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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듕쌤 Sep 13. 2023

쉽게 살려다 망할뻔했다.

덕 보려 하지 마라.

20대의 난 잘난 남자들만 만나왔다.


명문대를 나왔거나

회사 대표이거나

집이 정말 잘살거나

높은 연봉의 직장인이거나

키도 크고 멋있는 남자.

(이 모든걸 갖춘 사람도 있었다.)


누가 봐도 탐나고 멀쩡해 보이는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가치는 정말 모두가 알고있다. 심지어 본인들 까지도.


'나 잘났어!'


스스로 잘난줄 알고 어떤 여자든 꼬실 수 있는 남자가 굳이 나한테 매달릴 이유는 없다.


지금 당장은 나한테 매달리는 것 같아 보여도 잡은 물고기라는 생각이 들면 흥미가 떨어질 것은 안 봐도 비디오.(이제는 너무 옛날식 표현인가? 안봐도 유튜브라고 해야하나.)



무튼, 잘난 남자(여자) 덕을 보려하다 결국 자신의 발등을 찍게된다는 말씀.


"덕 보려 하지 마라."


법륜스님이 즉문즉답에서 했던 말씀이다.



가난을 각오해야 자유를 가질 수 있다.


내 브런치 시리즈 중 '가난한 자유를 얻어보기로 했습니다.' 가 예상 외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었지만 이상한 현상이 보였다.


1. 직장인의 삶을 포기하고 프리랜서로

2. 야생에 내던져진 프리랜서

3. 인스타로 대기업 연봉을 얻었다.

...


이 중 사람들의 관심사는 오직

'퇴사' 그리고 '돈벌기'에만 있어 보였다.


프리랜서로서의 삶이 녹록치 않다는건 보고싶어 하지도 않는 것처럼 조회수가 빵빵 터졌던 다른 글에 비해 2번 글은 조회수가 전혀 나오지 않았다.


1번과 3번만 본 사람들은


'아! 회사를 나와서 프리랜서가 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구나!' 라고만 생각하고 있을 터였다.



남들 연애 이야기에도 똑같은 반응이겠지?


1. 나에 비해 잘난 남자를 만났다.

2. 알고보니 이상한 사람이었다.

3. 이혼했다.


아마 이 중에선 이상한 남자라 이혼했다는 글만 보고 '아이고~ 어쩌다 저런 놈을 만나서 고생이래...'하며 혀를 끌끌 찰 터이다.


그리고 여전히


"나는 안 나쁜 잘난 남자를 만나야지."라고 생각하겠지.



물질적인 것으로 상대방을 평가하지 말 것.


돈이 많아보이는가?

능력이 출충한 사람 같은가?

그(그녀)가 가진 것을 갖고 싶은가?





나의 <최악의 연애 끝에 우울증이 찾아왔다>편을 보면 장거리 연애 끝에 찾아온 우울증으로 일도 못하고 모든 걸 내려놓은 채 외국에 나간 이야기가 나온다.


사실 이 일의 발단도 '덕 보려 한'나의 이기심에서 시작됐다.


당시의 난 아직 타인의 '보는 눈'을 인식하며 그럴싸한 스펙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그 중에 가장 최악의 방법을 택하여 만나는 남자의 스펙으로 가진 것 없는 '나'를 포장하려 했었다.


연하의 남자, 부잣집 아들, 변호사 준비중인 교포.


그와 결혼만 한다면 내가 하고 싶은 공부도 마음껏 하며 모든 여자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사며 인생 탄탄대로를 걸을 것이라는 생각이 한켠에 있었다.


그래서 그에게 내 모든 것을 걸었다.


삶에 지쳐있는 순간 그는 나의 동아줄이었다. 결혼은 현실 도피처였으며 내 인생의 종착지였다.


결과적으로는 평행이 맞지 않는 그 연애가 너무 당연하게도 끝이났다.


만약 그와 결혼에 골인을 했더라면 엄청난 시월드에서 하루하루 지옥같은 날들을 보냈겠지..


"니가 누구 덕에 잘먹고 잘사는데!!"


드라마 단골멘트 아니던가.




남의 덕 보려다 인생 망치는 일이 연애 뿐일까.


"야, 나 이번에 대박 아이템 있는데 너가 와서 좀 도와줄래? 월급 빵빵하게 챙겨줄게!"


"투자수익은 무조건 10%!! 투자금이 많아질수록 수익배분도 더 많이 해드려요!"(폰지사기)


"이번에 이 종목 투자하면 무조건 대박이래!"


밑도끝도없이 돈을 주겠다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수없이 속아넘어간다.


인생 한방에 역전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남은 인생 빚만 값으며 살아야 되기도 한다.


결국 다 인생 조금 쉽게 살아보려다 생긴 일 아니겠는가.



"지금 눈 앞에 이익을 위해서만 움직이면 안돼. 사람은 결국 자신이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일을 해야지만 완전해질 수 있어."


가진 것 하나 없어도 오로지 자기가 '하고싶은 일'만을 좇아 살아온 나의 신랑이 내게 해주는 말이다.


진짜 인생을 쉽게 사는 방법은 조금 늦더라도 바른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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