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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버 Mar 28. 2024

3월 28일. 바람에 흩날려 인생

오늘의 뮤지컬, <곤 투모로우>_바람에 흩날려 인생




조선 시대 말의 정치가이면서 개화사상가였던 김옥균은 세상을 바꾸고자 갑신정변을 일으켰습니다. 수신사로 일본을 방문했다가 계몽 운동에 감명을 받고 한국으로 건너온 후 급진적 개혁을 주장하다가 결국 뜻이 맞는 박영효, 서재필 등과 함께 움직인 것이었죠.



그러나 일본을 끌어들인 이 개혁은 실패로 돌아갔고 조선 내의 혼란을 가져왔을 뿐더러

조선, 청나라, 일본 세 국가의 관계에까지 영향을 끼치게 되면서, 조선은 일본에 망명을 가 있는 김옥균을 끝까지 찾아내 죽이려 합니다. 그러다 결국 김옥균은 한 때 믿고 있었던 청년 홍종우에 의해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1894년 3월 28일의 일입니다.





김옥균의 죽음, 그리고 홍종우를 모티프로 한 인물이 등장하는 뮤지컬이 있습니다.

바로 뮤지컬 <곤 투모로우>입니다.



'사라진 내일'이라는 말 대신

'Gone tomorrow'라는 영어 제목을 택한 이 작품은

 오태석의 희곡 <도라지>를 원작으로 삼 있고,

역사를 충실히 고증해 재연해내기보다는

익히 알려진 바와는 다르게 인물들의 캐릭터를 만들 상상력을 더했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지만 그 내일을 보지 못한 김옥균,

우유부단하고 가볍게 그려진, 김옥균애 대한 애증을 드러내는 고종,

옥균을 암살하기 위해 찾아갔지만 막상 그를 만난 후 마음이 흔들려버린 정훈 등이

이 작품의 주인공인데요.


여기서 한정훈은 홍종우를 모티프로 만들어진 인물로 초연 때까지는 홍종우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다

재연부터 홍종우와 별개인 가상의 인물 한정훈으로 등장합니다.


그리고 김옥균 암살 전까지 그려진 옥균과 한정훈은 실제 김옥균, 홍종우의 모습과 비슷하지만

옥균이 암살 당하는 이유, 장소에서부터 정훈의 이후 행적을 보여주는 부분 등 주요 내용들은 새롭게 그려지는 허구죠.




이렇게 함으로써 이 작품은 실제 역사에 대한 판단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드러내놓고 허구적인 이야기를 펼치면서

시대적 비극을 이야기함과 동시에 시대를 넘어서도 울림을 주는 공감대를 전하는 것 같습니다.














극 중에서

 청년 한정훈은 의도적으로 옥균을 따르기 시작하다가  옥균과 함께 상해로 떠나는 배에 오릅니다.

어느 밤, 옥균은 갑판 위에서 바다를 바라보다

저 멀리 상해의 불빛을 보며 문정훈에게

프랑스에서 유학했으니 왈츠를 잘 알지 않냐며  수 가르쳐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옥균을 바라보는 정훈은 마음이 아주 복잡하죠.



왈츠를 추는 두 사람.

그리고 가까워지는 상해의 불빛.

그리고.




-

내가 이 곳을 기억할까 저 불빛들을 본 적 있나 

빛과 어둠 여긴 대체 어딘가 

..

나의 손 닿지 않아 그의 꿈 잡지 못해

질 없는 꿈이라도 이것이 바로 인생 

은 지고 피고 또 피네 

바람에 흩날려 인생



- 뮤지컬 곤투모로우, '바람에 흩날려 인생'  중






작년에 올라온 공연 때 공개된 영상을 첨부합니다.

참고로 이 제작사에서 이렇게 작품의 여러 넘버의 클립 영상들을 많이 올려주었으니, 이 영상 속 두 사람의 분위기에서 묘함을 느끼셨다면

다른 노래까지 한번 쭉 들어보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https://youtu.be/KIAS_mL0KvM?si=CfxJ59Lzo2IVdnD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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