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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버 Apr 08. 2024

4월 8일. One Day More

오늘의 뮤지컬, <레미제라블> - 'One Day More'




*

오늘은 역사적인 사건이나

누군가의 기념일 등과는 무관한 기록입니다.




어떤 한 공연이 끝나는 모습을 보며 든, 다소 사적인 마음을 두서없이 펼쳤습니다.




바로 어제,

뮤지컬 레미제라블 한국 2023-24시즌의 대단원의 막이 내렸습니다.


2023년 10월 15일 부산에서 시작해

11월 30일부터 약 세달간 서울에서,

그리고 3월 21일부터 4월 7일까지의 대구 공연을 마지막으로 한 여정이었죠.





사실 워낙 대작으로 알려진 작품 중 하나라,

공연이 온다는 소식이 들릴 때부터

어떤 어떤 배우가 무슨 무슨 배역으로 오게 될지,

어느 공연장에서 언제까지 하는지 등등을

기대를 하며 기다려왔었고

캐스팅 발표가 되었을 때도 믿고 보는 배우들의 향연에,

또 이전의 앙졸라들이 장발장으로, 자베르로 돌아오는 서사에

공연의 막이 오르기도 전에 감동을 듬뿍 받아 있었어요.


그런데

막상 내가 사는 지역에서의 공연이 끝나고 나서는

이래저래 자연히 관심이 멀어졌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주말 즈음,

그러니까 이 공연의 막공 주간이 되면서부터

무엇인가 알 수 없는 마음이 들기 시작하는 겁니다.





처음엔 아마도 작품을 보내는 배우들의 인사가 담긴 SNS 게시물들을 보다보니

또 감정이입이 된 것이겠거니 했어요. (굳이 MBTI로 예를 들자면 극강의 F랄까요)





그러다 어젯밤, 정확히는 어제 자정이 지나 오늘로 접어든 시각.



한국 레미제라블 채널에서의 공식 작별 영상을 보고서는

그 마음이 단순한 감정이입을 넘어서서 뭉클함과 뜨거움으로 가득 차 버렸습니다.









공연 기간은 작년 가을부터 올 초봄까지였지만



오디션은 2022년 3월부터,

팀의 상견례는 2023년 8월부터였으니

배우와 창작팀들은 이 작품 안에서 거의 2년이란 시간을 함께 달려온 셈인데요.


여기서 잠시,

물론, 그들 모두가 그 기간동안 이 작품 하나만 하고 있었던 건 아니라는 것쯤은 잘 압니다.

혹 누군가는, 그 사람들은 그게 일이야-라고 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그 '일'은

누군가가 그토록 꿈꾸던 자리, 또는 그 꿈 이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드는걸요.




더구나 영상을 보다보니


이들이 작품을 준비하는 동안 주고받은 눈빛과, 단어들과, 흘린 땀방울과,

그리고 마지막을 맞은 마음의 무게가 느껴지는 것만 같았습니다.



특히 공연 후 옹기종기 모여 사진을 찍는 배우들의 얼굴에 비친

어떤 희열, 뿌듯함, 후련함 같은 감정들이

저로 하여금 왜인지 모를 찡함을 느끼게 했어요.








그런데 어디 이 작품 뿐이겠습니까.

누가 어디에서 어떤 모양으로 하는 것이든,

대단한 경험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이렇게 말해도 되나 싶지만


'공연'이 참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멋지다-는 생각이 듭니다.





덧붙여

그 공연이란 것을, 그 중에서도 뮤지컬을 좋아한다는 게

행복한 일이란 생각도요.



누군가의 열정어린 모습들을 볼 수 있고

그 살아있는 숨결과 에너지로 가득 찬 공기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말이죠.












그래서 아무튼 무방비상태로 맞이한 벅참 때문에

새삼스럽게 공연이라는 것의 힘을 떠올리고,

레미제라블을 복기하게 되고,


이렇게 괜히 기념하게 되는 저녁입니다.













무심결에 눌렀다가 괜히 레미제라블 한번 더 보고 싶어지게 만든

어제의 그 문제의 영상과,


언제 돌아올지 모를 내일의 레미제라블을 기대하며

뜨거워진 마음을 더 활활 타오르게 할,

한국 초연의 One Day More 영상을 링크합니다.




https://youtu.be/vtmtYp64Nk4?si=fC7GSCP76My5d-Yu

 


https://youtu.be/ou0eFQeEkYQ?si=bIVXLNSJ59XA4Bd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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