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라도 너무 몰랐다. 결혼이라는 것에 대해.
단순한 사고의 귀재인 나는 결혼이란, 자기 밥벌이에 소홀하지 않는 남편을 만나
(사랑과 전쟁에 나오는 악덕 시어머니나 시누이만 없다면) 대채로 평화롭고
별일 없이 애 낳고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것인줄 알았다.
그러니 어렴풋이 듣는 친구들의 푸념-결혼에 대한 후회(" 절대 하지 말라고 혼자 살아") 산후 우울증 육아 대한 괴로움- 등을 그저그런 평범한 삶에 대한 수다쯤으로 여겼었다.
겪어봐야 아는 법. 밥벌이를 하는 남편을 두어도 대화 한마디 안하고 언제그랬냐는 듯 남처럼 지낼 수 도 있다는 것을. 아기는 열달 뱃속에 있다가 당연히 건강히 나와서 자기 밥 챙겨먹는 줄 알았는데 자기가 나오고 싶을 때 나와서 시도때도 없이 불쑥 병원신세를 지기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악덕 시어머니 시누이가 아니어도 가정환경에서 오는 차이로 상대방이 미워질 수 있다는 것을.
더불어 아이를 낳고 나면 육아는 나만의 몫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나로도 부족해서 내 엄마의 황혼까지도 앗아갈 수 도 있고, 육휴를 끝내고 나온 나는 당연히 아줌마들이 보는 프로그램을 만들거나 아니면 그냥 후배들 뒤치닥꺼리나 해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이 소설은 비추다. 읽는 내내 내가 6년동안 처절이 겪고 있는 이 미친 결혼생활에 대해서 너무 다각도로 리얼하게 다루고 있다.(소설이 아닌가 의심이 갈 정도)
그래서 읽다 불쑥, 엄마에게 미안해지고 불쑥 내 딸에게 미안해지고, 불쑥 내친구 부부가 떠오르고 불쑥 어제 아기 놀이터에서 만났던 이모님들 엄마들이 떠오르게 해서.
읽다가 마음이 답답하고 먹먹해진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읽지 말긴 엄마들 특히 직장맘들 제발!