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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커피 한잔의 여유 Mar 05. 2024

롤린이의 진로 탐색

내 성격에 따른 포지션 고르기 : 현재는 혼돈의 진로 탐색기

272번째 에피소드이다.


롤! 즉, 리그오브레전드도 이제 고인물의 시대다. 2011년에 출시가 되었으니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내 고집스런 스타1 사랑으로 인해 롤린이도 이런 롤린이가 없다. 주변의 도움으로 여러 포지션을 해보면서 진로를 찾기 위해 사춘기 시절로 돌아가고 있다. 우선 스타1 시절에 드라군 컨트롤로 꽤 이득을 봤다. 택견드라군같은 전법으로 초반 승기를 잡는 것에 자신이 있던 난, "원딜 할께요"라는 천진난만한 소리를 했다. 롤린이를 유입하기 위한 팀은 어쩔 수 없이, 원딜은 맡겼지만 현재 메타에서 가장 중요한 건 원딜이라 곧 내 성장이 팀 승리였다. 체력이 약하고 서포트와 호흡이 중요한 원딜러는 쉴새없이 CS를 먹고, 막타를 꽂아야 하는데 이건 내 취향은 아니었다. 즉, 후반에 힘을 써야 하는데 매번 팀 패배에만 기여했다. 드라군,, 드라군을 연발했지만 그건 스타1에서나 해야 할 소리였다. 내 진로가 아니었다. 첫번째 가지치기였다. "원딜러는 내 길이 아니야."


팀에게 떠밀려, 아니 생각해보니 롤린이에게 쎄게는 말 못하겠고 배려차원에서 탑을 가라고 했다. 크산테 및 그웬 등으로 챔피언을 정하고 탑으로 게임에 임했다. 오,, 생각보단 할 만한데? 이게 내 길,, 다른 라인들과는 별개로 주구장창 일대일로 맞붙다가 타워 한개를 깨면 탑으로서 제 몫은 한 것이다. 진로를 찾은 것인가?!란 착각도 잠시, 몇번의 게임에서 상대편 탑 챔피언에 밀리니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난 자괴감이 빠졌다. 타워에 숨어 일단 버티기만 하자는 국면이 되면 팀에게는 보탬이 되지 않는 자로 전락해버렸다. 꽤나 재밌는 상황이 생긴다면 버티면서 한타가 미드라인에 모일 때, 일단 가서 한타에 일원이 된다는 정도? 탑도 꽤 괜찮은 진로였지만 살짝 아쉬운 진로탐색이었다. 가지치기라기 보단 이건 보류, "탑은 할만은 한데 이건 재밌지는 않아."


내가 살짝 재미를 못 느끼니, 이왕이면 미드라이너를 해보라 팀이 권유했다. 하고나서 왜 페이커가 페이커인 줄 실감했고 어려워서 못하겠다는 생각을 바로 직시했다. 중원의 사령관으로 지휘를 해야 하는데 롤린이에겐 너무나 큰 책임감일 뿐이었다. 이건 몇번 안해보고 바로 가지치기를 해버렸다. "책임감은 내겐 과분해. 미드" 의외로 최근 재미를 느끼는 건 정글러이다. 누가 "스타1 잘하셨으니 미니맵을 기가 막히게 보시겠네요? 그럼 차라리 정글러 하시는게 어때요?"란 조언에 정글러를 해보니 뭔가 상당히 흥미진진하다. 정글을 돌아다니며 미니언들보단 꽤 쎈 몹들을 처치하면서 레벨도 빠르게 올리고 적절하게 미니맵을 보고 합류해서 지원갔다가 또 독자적으로 갔다가를 반복하는 것이 개인주의자면서, 공동체를 일부 이해하는 네게 잘 맞았다. 뭔가 탑이 가지는 독고다이와 미드라이너가 가지는 무한책임감을 적절히 섞어놓은 기분이랄까? 그래서 요네나 야스오로 요새 정글러의 매력에 빠져 롤린이지만 숙련도를 쌓고 있다. 물론 다른 챔피언도 섭렵해야겠지만 정글 속에 있는 꽤 쎈 몹들을 처치하기엔 요네나 야스오만큼 좋은 챔피언이 아직은 없는 것 같다. "정글러는 내 적성?"


친한 동생이 내게 서포터를 권한 적이 있다. 그래야, 전반적으로 판이 보인다는 것이다. 다만 포지션을 듣기엔 크게 매력적이진 않았다. 원딜러의 레벨을 올리기 위해 온몸으로 희생하는 마더테레사의 모습인데,, 은근히 주인공을 지향하는 내가 서포트만을 하면 살짝 재미가 없겠다 싶었다. 다만, 롤 역사에서 매드라이프가 한획을 그었다는 것이 대단하면서 신기했다. 결국 서포트를 해주면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던 뭔가 역설적인 결과를 만들어낸 것이라, 되레 잘하면 더 큰 쾌감을 느낄 수 있겠다 싶었다. 단, 엄청나게 잘했을 때 하는 성립되는 것이지만 말이다. 난 롤린이다. 그래서 현재도 진로탐색을 열심히 하고 있다. 가지치기를 하고 또 다시 원점으로 가기도 하고 가지치기를 하고 무한반복을 하면서 제 성격에 맞는 포지션을 찾고 그나마 잘해낼 수 있을거다. 팀에 보탬이 되면서 내 개인의 만족도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는 합리적 선을 말이다. 주변에 다양한 조언을 듣고 개인주의자인 내가 공동체까지 일부 생각할 수 있는 포지션을 찾는 롤린이의 성공적 진로탐색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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