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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버 Aug 04. 2024

8월 4일. 사의 찬미

오늘의 뮤지컬 <사의 찬미>





1926년 8월 4일 새벽,

전날 밤 시모노세키에서 출발해 부산으로 향하던 관부연락선 도쿠주마루

대한해협을 지날 무렵


배에서 한 남녀가 사라졌습니다.


남자는 김우진, 여자는 윤심덕.



그리고 이 사건은  '조선 최초의 정사(情死)' 로 각 언론에

대서특필됩니다.








당시 한국 연극계에 새로운 파장을 일으켰던 극작가 김우진과

동경 유학생으로 성악을 공부하고 국내에서 성악가로, 배우로, 가수로 활발히 활동했던 한국 최초의 여성 성악가 윤심덕.



한국 문학사에 족적을 남길만 한 작가이자 재력가이기까지 했던 남자와

한창 명성을 높이고 있던 여자의 동반자살은 세간의 주목을 받기 충분했습니다.

심지어 남자는 유부남이었고, 여자는 이미 특유의 당당하고 활기찬 태도 때문에 온갖 염문에 자주 휩싸여 온 스타였어요.


이번 사건이 이러한 둘의 이루어질 수 없는 비극적 사랑의 결말일 것이라 추측되면서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죠.




게다가 끝내 둘의 시신이 발견되지 않아서 여러 소문이 이어지기도 했는데요.






윤심덕은 당시 여동생의 유학비용을 모으고자 일본에서 음반을 녹음했는데 이때 녹음한 곡이 바로 <사의 찬미>였습니다. 그리고 8월 3일 돌연 부산행 연락선에 오른 후 사라졌고, 이 사건과 함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무려 5만장 이상의 레코드가 팔렸습니다.

이를 보고,  둘의 사건이 사실은 레코드사에서 위장한 사건이 아니냐는 음모론이 돌았다고 해요.



연관되는 소문으로,  수년 후 로마에서 두 사람을 목격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했어요.

물론 가족들이 확인한 결과 다른 사람들이었지만  

그만큼 이들의 사건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컸다는 걸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극적이기 그지 없는 이 사건을 모티프로 만든 창작 뮤지컬 <사의 찬미>는

2013년 <글루미 데이>라는 제목으로 초연된 이후 2015년 삼연부터 <사의 찬미>로 공연이 되기 시작해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김우진, 윤심덕

그들이 죽음을 선택하도록 내모는 듯한 가상의 인물 '사내' 이렇게 세 인물이 등장해

그들이 처음 만난 1921년과 사건이 발생한 1926년을 오가며 극이 진행되는 이 작품은,


탄탄하면서도 상상력을 자극하는 스토리와 매력적인 음악으로 뮤지컬 팬들을 사로잡아 대학로를 대표하는 뮤지컬로 자리잡았습니다.



섬세한 주인공들의 감정선이 배우들마다, 또 배우의 조합에 따라 달라지고

특히 허구의 인물인 사내의 경우 배우들의 해석에 따라 존재 자체의 특성이 달라질 수 있다 보니

뮤지컬 팬들의 '회전문' (같은 작품을 여러 번 보는 것) 돌기를 유발하는 대표 작품이기도 하죠.








뮤지컬 <사의 찬미>에서도  '사의 찬미' 노래는 빠질 수 없는데요 !



이 노래를 들으면 참 좋겠지만..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만큼 중요한 장면에서 등장하는 넘버다 보니 공식적으로 공개된 이 넘버의 영상은 없고, (개인적으로도 이 작품을 보시면서 극의 흐름 속에서 만나게 되시길 추천하고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공연영상화 작업의 일환으로 공개된 작품 하이라이트 영상이 있어 그것으로 갈음하고자 합니다.




극 전체의 분위기를 느껴보시고,



궁금하시다면 극장에서 만나보시기를 바라면서요 !


https://youtu.be/c8geRDQQn9c?si=vVQ3eBDykGMLZX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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