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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늘자까 Oct 08. 2022

가짜가 아닌 진짜를 위해

날씨가 급 추워졌다. 내리쬐는 햇빛에 잠시 걸으러 나오는 길도 양산을 펼쳤던 일이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이제는 저녁에 나갈라하면 숏패딩에 계속 눈길이 간다. 따듯하게 입고 싶은데 막상 입으면 너무 더운 것 같기도 하고,,, 결국 얇은 옷을 여러 개 겹쳐 입는 것으로 타협을 본다. 


선선한 가을바람을 헤치고서 거리를 걷는 일, 그 거리는 매사 생각들도 가득 찬다.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내가 하는 선택이 곧 정답인거라고, 나를 조금 더 믿어주자고 생각하지만 이 길이 맞는 길일까를 계속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들 사이에서, 무엇이 나의 정도에 맞는 일일까에 대해서도 말이다. 


서른이 되고서 생각하는 것은 이전과 조금 달라진 것을 느낀다. 어쩌면 가능성만을 두고 꾸는 꿈들의 무게를 느끼게 되었다고 할까? 스스로에게 한계를 두지 않고 도전할 것들을 실컷 도전해 나가고 싶은데 어느정도 현실을 가꾸면서 그 길을 개척해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입밖으로 내뱉었을 때, 나와 거리가 조금 있는 사람들로부터는 ‘정말 멋지다, 해봐라’는 말을 듣지만, 나와 가까이 있는 사람로부터는 그와 반대되는 이야기를 듣는다. 


어쩌면 가장 응원을 받고 싶은 사람들로부터 받는 걱정어린 말들은, 괜한 서운함을 가져오곤 한다. 내가 잘 되기를 누구보다 바라면서, 말은 저렇게 하지. 흥. 이라며 스스로를 위안하지만 이내 스스로 계속 행동함으로 그것을 보여주는 수 밖에 없다는 것도 알고 있다. 나라고 해서 하고싶은 일을 하는 건 나중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없는 건 아니다. 아마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것조차도 사치라고 생각할 누군가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불안함을 어떻게든 가리기 위해 아무개 회사에 면접을 보러가고, 나와는 맞지않는다는 경험을 하고나니 맞지 않는 틀에 나를 계속 끼우려고 하는 것 같았다. 주변의 기대를 내려놓고 사실은 내가 하고싶은대로 살아보고 싶은 마음이 저 한 구석에 자리잡고 있다. 어려운건 아닌데 막상 지르는게 쉽지 않달까. 주변의 말이 뭐라고. 얼마전 유튜브 클립영상으로 <놀라운 토요일>에서 뮤지컬 배우 김호영이 임상아의 뮤지컬을 배경음악으로, 짧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영상을 봤다. 



내 삶을 그냥 내버려 둬 더 이상 간섭하지마

내 뜻대로 살아 갈 수 있는 나만의 세상으로

(중략)

내 삶의 주인은 바로 내가 되야만해



김호영 배우의 멋진 퍼포먼스도 놀라웠지만, 노래가사가 한창 맴돌았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걱정어린 말들이 응원의 메시지였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어쩌면 정말 사랑하고, 나의 인생이 진심으로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더욱 그런 말들을 하는 것일 테다. 그리고 나 또한 그들을 정말 사랑하기 때문에 그 말을 청종하고 싶은 것이리라. 그렇지만 가짜 평안이 아니라 진짜 평안을 위해서는 어쩌면 부딪힘과 깨짐을 겪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테야, 가 아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진짜 평안, 그리고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나는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고민하고, 실천하고, 넘어지고, 배우고, 다시 도전하기를 반복하는 길, 어쩌면 지난한 시간이기도 하지만, 그런 과정을 기꺼이 감수하고서라도 걸을만한 가치가 있는 곳에 목적을 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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