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이사 추천 아이템 목록 알려dream
미국 비자가 발급되고, 바로 이사 준비를 시작했다. 주재원 이사는 회사에서 지원을 해주기 때문에 금액에 대한 부담은 없다. 물건을 파손 없이 옮겨줄 좋은 업체를 선정하는 것만 필요했다. 회사에서 지원해주는 업체는 세 군데가 있었다. 각 업체에서 견적을 받고, 어떤 서비스가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지만 시간이 없어서 대충 후기를 찾아보고 업체 하나를 골라서 연락을 했다. 남편은 3주 안에 떠나야 했고, 이사 업체에 지금 신청을 해도 한 달 후에나 예약이 가능하다고 해 남편과 함께 출국하는 옵션은 없어졌다. 아이 둘을 데리고 혼자 비행기를 타야한다는 생각에 까마득했지만, 일단 눈앞에 닥친 일을 처리했다.
우리는 퓨멕스라는 업체를 통해 이사를 했는데, 결론 먼저 말하면 만족스러운 이사였다.
퓨멕스 팀장님이 우리집에 견적을 내러 오셨다. 금액은 지원되니 상관없고, 짐의 양이 얼만큼인지 가늠해야 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가전제품은 대부분 보내지 않기로 했다. 혼수로 샀던 냉장고, 티비, 식기세척기, 스타일러, 그 외에 자잘한 가전제품은 모두 엄마를 주기로 했다. 사람 인생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고 하지만, 오래오래 쓰겠다고 샀던 혼수 가전제품을 5년 정도만 쓰고 처분하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퓨멕스 팀장님과 이야기를 하면서 출국 당일날 콜밴 서비스가 이사 서비스에 포함된다는 것을 알게됐다. 출국날 콜밴을 불러야되나, 하고 막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닥쳐야 알아보는 타입), 무료로 스타렉스를 보내주신다고 해서 기분이 몹시 좋았다. 아마 다른 업체들도 제공하는 서비스 같은데, 알아보기 귀찮아서 안 알아봤다. 어쨌든 내가 해야하는 일이 하나라도 줄어든다면 참 고마운 서비스인 것이다. 견적을 보고, 이민가방도 원하는 만큼 주셨고 (나는 네 개를 받았다. 더 받을걸), 변압기도 하나 주시기로 하셨다. 가전제품 중 유일하게 변압기가 필요한 것이 공기청정기였는데, 차마 공기청정기는 엄마를 주지 못했다. 카페트 집으로 가기 때문에 혹시라도 공기청정기가 필요할까 고민이 돼 가져가기로 했다. 선풍기는 프리볼트라 여름에 필요할까 해서 부치기로 했다.
코로나 때문에 물건을 내릴 멕시코인들이 없어서(!) 지금(2021년 12월 상황) 선박들이 다 바다에 떠서 대기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래서 최소 3개월, 길게는 5개월까지도 본다는 아주 절망적인 소식을 들었다. 그러니까, 대부분의 가구와 짐이 없는 상태로 최소 3개월을 보내야 된다구요? 어린 유아 2명과 함께하는 캠핑을 앞둔 나는 유쾌한 기분이 들지는 않았다. (3개월 일정이었으나, 후에 2개월로 당겼다. 미국에서 정리 이야기는 다른 글에서 정리하겠음)
견적을 받고, 가장 빠른 날짜로 이사 예약을 한 것이 3주 뒤였다. 3주 동안 이삿짐에 보낼 부피있는 생활용품을 미친 듯이 주문했다. 주재원 이사의 가장 큰 장점은 금액 부담없이 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아주 흥청망청(??ㅋㅋ) 싸가지고 갈 수 있다. 주재원 이사로 검색해 인터넷에 존재하는 거의 대부분의 후기를 읽었던 것 같은데, 그냥 숟가락 하나까지 최대한 많이 싸가라는 것, 그리고 아이가 있다면 책은 "이렇게 많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가져가라는 의견이 많았다. 지금 이 글을 미국에서 쓰고 있는데, 미국에서도 거의 한국에서 사는 대부분의 물건을 구할 수 있다. 심지어 책도 알라딘에서 배송이 된다. 약 2배~n배의 가격으로! 돈을 아끼고 싶다면 한국 제품은 한국에서 사오는 것이 가장 좋은 것 같다.
Born 맥시멀리스트로 많이 가져가는 것은 자신이 있는데, 짧은 시간에 주문하는 것이 진짜 고역이었다.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수준에 읽을 책까지 가져가려니 검색하는 것이 너무너무 귀찮았다. 전집은 사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중이었는데, 너무 귀찮아서 전집을 대충 몇 개 질렀다.
그 외에 미국에 보낸 이삿짐 중에 부쳐서 좋았던 것, 못 가져와서 아쉬웠던 것을 적어본다.
1. 신발장 / 수납랙
- 뭐 거창한 신발장 아니고, 그냥 플라스틱으로 된 신발장을 사서 보냈는데, 잘 가져왔다. 우리나라는 아파트 신발장이 붙박이로 있어서, 신발장을 사야겠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데, 미국집은 그냥 차고에 황량한 공간만 넓게 펼쳐져 있다. 공간은 넓은데 수납할 가구가 생각보다 많이 필요했다. 이삿짐이 올 때까지 우리는 그냥 가져온 신발을 바닥에다 놓고 살았다. 근데,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와중에도 여전히 바닥에 있다. 아직 박스를 다 못 뜯어서 신발장을 못 찾음;; 물론 신발장을 미국에서도 파는데, 한국에서 사는 것이 훨씬 싸다. 이삿짐으로 부칠 수 있으면 같이 보내는 것이 좋다. 그리고 베란다에 물품을 정리했던 수납랙이 여기서 딱 2배 가격인 것을 보고 하나 더 사올걸... 하고 조금 후회했다.
2. 온갖 종류의 수납장
- 수납장 2개를 안 가져왔는데, 진짜 엄청 후회된다. 어차피 버리고 싶었던 거라 이 기회에 버리지~ 하고 안 가져왔는데, 미국에 들고와서 쓴 후에 버려야만 했다 ㅠㅠ 미국집에 붙박이장이 방마다 있지만, 쌓아놓기에는 또 너무 광활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공간은 한국집보다 훨씬 넓기 때문에, 공간 차지를 하거나 답답하다는 기분은 들지 않으니, 가구를 최대한 가져오지 않은 것에 후회가 된다. 플라스틱 서랍같은 거라도 있었다면 더 수납이 편했을 것 같다. 하나 부친 의류용 서랍은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다. 아이 장난감 수납장도 아주 유용하게 쓰고 있고. 온갖 종류의 수납 가구는 많을수록 좋은 것 같다. 한국 돌아갈 때 버리고 갈만한 플라스틱 수납장 몇 개가 그렇게 아쉽다.
3. 과탄산소다
- 미국은 과탄산소다가 너무 말도 안되게 비싸다. 과탄산소다를 애용하던 나는 아마존에서 과탄산소다 가격을 보고 몹시 절망했다. 별로 팔지도 않는다;; 옥시크린 제품만 많고 순수한 과탄산소다는 별로 없다. 영어로는 sodium percarbonate인데 검색을 하면 별로 나오지도 않고, 일단 파는 것을 사봤는데, 뜯어져 있는 제품이 왔다(누군가 반품한 제품인 듯. 나는 2lb를 시험삼아 사봤는데 다시는 사지 않을 예정). 당장 세탁조 청소를 해야해서 그냥 썼는데, 과탄산소다 10kg 정도 부치지 못했던 것이 너무 아쉽다. 한국에서는 흥청망청 쓰던 가루가 이렇게 비싸다니! 베이킹소다나 구연산은 쉽게 구할 수 있다. 하지만 다시 이사를 한다면(??ㅋㅋㅋ그럴 일은 없을테니, 과거로 돌아간다면, 이라고 써야하나) 과탄산소다와 구연산은 10kg 정도 사서 이삿짐에 싸서 보낼 것 같다. 없어도 죽지는 않고, 하얀 가루라 비행기로 들고 오면 이민국에서 경찰이랑 하이파이브 할 수 있으니, 왠만하면 가루류는 이삿짐으로 부치는 것을 추천한다.
4. 빨래 건조대
- 건조기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지만 이불이나 건조기에 넣지 못하는 옷들은 빨래 건조대가 편하다. 이것도 아파트 베란다에 있던 건조대만 쓰다가 그냥 베란다에 쳐박혀 있던 것 보냈는데, 아주 유용하게 잘 쓰는 중.
5. 리빙박스
- 리빙박스라고 해야 하나, 하여튼 붙박이장 위에 정리해서 올려놓을 박스같은 것이 정리에 넘나 유용했다. 아이 장난감 정리용으로 코멕스 리빙박스를 사서 다 정리해서 부쳤는데, 지금 아주 유용하게 사용 중이다. 그 외에도 수납장이 부족해서 넘쳐나는 리빙박스로 수납을 대신하는 중이다. 다시 한국에 돌아갈 생각을 하며 살다보니 짐을 늘리고 싶지 않아 그냥 아쉬운 대로 리빙박스와 수납 바구니로 견디고 있는데, 모르겠다... 살다가 열받아서 가구 살 날이 올라나.
5. 튀김 젓가락
- 한인마트 가면 팔 것 같다. 내가 가져와서 안 봄ㅋㅋ 대부분의 주방용품은 한인마트에서 뚝배기까지 파는 것을 보았기 때문에... 어쨌든 와서 사면 다 돈이니 주방용품은 대부분 보냈다. 믹서기나 커피머신 같이 볼트 호환이 안되는 것은 다 놓고 왔다. 미국 와서 다 사자~ 하고 캠핑기간을 버텼다. 튀김 젓가락 없어도 뭐 나같은 요똥에게는 세상 무너지는 일은 아니라...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말고, 그런거지 뭐.
6. 두리 변기 ㅋㅋㅋㅋㅋ
- 이것은 우래기가 5세라서 꼭 필요한 것이었다. 그냥 이 참에 어른 변기에 익숙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그냥 한국에 버리고 왔더니 우래기는 어른 변기가 무섭다며 미국에 와서 약 5번 정도 바닥과 벽에 오줌을 갈겼다. 오줌 닦다 빡친 나는 그냥 아마존에서 두리 변기를 거의 한국에서 산 가격의 2배 되는 가격으로 구입했다... 애용하는 육아용품이 있다면 무조건 추가 구입해서 부쳐야 한다... 과거의 나새끼 알았냐...
글이 너무 길어져서 나눠서 써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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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브런치에 익숙하지 않아서 다른 브런치글을 간간히 보고 있는데, 요즘 느끼는게 '브런치 문체'가 있는 것 같다. 나는 원래 그냥 네이버 블로그에서 자유롭게 ㅋㅋㅋ 쓰고 이모지 사용하고 음슴체 엄청 썼는데, 괜히 브런치에다 쓰니까 남들 다 쓰는 브런치 문체로 써야될 것 같은 압박이 든다...실제로 그렇게 쓰려고 노력까지 함. 정신 차리자... 내 맘대로 쓰기로 약속해. 뭐 거창한 글 아니잖아요. 하지만 나에게 명조체는 거창한 글씨체이기 때문에 글씨체만 거창하게 바꿔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