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유럽취향이 맞기는 맞나 보다. 모처럼 들은 독일 목사님의 설교가 더욱 뭉클하게 와닿는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확실히..
믿음을 얘기하다가도 결국은 열심을 강조하는 한국형 설교나 디즈니 만화 같이 순진해 빠진 미국식 설교와 비교할 때 확실히 다른, 건강한 맛이 있다. 크게 재미있지도 않고 역시나 딱딱한 편이지만, 세계사의 대전환기에 목회자와 교회가 하나님의 뜻과 인도 가운데 역사의 결을 따라 놀랍게도(?) 순기능을 해온 것에 대한 담백하고도 충실한 고백이 담담하게 펼쳐진다.
촛불, 함께 부른 노래, 신앙인들의 몸짓과 표정.. 언급된 모든 것은 기대했던 것에 비해 영 소박하기만 했지만, 역사와 현실 속에서 결국 묵직한 과실로 결실한, 작지만 귀한 씨앗이었음이 틀림없다.
교회에 모여들어 촛불을 들음으로써 결국 독일통일을 이루어낸 사람들. 오늘날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이 땅의 사람들은 과연 교회(!)에 모여들까? 수백만, 수천만의 촛불이 이 땅을 밝혔을 때 근처에서 딴지를 걸던 사람들 중 상당수가 이른바 성도들이었다는데.. 지금도 꽤 그렇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