 전선에 서 있기 때문이다.


p33 타인의 삶을 내 경험에 따라 재단하는 것은 위험하다. 특히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일은 고 황현산 선생님의 책 제목처럼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고 자기 경험치의 한계를 인정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 전선은 하나가 아니다.


p47 꼭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은 명백히 부조리하고 비상식적인 폭력만이 어떤 얼굴을 인간의 범주에서 밀어내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적어도 그런 폭력은 어떤 몸을 세상에 없었던 것처럼 지워버릴 수는 없습니다. 자신이 가해자일 수 있 다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 '정의로운' 사람들이 모인 '합리적인' 사회만이 누군가의 존재 자체를 지워버릴 수 있지요.


p58 저는 이 결과를 볼 때마다 두 가지 생각을 합니다. 한국 사회의 인종차별이 매우 심각하다는 점과 한국인은 인종차별 성향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최소한의 자기검열과 긴장이 부족한 나라라는 점입니다. 인종별 거주지 분리가 심각한 미국 사회에서, 같은 질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응답한 5.6%가 실제 미국인의 속마음을 반영하는 숫자라고 믿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그 5.6%는 적어도 누군가 그런 질문을 했을 때, 인종차별주의자로 여겨지고 싶지 않은 미국 사회의 긴장을 반영하는 숫자 라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는 그 긴장조차 부재한 것이지요.


p59 사건은 고착화된 시스템과 축적된 역사 위에서 발생합니다. 모든 변수가 통제된 실험실에서 일하는 사람의 눈으로 사건을 대하면, 우리는 사건을 탈맥락화•탈역사화하는 오류를 범하게 됩 니다. 그렇게 개별화된 사건은 실제로 그 사건을 만들어 낸 시스템과 분리되지요. 그런 관점으로는 문제를 온전히 이해할 수도 없고, 효과적인 해결책이 만들어질 리도 없습니다.


p62 이 사건을 두고 교사의 노동권과 학생의 인권이 대립하는 것인양 말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잘못된 시각입니다. 교육 현장에서 문제가 교사와 학생의 충돌로 드러난다 할지라도, 갈등의 근본적인 원인은 시스템입니다. 과도한 노동에 시달리는 교사가 학생이나 학부모와 갈등 상황이 생겼을 때 학교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것이 그 원인이지요. 모든 교사가 선하지는 않고 모든 학생이 선하지도 않습니다. 그런 불완전한 존재들이 모인 공동체가 운영되도록 하기 위해 시스템이 존재합니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 시스템의 문제점을 상세히 따져보지 않고 교사 개인과 학생 개인을 비난하는 것은 직관적이고 쉬운 일입니다. 그만큼 폭력적이고, 또 그만큼 문제 해결로부터 멀어지는 길이기도 합니다.


p91 코리건: 사실 자체를 전달하는 것만으로 낙인이 줄어든다는 것은 순진한 생각이고, 경험적으로도 옳지 않은 방식이다. 유색인종에 대해서도, 성소수자에 대해서도 그런 방식은 효과가 없었다.

실제로 당사자가 벽장 밖으로 나가 사람들을 직접 만나고 사회적 관계를 맺지 않으면, 낙인이 줄어들기 어렵다.


p124 그 불안 앞에서 조심스럽지만, 질문해야 한다고 생각합 니다. "트랜스여성을 배제하는 방식으로 안전한 여성 화장실을 만들 수 있는가?"라고요. 폭력의 원인이 되는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가 아닌, 또 다른 소수자를 배제하는 방식으로 '안전 을 확보'하는 것이 과연 정당하고 실효성이 있을지에 대해서요.


p125-126 화장실은 그 사회의 권력관계가 고스란히 드러니는 장소입니다. 그렇기에 화장실에 새로운 질서와 원칙을 구현하는 것은 그 사회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인권을 다음으로 미룰 수 없는 것처럼, 여성과 트랜스젠더와 장애인과 그 밖의 수많은 다양한 소수자가 화장실을 이용할 권리 역시 다음으로 미룰 수 없습니다. 그 누구의 '오줌권'도 소외되지 않는 화장실이 필요합니다.


p176-177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게 뭔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환자의 자살을 방관했어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 다만 죽음을 의학적 관점이 아니라 개인의 삶을 중심에 놓고 보면 이야기는 훨씬 더 복잡해진다. 최근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질병권의 개념은 질병을 경험하는 인간이 비정상적이고 예외적인 존재가 아니라고 강조한다. 우리는 인생의 어느 시점에 필연적으로 아프고, 질병을 갖게 된다. 그것은 예방할 수 있는 불 행한 일이 아니라, 생명체가 살아가고 또 늙어가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질병과 함께 살아가는 인생은 온전하지 못한 삶인가?'치유'되지 못하는 질병을 가진 이들은 내내 그멍에 속에서 허우적대야 하는가?


p184-185 혹시라도 오해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의료진이 환자로부터 HIV에 감염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환자의 건강을 돌보는 의료진은 HIV 감염인을 대할 때 누구보다도 스스로의 안전에 신경 쓰고 잠재적인 감염으로부터 엄격하게 보호받아야 합니다. 문제는 이미 수십 년간 이루어진 연구를 통해 의료진이 감염을 막기 위해 지키는 '보편적 감염 주의 원칙‘을 따르면, HIV 감염으로부터 스스로를 충분히 보호할 수 있음이 밝혀졌다는 점입니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공포와 편견에 기반한 '과도한 행동'은 의료진을 HIV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할 뿐 아니라, 감염인에 대한 사회적 낙인을 강화하고 결과적으로 이들의 삶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p194-195 김도현: 저는 강의를 하며 장애를 설명할 때 "손상 혹은 손상이라고 간주되는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곤 합니다. 무엇을 손상이라고 규정할 것인지 자체가 사회적•문화적 맥락에 따라 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PL 집단의 몸 상태 스펙트럼이 굉장히 다양하다는 게 논점이 되고 있는데, 실은 우리가 손상이라고 간주하는 모든 영역이 그런 것 같거든요. 예를 들어, 법정 장애의 영역에 포함되는 신장질환이나 간질환의 경우에도 같은 진단을 받았지만 크게 증상이 없는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또 상당한 기능적 제약이 생겨나는 경우도 있겠지요. 손상이라는 개념 자체가 포괄적이고 유연한 개념입니다. PL의 경우에도 감염이 없었다면 차별을 경험하지 않았을 테니까, PL의 상태를 장애의 정의에서 이야기하는 손상이라고 충분히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p198 김승섭: 한국에서 PL분들이 모여 충분히 논의할 수 있는 공개적인 장을 마련하는 게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102명이 참여한 설문은 함의가 적지 않습니다. 한국은 전 세계에서 HIV 감염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가장 심각한 나라이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PL분들은 사회적으로 고통을 겪더라도, 자신을 드러내며 그 어려움을 말하고 변화를 요구하기보다는 홀로 삭이는 경 우가 많기도 하고요.


p207 오페라리오: HIV 감염은 치명적 질병이 될 수도 있다. 적절한 의료 지원이나 사회적 지지가 없다면 HIV 감염인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다. 많은 HIV 감염인이 의학의 성과를 충분히 누리려면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보건의료 시스템과 HIV 감염인을 존중하며 치료하는 의료진의 태도가 필요하다. 미국 등 서구 국가의 HIV 감염인이 다른 나라보다 상대적으로 더 오 래 사는 것은 그 때문이라 생각한다. 많은 저소득 국가의 경우에서 확인할 수 있듯, 사회적 시스템이 없다면 HIV 감염은 여러 문제를 초래할 수 있는 질병이다.


p207-208 오페라리오: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의 연구가 공통적으로 말하는 게 있다. 사회적 불평등과 낙인, 제도적 차별로 가장 열악한 조건에 있는 사람들이 더 자주 HIV 감염 위험에 노출된다는 것이다. 사회적•문화적•역사적으로 배제된 집단에서 감염률이 높다. 그것은 이미 감염된 경우는 물론이고 아직 감염되지 않았지만 감염 위험이 높은 경우에도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해서 벌어지는 일이다. HIV 감염 원인을 이야기할 때, 구조적•역사적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 비감염인이 적절한 HIV 감염 예방 조처를 하거나 HIV 감염 검진을 받는 과정, 감염인이 의료 시스템 아래에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과정, 감염인이 파트너나 사랑하는 이들 에게 자신의 질병에 대해 말하는 과정, 또 감염인의 파트너가 예방 조처를 하도록 하는 과정 모두에서 사회적 환경이 생물학적 요인만큼 중요하다.


p210 오페라리오 동의한다. HIV 감염의 위험 요인 중에서 바꿀 수 있는 것은 성적 지향이 아니라, 사회적 낙인과 배제이다. 더 인도적이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HIV 감염을 바라봐야 한다.  

 한편 미시적 수준에서 HIV 감염의 원인은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이다.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에서는 성매매 등으로 HIV 감염이 많이 퍼진다. 그렇다면 그 사회에서는 이성애가 HIV 감염의 원인이라고 할 건가? 어떤 사회에서는 대다수 여성의 HIV 감염 경로가 부부 간 성관계이다. 그곳에서는 일부일처제가 원인인가? 모든 사회에서 HIV 감염의 원인은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이다.


p211 복잡함을 직시하는 ‘불편한’은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요소이다.


p211 기본적으로 모든 HIV 감염을 법•종교•도덕의 관점이 아니라 공중보건과 인권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p217 학계도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날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에서 일하는 연구자들은 규정상 성소수자 차별금지법이 없는 앨라배마주나 텍사스주 등에서 열리는 학회에 주 정부의 연구비를 이용해 참여할 수 없습니다. 캘리포니아주의 법률이 그렇 습니다. 성소수자가 차별받을 수 있는 곳에서 중요한 학회가 많이 열리면 그 자체로 성소수자에게 연구자로 살아남기 어려운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p229 미류: 평등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그런데 그 과정을 혼자 하려면 너무 힘들다. 어떤 행위를 차별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에 대한 공동의 상식을 만들어 나가는 과정에서 차별하지 않는 사람이 되 기 위한 의식적•무의식적 훈련을 하게 된다. 이를 위해서라도 차별금지법이 있어야 한다.


p295 유희경: 어떤 쪽에서는 그걸 좀 금기시하는 경향도 있지 않나요? ‘학자가 지나치게 개입하면 안 된다'라든가.

김승섭: 예. 하지만 상관없어요. 그러기엔 삶이 너무 짧아요. 할 수 있는 것들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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